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장 "단식이 최종 결론"…민주 시의원 "예산삭감 당론"(종합)
시의회 민주당, 정원박람회 예산 삭감 당론 채택…"통과시키지 않을 것"
(세종=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최민호 세종시장이 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 예산안 처리를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가자 세종시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예산 삭감을 당론으로 채택하면서 시와 시의회의 충돌이 더욱 격화하는 분위기다.
단식농성 이틀째을 맞은 최 시장은 7일 오전 시청 앞 천막에서 간부회의를 주재하는 한편 '최민호의 월요 이야기'를 통해 "옳은 것을 지키고 나라에 도움되는 일을 하며 품격을 잃지 않고 비겁하지 않겠다는 가치관을 지키는 것의 최종 결론은 단식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식, 저와는 거리가 먼 별종의 정치 세계 인간들이 치열하게 싸우면서 하는 몹쓸 짓을 제가 하게 됐다"며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뒤척이며 결론 내렸다"고 단식농성을 시작한 배경을 설명했다.
최 시장의 단식 소식에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서범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최 시장의 천막 농성장을 찾아 "지방은 지방대로 발전하고 통합해야 하는데 왜 중앙정치 논리로 흩어지느냐"며 "이 사업은 시장을 위한 게 아니라 세종시와 시민을 위한 것인데, 이것을 문제 삼는다는 것은 시민의 기대를 완전히 저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최 시장은 "이 행사가 2026년 4월로 예정돼 지방선거 전에 한다고 하니, 저들은 이게 성공할까 봐 두려워 절대 못 하게 하는 것"이라며 민주당 시의원들을 겨냥해 "다수의 횡포"라고 저격했다.
2016년 9월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 대표 시절 단식을 한 이정현 지방시대부위원장도 농성장을 방문해 "내가 단식을 해봤는데 권하고 싶지 않다"며 "빨리 단식을 중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8일 세종시청을 찾아 최 시장을 격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시장과 같은 국민의힘 소속 세종시의원들은 삭발을 예고했다.
김광운·김충식 시의원은 8일 오후 시의회 정문 앞에서 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 예산안 처리를 위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개최를 촉구하며 삭발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세종시당은 최 시장 지원을 위한 동조 단식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시의회 앞에는 예산 삭감에 항의하면서 '정원도시박람회 방해하는 시의원은 책임지고 물러나라'라거나 '세종의 미래를 가로막는 시의원들, 시민의 힘으로 심판할 것'이라는 문구가 적힌 근조 화환 26개가 잇따라 설치됐다.
세종시의회 다수당으로 예산 삭감을 이끄는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도 기자회견을 열어 반격에 나섰다.
시의회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김현옥 의원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원도시박람회 관련 민주당의 당론을 묻는 말에 "2026년 정원도시박람회 예산을 삭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예산안 심사를) 예결특위의 고유 업무로 생각해 의원 개개인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했다"면서도 "최 시장은 재차 임시회 개최를 요구하고 단식시위를 선언하는 등 밀어붙이기식의 무리한 행정으로 갈등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초 예산안 삭감 여부를 당론으로 정하지 않고 의원 개개인 판단에 맡겼으나 최 시장이 단식 등을 선택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짐에 따라 당론으로 채택했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정원도시박람회가 단식까지 감행할 만큼 시민에게 필수적인 사업이냐"고 반문한 뒤 "모든 민생과 시정을 뒤로하고 정원도시박람회에만 매달리는 것이 올바른 방향의 시정철학인지 대다수 세종시민은 의아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세종시의회는 지난달 10일 시가 제출한 추경예산안 가운데 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시는 예산안을 다시 심의해 달라며 추경안 제출과 함께 임시회 소집을 요구해 같은 달 23일 임시회가 열렸으나 시의회 예결특위는 자정 전까지 추경안 처리를 하지 못해 자동 산회했다.
최 시장은 오는 11일 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사업을 할 수 없다며 전날부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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