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개발을 주도하던 송창현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가 2025년 12월 3일 사의를 표명했다. 정의선 회장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현대차그룹 역사상 전무후무한 파격적 대우를 받아온 송 사장이 단 5년 만에 회사를 떠났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사업인 자율주행과 SDV 분야에 2조 원대 규모의 투자를 집행한 가운데 나온 결정으로, 업계에서는 "성과 없이 보상만 챙겼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파격적 영입과 전무후무한 대우
송창현 사장은 네이버 출신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네이버랩스 CEO와 네이버 CTO를 역임한 기술 전문가다. 정의선 회장은 2019년 포티투닷 설립 초기부터 현대차를 통해 자금을 지원했고, 2021년 송 사장을 현대차 사장으로 영입하며 구조 조정이나 외부 인력 충원 없이 파격적인 직책을 부여했다.
현대차그룹은 원칙적으로 외부 겸직을 금지하고 있는데, 정의선 회장의 특별한 재가로 송 사장은 현대차 AVP 본부장 사장 직함과 자신이 창업한 포티투닷 대표이사를 동시에 역임하는 파격적인 대우를 받았다. 이는 외부 인사가 현대차의 사장 직함을 부여받은 전무후무한 사례로 기록되었다.
>> 수천억 규모의 이익을 챙기다
2022년 현대차그룹이 포티투닷 경영권을 약 4500억 원에 인수했을 때, 송 사장은 가장 큰 수혜자가 되었다. 포티투닷 설립 3년 만의 일이었다. 송 사장은 당시 보유 지분 36.19%에 대해 2640억 원을 손에 쥐었고,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추가로 1500억 원 이상 규모의 현금을 구주 매각을 통해 벌었다고 알려졌다.
현대차가 포티투닷을 인수하기 1년 전인 2021년에는 포티투닷이 시리즈 A 투자로 1040억 원을 유치했고, SK텔레콤, LIG넥스원, IMM인베스트먼트 등 기존 주주들은 주당 3만 원대에서 구입한 우선주를 주당 12만 9000원에 약 4배의 이익으로 매각했다. 송 사장도 이와 유사한 수익 구조로 설립 3년 만에 수천억 원 규모의 자산을 축적하게 된 것이다.

>> 2조원 이상의 투자 대비 성과 부족
현대차그룹은 2019년 포티투닷 설립 당시부터 2025년 8월까지 누적 2조 402억 원을 투입했다. 여기에 2024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의 중장기 투자 계획에서 SDV 분야만 50조 5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밝혔으므로,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현대차그룹이 얼마나 큰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송 사장의 주도 아래 이루어진 구체적인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상암과 청계천에서 진행된 자율주행 셔틀은 수년째 '시범 운행' 수준에 머물렀고, 로보택시와 로보라이드 프로젝트는 중단되었다. 사내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성과 없이 보상만 챙겼다"는 비판이 올랐다. 송 사장의 사임은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과 실패를 방증하는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 레거시 산업과의 충돌, 결국 떠나다
송 사장은 마지막 인사 메일을 통해 "거대한 하드웨어 중심의 산업에서 소프트웨어 DNA를 심고 단순히 차를 만드는 것이 아닌 AI 디바이스를 만들겠다는 무모해 보이던 도전은 정말 쉽지 않았고 순탄치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테크 스타트업과 레거시 산업의 회사 사이에서 수도 없이 충돌했다"고 덧붙였으며,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힐 때마다 저를 버티게 한 것은 포티투닷 리더분과 여러분의 열정이었다"고 밝혔다.
송 사장은 포티투닷의 카메라와 레이더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 노선을 현대차그룹 내에 추진했다. 현대차가 기존에 중심을 두던 라이다 기반 기술 노선과는 대조되는 전략이었으나, 이러한 기술 노선 변경도 뚜렷한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 현대차의 성과·능력 중심 인재 등용 전략에 빠진 구멍
송창현 사장의 사임은 정의선 회장이 일관되게 추진해 온 성과·능력 중심의 외부 인재 등용 전략에 실패 사례로 남게 되었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2005년 기아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외부의 유능한 인재를 지속적으로 영입해 왔다. 그러나 송 사장은 전폭적인 신뢰와 천문학적 투자에도 불구하고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떠났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송 사장이 행사한 광범위한 권한과 독자적인 노선 추진에 대한 내부 반감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겸직 금지 원칙을 깨고 포티투닷 대표와 현대차 사장을 동시에 재직하며, 회사 지분 매각 과정에서 수천억 원의 이익을 챙긴 것에 대해 사원들 사이에 의문이 제기되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송 사장이 "사내 고별 메일에 '카메라'만 남기고 떠났다"는 비판적 해석까지 제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사장단 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 AVP 본부의 후임 리더십을 발탁해야 하는 상황이다. 테슬라의 완전 자동 조종(FSD) 기술이 한반도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송 사장의 떠남으로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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