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리포트] NH투자증권은 안녕한가

경이적 실적에도 믿지 못하는 시장

구조적 수익 개선 모멘텀 확보해야

지배구조 안정, 투자DNA 회복 우선

2026년1분기 NH투자증권은 영업이익 6367억원, 당기순이익 47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0.3%, 128.5% 증가한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다. 연환산 ROE는 19.6%에 달했다. 브로커리지 수수료는 349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57.4% 급증했고 IB부문은 IPO 주관 시장점유율 37.4%, ECM 30.9%로 업계 1위를 지키며 나무랄 데 없는 성과를 보여줬다.

하지만 성과에 비해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2026년5월4일 기준으로 지난 1년간 코스피는 2559에서 6936으로 171% 상승했다. KRX 증권업 지수는 232% 올랐고 미래에셋증권과 한국금융지주 역시 각각 490%, 216% 이상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NH투자증권은 140% 상승에 그치며 투자자들은 유례없는 주식시장 호황의 혜택을 상대적으로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

연이은 이슈로 부담

실적과 주가의 괴리는 신뢰의 위기에서 비롯됐다. 2025년4월 서울남부지검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NH투자증권 직원을 압수수색했다. 7월에는 공개매수 실무직원의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가 적발됐다. 10월에는 IB부문 고위 임원이 공개매수 정보를 지인에게 전달해 20여억원의 부당이익을 편취한 혐의로 본사가 압수수색을 당했다. 해당 임원은 사임했다.

파두(반도체 팹리스) IPO 주관 업무 과정에서 이슈도 있었다. 2023년8월 희망밴드 최상단인 31000원으로 상장한 파두는 증권신고서에 ‘2023년 매출 1203억원'을 명시했지만 3분기 실제 매출은 3억2000만원에 불과했다. 2024년12월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은 파두와 NH투자증권 직원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특사경은 적자 기업인 파두 IPO 시 NH투자증권이 매출 급감을 알면서도 증권신고서에 부풀린 매출로 주가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파두와 공모했다고 판단했다. 2025년11월 투자자들은 NH투자증권을 상대로 1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국내 첫 IPO관련 증권 집단소송으로 이슈를 모았고, NH투자증권은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으며 일단락됐다.

이러한 사건들은 NH투자증권이 사건 이후 일련의 내부통제 제도 개선 조치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계기가 됐다. 윤병운 사장을 필두로 내부통제 TF를 구축하는 등 회사 차원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했다. 특히 임원진 전원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냈고 과거에 없던 의미있는 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CEO 선임 보류와 지배구조 혼선

2026년 3월 주주총회는 NH투자증권의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윤병운 대표의 임기가 3월26일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선임안이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2월부터 다섯차례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며 후보 검토 작업을 진행했지만 3월11일 ‘경영승계절차 지연 공시’를 통해 지배구조 체제 전환 검토를 이유로 선임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단독 대표, 공동 대표, 각자대표 등 다양한 경영 구조를 놓고 비교 검토하겠다는 것이었다. 금융지주 계열의 대형 증권사 지배구조가 충분한 사전 준비 없이 운영되는 것으로 보일 수 밖에 없었다.

4월24일 NH투자증권 이사회는 각자대표 체제 전환을 결정했다. 2014년12월 출범 이후 10년 넘게 유지해온 단독 대표체제를 바꾼 것이다. IMA(종합투자계좌) 사업 규모 확대와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명분이지만 업계에서는 대주주인 NH농협금융지주와 농협중앙회의 인사 개입 불협화음일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2024년3월 정영채 전 대표의 후임으로 농협중앙회장 측근을 선임하려는 과정에 금융감독원이 나서 좌절된 전례도 있다. 이번 각자대표 체제는 내부 승진 대표와 농협중앙회가 지명하는 대표를 모두 수용하는 타협안이라는 것이 외부 시각이다.

사라진 LG투자증권의 DNA

NH투자증권의 전신은 LG투자증권이다. 1969년 한보증권으로 출발해 여러 차례 합병을 거친 끝에 2014년 NH농협금융지주가 KB금융지주를 제치고 우리금융지주로부터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NH농협증권과 합병을 통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LG투자증권 시절 증권업계를 대표하는 대형사로서 IB역량과 리서치 경쟁력을 자랑했지만 NH농협금융지주로 피인수된 이후 성장 동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2026년1분기 실적만 보면 이런 우려가 기우처럼 보인다. 브로커리지부문은 국내 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이 66조원으로 급증하는 주식시장의 폭풍 성장 수혜를 입었고 IB부문은 케이뱅크, 인벤테라 등 주요 IPO와 서울국제금융센터 담보대출 리파이낸싱 등 대형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영향이 크다. 운용 부문 역시 전략적 자산 배분으로 투자 손익 2430억원과 운용관련 이자 수익 1812억원을 거뒀다. 1분기는 전 사업부가 균형 있게 성장하며 수익 다각화 전략이 성공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호실적이 단기적 증시 호황의 영향이라고 보기도 한다. 거래대금이 줄어들면서 수익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NH투자증권은 윤병운 사장이 2024년 취임 후 제시한 ‘4(자산관리)·3(기업금융)·2(운용)·1(홀세일 및 기타) 전략’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구축해 지속적인 실적 성장을 시현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도 없지는 않다.

장기 PBR 1배 미만 전망의 의미

2026년2월 신한투자증권은 NH투자증권의 목표 주가를 3만7000원으로 제시하며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2026년 예상 ROE 11.6%, PBR 0.95배였다. PBR 1배 미만으로 수익성의 구조적 개선과 함께 지배구조 안정화와 내부통제 이슈가 해소되지 않으면 밸류에이션 재평가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5월4일 현재 종가 3만6450원으로 증권사들의 목표 주가에 근접하고 높은 배당 매력(배당성향 40% 이상)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아직 중장기 성장 가능성에는 유보적이다.

NH투자증권은 IMA 사업에서 성장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 같다. 3월18일 금융위원회는 NH투자증권을 자기자본 8조원 이상 IMA 사업자로 최종 승인했다. ‘IMA(고객 예탁금 계좌, 장기 실적배당, 만기 원금 보장)’는 증권사가 고객 자산을 직접 운용하고 원금 손실 위험도 부분적으로 부담하는 구조다. IMA는 ‘발행어음(증권사 차용증서, 단기 확정금리, 원리금 보장)’과 달리 발행 한도 제한 없이 대규모 자금조달이 가능하다. NH투자증권은 이를 기반으로 항공기 금융, 대형 인프라 투자 등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며 글로벌 IB 수준의 외형 확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IMA 인가만으로 신뢰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 각자대표 체제 전환이 실제 경영 효율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농협중앙회의 인사개입으로 내부 갈등만 키울지 불투명하다. 파두 집단소송은 수년간 이어질 전망이고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에 대한 금융 당국의 주문은 계속될 것이다. 2026년 1분기 당기순이익 4757억원은 2025년 연간 순이익(1조 315억원)의 46%에 달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아직 ‘일회성 호황’에 머물러 있다.

윤병운 대표는 ‘취임 이후 추진해 온 수익 다각화와 고객 기반 강화 전략이 본격적인 성과로 연결되고 있다’고 자평했지만 시장은 CEO조차 제때에 선임하지 못하는 지배구조 혼선과 반복되는 내부통제 실패를 더 무겁게 주시하고 있다. 코스피가 7000을 넘어 8000선을 바라보며 사상 유례없는 증권업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지금, NH투자증권은 정말 안녕한가.

허정수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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