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카드가 법인 영업에 주력한다. 개인결제 부문이 위축되면서 활로를 기업간거래(B2B)에서 찾으려는 행보다. 성영수 하나카드 대표는 기업금융 역량을 결집해 업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룹 계열사인 하나은행과의 연계영업, 상품차별화 등의 전략이 얼마나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올해 1월 법인카드 결제액(구매전용, 국세·지방세 제외)은 1조6628억원으로 전년동월(1조3873억원) 대비 19.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체크·직불카드는 2346억원에서 2253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신용카드(일시불+할부)가 1조1620억원에서 1조4282억원으로 22.9% 늘어나며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눈에 띄는 것은 하나카드의 점유율 변화다. 1월 8개 전업카드사(삼성·신한·현대·KB국민·하나·우리·롯데·비씨)의 법인카드 결제액 9조1302억원 중 하나카드의 비중은 18.2%로 전년동월(16.7%) 대비 1.5%p 늘었다. 현재 국민카드(20.5%)와 신한카드(18.5%)에 이어 3위지만 점유율 차이를 좁히고 있다.
하나카드는 법인시장에 초점을 맞췄다. 카드 업계 점유율 1위에 오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개인시장은 경기둔화와 가맹수수료 인하로 결제액 및 수익성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가성비'가 높은 법인시장을 타깃으로 설정했다. 경쟁사 대비 체급이 작은 하나카드 입장에서 법인시장은 영업효율성과 실적 확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법인카드는 건당 결제액이 크고 개별 마케팅 비용도 절감할 수 있으며, 한 번 유치한 기업고객과 장기거래하면서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하나카드는 법인사업 공략에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영업그룹장이 기업본부장을 겸하며 전략수립과 의사결정 속도를 높였다. 1월 법인 신용카드의 사용가능 회원 수는 25만8000명으로 전년동월(24만4000명) 대비 5.7% 증가하는 성과도 거뒀다.

관건은 법인시장 내 결제액과 점유율 확대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다. 하나카드뿐 아니라 신한·국민·우리 등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도 법인카드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차별화된 상품·영업전략이 필요하다. 하나카드는 하나은행과의 연계영업 체계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전통적으로 기업금융에 강점을 보이는 두 회사가 영업망과 서비스를 공유하며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하나카드가 기업고객 대상의 카드를 설계할 때 하나은행도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는 식으로 유기적인 협업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하나은행과 거래하는 법인들의 일반경비성 카드 사용을 주거래화하는 영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했다"며 "또 신용한도 부여가 가능한 우량기업 신규 모집에 주력하며 법인카드 부문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카드 경영진이 기업영업을 직접 챙기며 사업의 무게감도 더해지고 있다. 올해 초 성영수 하나카드 대표이사는 회사의 핵심 역량을 집중해 법인카드 시장의 장악력을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성 사장이 하나은행에 재직하던 시절 기업그룹장을 맡으며 기업금융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졌다는 점도 이 같은 자신감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하나카드는 법인사업이 실적을 지탱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177억원으로 전년(2217억원)보다 1.8% 감소하는 데 그쳤다. 올해 법인카드 중심의 결제액 증가가 본격화하면 수수료수익이 늘어나는 동시에 자산건전성 관리 부담도 크게 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올해도 하나은행을 비롯한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들과의 협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계열사 기업고객들을 하나카드 고객으로 일체화하는 영업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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