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 퍼지는데…방역복·소독시설도 없는 농장들

중수본, 발생농장 조사…기본 방역수칙 미이행 발견
방역수칙 미이행 발생농가, 보상금 삭감·과태료 처분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지난달부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지속 발생하는 가운데 방역 조치가 미흡한 다수 가금농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농가에 대해선 살처분 보상금 삭감이나 과태료 부과 등 조치가 적용된다.

고병원성 AI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경북 예천군 종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 H5N1형이 처음 확진된 이후 지금까지 총 18건이 발생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고병원성 AI 발생농장을 조사한 결과 농장 출입 차량·사람 소독 미시행, 발판 소독조 미설치, 농장 전용 방역복 미착용 등 기본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중수본은 철새가 국내로 본격 도래하는 시기로 고병원성 AI 발생농장이 증가하는 등 위험도가 높아지는 만큼 농장별 방역 미흡 사항을 선제 보완하고 기본 방역수칙 준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요 방역 미흡 사례를 보면 농장 출입구 일회용 방역복 등 미비치, 농장 부출입구 발판 소독조 미비치, 축사 출입 시 하나의 작업복·장화로 모든 축사 출입, 거점소독시설 소독 미시행, 사료 차량·외부 차량 소독 미시행 및 전용 방역복 미착용 등이 있다.

중수본은 출입 차량은 농장주 관리하에 고정식 소독시설로 1차 소독 후 고압 분무기로 차량의 바퀴와 하부, 차량 내부를 반드시 2차 소독해야 한다고 전했다.

축산관계자가 농장 출입 시 전용 신발·방역복을 착용하고 대인 소독 후 출입해야 한다. 축사를 출입할 땐 전실에서 반드시 전용 장화로 갈아신고 손 소독 후 출입해야 한다.

소독·방역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농장의 부출입구와 전실이 설치되지 않은 축사의 뒷문은 폐쇄해야 하고 농장 마당과 축사 내·외부는 매일 청소·소독해야 한다.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면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라 살처분 가축에 대한 보상금 삭감, 위반 행위에 대한 과태료 부과, 입식 제한 등이 이뤄진다.

주변 농가에는 예방적 살처분, 일시이동중지 명령, 방역지역 이동 제한 등으로 피해를 줄 수도 있는 만큼 기본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중수본은 권고했다.

중수본 관계자는 “사육 가금의 이상 여부를 매일 확인하고 폐사 증가, 산란율 감소, 사료섭취 저하 등 의심 증상이 있을 때는 즉시 방역 당국에 즉시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