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한 도도새는 정말 멍청한 동물이었을까. 300년 넘게 이어진 도도새의 오명을 벗겨줄 새로운 연구 결과에 학계는 물론 대중의 관심이 모였다.
국제 연구팀은 이달 5일 조사 보고서 '도도와 솔리테어의 감각 세계: 뇌강 주형과 두개골 해부학이 밝힌 비밀(The sensory world of the Dodo and Solitaire revealed by endocast and skull anatomy)'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연구팀은 도도새 두개골 3점과 가까운 친척인 로드리게스 솔리테어(Pezophaps solitaria) 표본 4점을 컴퓨터단층촬영(CT)했다. 여기에 현존하는 비둘기와 산비둘기 등 비둘기목 36종을 더해 총 57개 표본의 두개골과 뇌 구조를 비교했다. 도도새의 가장 가까운 현생 친척 니코바르비둘기도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

연구팀이 특히 주목한 것은 학습이나 문제 해결 같은 인지능력과 관련된 종뇌다. CT 자료를 토대로 뇌강 내부를 3차원으로 복원한 결과, 도도새의 상대적인 종뇌 크기는 다른 비둘기목 조류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적어도 뇌 구조만 놓고 보면 도도새가 다른 비둘기류보다 특별히 머리가 나빴다고 볼 근거가 없다는 이야기다. 연구팀은 천적이 거의 없는 섬에서 진화한 도도새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행동이 후대에 '멍청한 새'라는 이미지로 굳어졌다고 지적했다.
감각기관에서 흥미로운 특징도 여럿 확인됐다. 도도새의 눈이 들어가는 안와는 두개골 크기를 고려할 경우 니코바르비둘기보다 약 9% 컸다. 반면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뇌의 시각엽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연구팀은 이런 조합이 도도새가 밝은 낮에만 활동하지 않고 빛이 약한 새벽이나 해 질 녘까지 움직였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봤다.
후각 조사에서도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다. 분석된 도도새에서는 냄새 정보를 처리하는 후각망울이 비교적 크게 나타났다. 개체별 차이가 있어 강한 후각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전체적으로는 같은 비둘기목 조류에서 예상되는 것보다 큰 편이었다.

청각기관 역시 소리를 감지하는 능력과 관련된 골성 와우관이 니코바르비둘기보다 약 40% 길었다. 연구팀은 도도새가 가장 잘 들을 수 있었던 소리의 주파수는 약 0.7㎑로, 일반 조류보다 비교적 낮은 음역에 맞춰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인도양 모리셔스에 서식한 도도새는 날개가 퇴화해 날지 못하는 대형 비둘기류였다. 인간이 섬에 정착한 뒤 17세기 후반 자취를 감췄고 이후 인간 활동에 의한 멸종을 상징하는 동물이 됐다. 상대적인 종뇌 크기가 다른 비둘기류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둔하고 멍청했다는 추측은 잘못됐을 가능성이 떠올랐다.
박지연 기자 yeon@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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