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보험 판매수수료 개정서 '유지보수' 확대 배경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위)과 광화문 금융위원회 현판. /사진=블로터 DB

금융당국이 보험사가 설계사에게 판매수수료를 지급할 때 '유지보수'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확정했다. 아울러 신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의 지나친 수수료 지급 경쟁을 막고자 사업비 경쟁에 제동을 걸기로 했다. 또 소비자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수수료 공개를 구체화했다.

2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안'을 확정하고 시행 계획을 발표했다. 당국은 올해 3분기 중 관련 감독규정을 개정하고,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새 체계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번 개정에서 가장 큰 변화는 보험사가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판매수수료 세부 조건 사항이다. 지금까지는 보험계약 초기에 설계사에게 수수료를 집중해서 지급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개편 이후에는 선지급 보수 비중을 줄이고, 계약 유지를 전제로 지급하는 유지보수 비중을 확대한다.

신설되는 유지보수는 최대 7년에 걸쳐 매월 지급되며, 계약 후 5~7년이 지났을 때 '장기유지수수료'를 추가로 보장해 중장기 유지율 확대에 나선다. 당국은 설계사의 이직이나 계약 승환을 줄이고, 소비자의 보험 유지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보험사들은 2023년 도입된 IFRS17로 초기 사업비 부담을 줄였다. 당국은 보험사가 이를 이용해 판매 수수료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봤다. 이 결과 설계사 유치경쟁이 과열되는 부작용을 불러왔다.

이런 이유에서 앞으로는 보험사의 상품위원회가 수수료가 적정한 지 사전에 심의하고, 결과를 대표이사에게까지 보고해야 한다. 판매수수료 총액은 '설계사 보수'와 '공통비용'으로 구분되며, 보험사는 항목별 한도 내에서만 집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선지급 수수료는 계약체결비용의 100% 이내로 제한되고, 유지관리수수료는 7년간 매월 0.8% 이내에서만 책정할 수 있다.

보험대리점(GA) 운영인력이나 영업관리자의 인건비 등 공통비용은 계약체결비용의 약 19% 이내에서 집행할 수 있다. GA 소속 설계사나, 전속 설계사나 모두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아울러 수수료 공개도 대폭 강화된다. 보험소비자가 상품을 비교할 때 수수료 수준도 확인할 수 있도록, 판매수수료율을 공시하고 매우 높음부터 매우 낮음까지 5단계 등급으로 분류하기로 했다. 객관화된 수치를 제공해 소비자가 직관적으로 유사상품 평균 대비 수수료 수준이 어디쯤인지 알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특히 GA 소속 설계사에게는 설명의무가 더 강화된다. 개정안은 설계사가 소비자에게 수수료 순위를 직접 설명하고, 다수 보험사의 상품 목록을 제공해야 한다. 소비자가 선택한 보험사의 상품을 설명 리스트에 반드시 포함하는 것도 의무다.

그동안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GA 사이의 규제 적용 범위는 미묘하게 달랐다. 당국은 여기서 발생하는 입장 차를 반영해 규제차익에 대해서도 손봤다. 따라서 GA 소속 설계사도 전속 설계사가 적용받는 1200%룰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1200%룰은 계약 첫해 지급받을 수 있는 수수료가 월납 보험료의 12배를 넘을 수 없다는 조건이다. 여기에 정착지원금이나 시책 수수료도 포함된다. 다만 GA 운영비에 한해 일정 한도(3%)까지 예외로 인정하기로 해 유연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차익거래에 대한 금지 조치도 확대된다. 현재는 계약 첫해에만 적용되던 금지 기간을 보험계약 전체 기간으로 확대해, 고액 수수료 수령 후 해지하는 악성 거래를 원천 차단한다.

당국은 제도의 연착륙을 위해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비교공시와 사업비 과다 집행에 대한 기관제재는 모두 내년 1월부터 적용한다. GA수수료 규제는 같은해 7월부터, 판매수수료 분급체계는 2027년 초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 계약 유지율 제고로 소비자 만족도를 높여 장기적인 보험계약 관계가 정착되길 기대한다"며 "계약자 권익 보호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보험 영업 현장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판매수수료 개편의 집행 상황과 계약유지율, 판매수수료 비교가능성 등 성과를 면밀히 살피고 필요한 보완 조치가 있다면 신속히 진행하겠다"며 "새로운 판매수수료 체계의 안착 정도를 봐가며 판매전문회사 도입 등 2단계 판매제도 개편에 대한 논의도 이어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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