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여름 뙤약볕을 피해 도심의 여름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이제는 낮이 아닌 ‘저녁’을 주목해야 한다. 시흥시가 국내 최초로 운영 중인 프런트 오픈형 2층 시티투어버스가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운행 시간을 저녁으로 전환했다.
붉게 물든 노을, 선선한 바람, 반짝이는 바다의 야경까지… 이 모든 장면을 한 번에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여름밤 여행이 시흥에서 펼쳐지고 있다.
시티투어의 새로운 패러다임

기존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였던 시흥 2층버스 운행 시간은 8월 6일부터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로 변경됐다. 특히 가장 마지막 운행인 오후 9시 버스는 거북섬홍보관 정류장에서 출발하며, 총 여섯 차례의 운행을 마무리한다.
이 변화는 단순한 편의 조정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온 “야경을 즐기고 싶다”는 시민 의견이 실제로 반영된 결과다.

더운 한낮보다 한층 쾌적한 저녁 시간대에 운행됨으로써, 여행자는 보다 여유롭게 시흥의 명소들을 둘러볼 수 있게 됐다.
거북섬, 오이도, 배다리선착장 등에서 마주하는 저녁노을과 야경은 낮의 풍경과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이젠 2층버스 위에서 일몰을 감상하며 도심 속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노선도 더욱 촘촘해졌다. ‘해양생태과학관’ 인근에 정류장이 새롭게 추가되며, 기존 4곳에서 5곳으로 정차 지점이 확대되었다. 또한 ‘오이도선사유적공원’ 정류장은 ‘배다리선착장’으로 명칭을 바꾸어, 위치 혼선을 줄였다.
순환 노선은 ▲거북섬홍보관 ▲해양생태과학관 ▲배다리선착장 ▲오이도박물관 ▲거북섬마리나 ▲거북섬홍보관(종점)으로 구성된다. 모든 정류장에서는 자유로운 승·하차가 가능하며, 사전 예약 없이 원하는 곳에서 대기하면 탑승할 수 있다.
버스 탑승 시 손목 티켓이 발급되며, 좌석은 자유롭게 선택 가능하다. 간단하고 직관적인 이용 방법 덕분에, 도심 속에서도 부담 없이 ‘작은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것이다.
9월 30일까지 무료 탑승

시흥 시티투어 2층버스는 현재 9월 30일까지 무료로 탑승 가능하다. 단, 버스 내에서 간단한 설문조사에 참여해야 하며, 이 내용은 향후 유료 전환 시 운영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된다.
무료지만 이용 절차는 정식 운영과 동일하다. 탑승 시 손목 티켓이 발급되고, 좌석은 선착순 자유 이용이다. 시흥 곳곳의 관광 명소를 편리하게 순환하며 둘러볼 수 있어, 체류형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도 매력적인 옵션이 된다.
오는 10월 1일부터는 유료 전환이 예정되어 있어, 지금이야말로 시흥의 새로운 관광 콘텐츠를 가장 가볍고 즐겁게 체험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시흥 시티투어 2층버스는 단지 교통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시간대와 노선을 조정한 이번 개편은 시민과 관광객이 직접 목소리를 내고, 시가 그것을 반영한 ‘참여형 정책’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 깊다.
시민들은 “밤에도 시흥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오이도 야경을 버스에서 보고 싶다”는 의견을 냈고, 실제로 정류장과 운영 시간이 바뀌었다. 이는 단순한 서비스가 아닌, 지역과 시민이 함께 만든 공공 관광 콘텐츠의 모범 사례라 할 수 있다.
거북섬의 붉은 노을, 오이도의 밤바다, 배다리선착장의 바람, 그리고 버스 위에서 내려다보는 반짝이는 도심 불빛까지. 시흥의 2층버스는 이제 여행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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