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전선 20년 동안 썼다…부천 호텔 화재 수사 결과
[앵커]
7명의 투숙객이 숨진 경기 부천 호텔 화재와 관련해 호텔 소유주가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노후 전선을 20년 가까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소방시설과 피난기구에 대한 관리 소홀도 인명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자세한 소식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한웅희 기자.
[기자]
네, 경찰은 조금 전 부천 호텔 화재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부실한 에어컨 전선 시공이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됐는데요.
호텔 소유주 A씨는 2018년 5월 객실 에어컨 교체 과정에서 공사 난이도와 영업 지장 등을 이유로 기존의 노후 전선을 계속 사용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당 호텔이 2004년 10월 준공됐으니 불이 난 올해 8월까지 20년 가까이 전선을 교체하지 않은 건데요.
이후 에어컨 수리 기사가 전선에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여러 차례 권고했지만,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전체 63개 객실 중 15개는 육안상으로도 에어컨 전선 결선 상태가 부실했다"고 말했습니다.
인명피해가 컸던 이유로 경찰은 불이 난 810호 객실 문이 열려 있었고, 열려있던 비상구 방화문을 통해 화염과 연기가 급속하게 복도와 위층으로 확산됐기 때문으로 봤습니다.
호텔 측은 객실 문이 자동으로 닫힐 수 있도록 하는 도어클로저를 모든 객실에 설치하지 않았고 비상구의 방화문은 환기 등을 이유로 상시 개방해 놨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 객실에 비치됐어야 하는 간이완강기 역시 31개 객실에는 비치되지 않았고, 9개 객실은 로프 길이가 짧아 사용할 수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특히 에어매트로 추락한 투숙객이 머물렀던 807호는 간이완강기가 비치돼 있지 않았습니다.
화재경보기는 작동했지만, 호텔 매니저가 임의로 경보기를 정지시켰다가 재작동하는 탓에 2분 24초 동안 투숙객 피난을 지연시킨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앵커]
당시 투숙객 2명이 에어매트로 뛰어내렸다가 사망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한 수사 결과도 나왔죠.
[기자]
예. 그렇습니다.
당시 807호 남녀 투숙객 2명은 복도의 화염이 객실 내로 번져 탈출할 길이 없게 되자 지상에 설치된 에어매트로 뛰어내렸는데요.
먼저 뛰어내린 여성이 에어매트의 가운데 지점이 아니라 가장자리 쪽으로 떨어졌고, 그 순간 반동에 의해 에어매트가 뒤집히고 말았습니다.
이 여성을 구조할 겨를도 없이 바로 남성이 뛰어내렸고, 충격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두 명 모두 숨졌습니다.
경찰은 뒤집힌 에어매트에 대해선 소방의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에어매트를 편 곳이 경사와 굴곡으로 고정이 쉽지 않았고, 뛰어내린 투숙객이 모서리 지점으로 떨어지면서 매트가 뒤집힌 점 등을 고려해 사망 책임이 없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다만, 체계적인 매뉴얼이 없는 점 등 수사를 통해 확인된 제도상의 문제점을 관계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호텔 소유주 등 4명에 대해 화재 발생과 피해확산에 책임이 있다고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오늘(8일) 오전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지금까지 부천 원미경찰서에서 전해드렸습니다. 9hlight@yna.co.kr)
[영상취재기자 : 이상혁]
#부천 #호텔_화재 #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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