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땅값 올리는 법안' 발의한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수혜자는 20대 아들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은 지역 주민들의 숙원이란 점을 내세워 개발이 어려운 상수원보호구역을 쉽게 해제하는 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백 의원 아들이 보유한 400평 규모의 땅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여 있어서, 이 법이 만들어진다면 아들도 직접 혜택을 받을 수 있단 겁니다.
이윤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부산 금정구 두구동의 하천입니다.
상수원보호구역 표지판이 보입니다.
하천엔 깨끗한 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많은 주민이 보호구역이 풀리길 바라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 : 도시가스 이런 거 못 쓰고 불편한 게 제일 많죠. 옛날에 물도 함부로 못 썼어요. (상수원보호구역이) 해제되면 좋죠.]
[지역 상인 : 고층 건물 제한도 있고, 일반음식점 주류 허가 같은 거 안 나고, (상수원보호구역이) 해제되길 바라는데, 그게 또 쉽게 해제가 안 됩니다.]
지난 5월, 이 지역 국회의원인 백종헌 의원은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쉽게 추진하게 만드는 수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이번 국회 들어 첫 법안으로, 상임위가 배정되기 전이었습니다.
백 의원은 총선 때부터 지역구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추진해왔습니다.
그런데 이곳엔 백 의원의 20대 아들이 보유한 1306㎡ 규모 땅이 있습니다.
조부에게 물려받은 땅으로 공시지가 5억5000만 원 수준입니다.
만약 법안이 통과되면 땅값이 더 오르는 등 혜택을 볼 가능성이 큽니다.
환경단체들은 난개발에 따른 환경 오염을 우려합니다.
[최예용/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 지역구 이해관계에 너무 치우쳐서 국민 전체의 중요한 상수원보호구역이란 제도를 도입한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법안입니다.)]
지난 7월엔 법인세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지방에 있는 기업들의 법인세를 낮춰주는 게 핵심 내용인데, 백 의원은 부산에 있는 백산금속 등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비상장주식 가치는 약 127억 원입니다.
본인 회사가 직접 이익을 보는 법안에 이름을 올린 겁니다.
[정지웅/변호사 (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 : 명백한 이해충돌 상황으로 보입니다. 사적 이익을 위해 입법 활동을 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행위를 하는 건 국회 존립 근거까지 위태롭게 하는 행위로 보이고요. 강력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백 의원 측은 "잘 몰랐다"는 입장입니다.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 아들 땅이 상수원보호구역이란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며 "세밀하게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원해서 선거 공약으로 추진한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법인세법에 대해선 "의원이 부자 감세 관련 법안은 절대 발의하지 않는데, 보좌진이 실수한 것 같다"면서 "철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VJ 한재혁 이지환 / 영상편집 배송희 / 영상디자인 신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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