
육군이 2년 전 도입한 신형 전술 무전기 290대가 한 번도 쓰이지 못한 채 창고에 쌓여 있다. 안테나 연결선이 2m 모자랐기 때문이다.
KBS는 15일 육군이 도입한 전술 다대역 다기능 무전기(TMMR) 290대가 2년째 전방 부대 창고에 보관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 무전기는 1대에 평균 1억 5000만원 수준으로, 총 430억원어치에 달한다. 기존 음성 위주 통신과 달리 음성과 데이터를 모두 전송할 수 있는 장비다. 참모와 지휘관이 탑승하는 전술 차량에 장착하는 용도로 도입됐다.

"차량까지 받고 나서야 알았다"
무전기는 전술 차량 적재함 쪽에 설치된 뒤 안테나까지 연결돼야 작동한다. 그런데 이 연결선이 2m 모자랐다. 이 사실은 전술 차량까지 납품받은 뒤에야 확인됐다. 그사이 지휘관들은 1년 가까이 무전기 없는 차량에서 훈련과 작전을 통제해 왔다.

"보안과 기밀 유출도 우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차량에서 전혀 무전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일반 휴대폰으로 보안성이 있는 내용들까지 통신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이기 때문에 보안과 기밀 유출에도 상당히 우려가 된다"고 지적했다. 전술 차량 내 통신이 끊기면 지휘 통제 자체가 흔들린다. 야전에서는 대체 수단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무전기는 기획참모부, 차량은 군수참모부"
무전기 도입은 기획참모부, 차량은 군수참모부가 담당했다. 두 부서 사이에 사전 협의나 시범 장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육군도 내부 공문에서 "전투무선체계 운용이 보장되지 않고, AS 기간만 소모한다"고 진단했다. 무전기 납품 순간 이미 AS 기간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김병기 국회 국방위원은 "장비를 도입하는 것을 결정하기 이전에 상호 운용성을 통합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겠죠"라고 말했다. 육군은 연결선 추가 마련에 나섰지만, 군용 장비는 작은 부품 하나라도 인증부터 도입까지 절차가 복잡해 다시 시간과 비용이 든다. (사진 출처=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