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백화점 안에 스타트업을 들이다, 어셈블리의 그로우 오피스

버지니아 노퍽(Norfolk) 다운타운 그랜비 스트리트 400번지, 1919년 클래시컬 리바이벌 양식으로 지어진 옛 백화점 에임스 앤 브라운리(Ames & Brownley)가 지금은 테크·미디어 기업들을 위한 창의적 캠퍼스 '어셈블리(Assembly)'로 다시 태어났다. 그 안에 자리한 디지털 경험 에이전시 그로우(Grow)의 새 본사가 바로 '그로우 오피스 앳 어셈블리'다. 건축은 워크 프로그램 아키텍츠(Work Program Architects)가, 인테리어는 캠프파이어 앤 컴퍼니(Campfire & Co.)가 공동 설계했고, 2022 ASID/IIDA 인테리어 디자인 우수상(코퍼레이트 3만 5,000sf 이하 부문)을 받았다.


구글·아디다스·스포티파이를 클라이언트로 둔 회사의 본사

그로우는 구글, 아디다스, 스포티파이 같은 이름을 클라이언트로 둔 디지털 에이전시다. 브리프는 명확했다 — 협업 중심 조직 문화를 반영하면서도, LA나 뉴욕의 경쟁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워크스페이스를 노퍽에 세우는 것. 지방 도시에 자리한 팀이 대도시 에이전시들과 겨루려면, 사무 공간부터 그만한 완성도를 갖춰야 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던 셈이다.


역사 보존 규정이 만든 뜻밖의 평면

이 건물은 역사 보존 세제 혜택(historic tax credit) 대상이라 외부에서 봤을 때 개방형 평면처럼 보여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제약처럼 들리지만, 워크 프로그램 아키텍츠는 이 조건을 설계 자산으로 뒤집었다. 밀폐형 회의 공간들을 건물의 코어와 아트리움 주변으로 몰아넣고, 페리미터(외곽) 존은 그대로 열어둔 것이다. 리셉션과 한 쌍의 포치 스윙은 코어가 끊기는 지점에 배치해, 건물 전체 커뮤니티와의 시각적·사회적 연결을 놓치지 않았다. 역사적 건물을 오피스로 전환할 때 이런 식으로 프로그램을 안쪽으로 모으는 해법은, 사실 이 프로젝트만의 특징이라기보다 비슷한 조건의 리모델링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합리적인 답에 가깝다.


회의실 일곱 개와 흡음 타일 키친 카페

여기에 회의실 일곱 개와 격식 있는 브레이크어웨이 공간 세 곳이 더해지고, 다양한 좌석과 흡음 타일을 갖춘 키친 카페가 프로그램을 마무리한다. 회의실 개수만 보면 대기업 사무실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60석 규모의 비교적 작은 조직이 이 정도 다양성을 갖췄다는 점이 오히려 흥미롭다. 크고 작은 미팅부터 격식 없는 대화까지, 업무의 결에 맞는 자리를 그때그때 고를 수 있게 촘촘히 짜인 구성이다.


스케치북 페이지 같은 아트워크

컬러 팔레트는 블랙·화이트·우드 톤을 기본으로, 모스그린과 네이비, 테라코타를 포인트로 얹었다. 가죽과 트위드, 울, 낮은 광택의 타일이 재료의 층위를 더한다. 벽에 걸린 작품들은 스케치북 페이지를 그대로 옮긴 듯한 낙서 같은 비선형 이미지와, 지역의 풍경·수로를 담은 항공사진으로 채워졌는데 액자에 걸기보다 벽에 기대어 세워둔 방식이 이 공간 특유의 격식 없는 분위기를 한 번 더 강조한다. 개장 이후 애드위크(AdWeek)와 위트랜스퍼(WeTransfer) 같은 매체에도 소개되며, 사려 깊은 오피스 디자인이 신흥 도시의 문화적 위상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꼽혀왔다. PHM ZINE이 보기에 이 프로젝트가 흥미로운 지점은, 역사 보존 규정이라는 제약을 오히려 공간의 개성으로 바꿔냈다는 데 있다. 지방 도시의 에이전시가 대도시와 겨루기 위해 택한 답이 '더 화려하게'가 아니라 '더 영리하게'였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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