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비아대학교의 호크스 교수는 말했다. “세상의 절반은 결정을 내리는 데 기초가 될 만한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결정하려고 하기 때문에 생긴다.” 표면적으로는 ‘지식 부족’이 문제인 것처럼 들리지만, 더 근원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인간은 언제나 ‘미래’를 향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미래는, 본질적으로 알 수 없는 세계다.
1. 우리는 항상 시간보다 앞서 결정을 내린다
결정은 언제나 지금의 정보로, 내일을 예측하는 행위다. 하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정보는 ‘과거에 수집된 것들’일 뿐이다. 우리는 늘 시간의 차이를 견디며 결정을 내린다. 그래서 어떤 선택이건, 본질적으로 리스크를 안고 있다. 완벽한 정보가 존재하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미래에 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보 부족이 문제가 아니라, 미래 불확실성의 벽이 문제다. 그래서 모든 결정은 일정 부분, 운과 확률의 게임일 수밖에 없다.
2. 결정은 논리가 아니라 ‘지연된 결과’를 감수하는 일이다
지식이 부족해서 결정이 틀리는 것이 아니다. 많은 경우, 모든 것을 고려했음에도 결과는 엉뚱한 방향에서 튀어나온다. 왜냐하면 결정은 늘 지연된 결과를 가진다. 지금의 선택이 가져올 결과는, 다음 주에, 다음 해에, 혹은 다음 생에 올 수도 있다. 그 시간의 간극을 감수할 수 있는 사람만이 ‘결정’이라는 이름의 투자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 즉, 중요한 것은 ‘당장의 확신’이 아니라 결과가 오기까지의 시간을 견딜 수 있는 인식과 구조다. 빨리 결과를 원할수록, 우리는 점점 더 조급하고 얕은 결정을 내리게 된다.
3. 그래서 중요한 것은 결정이 아니라 ‘설계’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전제로 한다면, 결정을 잘하는 사람은 ‘정답’을 고르는 사람이 아니라,미래가 바뀌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두는 사람이다. 기업이 시나리오 플래닝을 하듯, 현명한 개인도 결정을 고정된 단일 선택이 아니라 복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구조화된 사고로 접근한다. 지금의 선택이 틀려도 돌아설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 하나의 길을 가더라도, 중간에 조정 가능한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 이것이 불확실한 시대의 가장 강력한 ‘결정력’이다.
4. 결정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다만 시간을 고려하라
당신이 아무리 많은 정보를 모아도, 그건 결국 과거의 것이며, 당신은 여전히 미래로 향하는 문 앞에 서 있다. 중요한 건 모든 걸 알려고 애쓰는 게 아니다.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를 설계하는 일이다. 정보가 아닌 시간, 지식이 아닌 구조, 확신이 아닌 복수의 가능성. 이것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결정의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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