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비 20km! XM3하이브리드 타보니...1열은 갸우뚱 2열에선 기절!
여는 글
저는 xm3 tce260 모델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 회사 법인 차량으로 1년 정도 운행을 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xm3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를 누구보다도 기다렸던 사람 중 한 명입니다. 그래서 해외에서 먼저 판매되고 있던 하이브리드(해외명:아르카나)의 모델을 보면서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죠.
부산에서 열린 'XM3 하이브리드' 시승 행사에 참여해 운전만 하던 환경에서 2열 탑승 환경까지 다양하게 경험해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행사에서 르노 마케팅팀의 캐치프라이드가 시승 전부터 미묘하게 신경을 쓰이게 만들었습니다.
1.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 뭔 소리야?
시승 행사에 앞서 상품 발표를 하는 시간이 먼저 있었습니다. 이 차량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듣는 자리이죠. 거기에서 제가 느꼈던 가장 주된 내용 중 하나는 바로 '빠른 반응'이라는 단어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작(?)인 XM3의 '반응성' 때문에 울화통이 터졌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XM3의 엔진인 TCe 260이 '르노와 다임러가 공동 개발한 4기통 1.3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 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XM3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변속기의 엄청나게 느린 반응성'이었죠.
DCT 변속기이니 시프트 속도 자체는 빠르지만, '운전자가 가속 패달에 입력을 주고 차량이 반응하는 속도까지의 갭이 불쾌할 정도'로 느렸습니다. 저는 운전 자체, 특히나 차량의 피드백의 시간이 굉장히 중요한 사람인지라 이 이유 하나만으로 최대한 회사차를 놔두고 내 돈을 내가며 자차를 업무에 이용할 정도였으니 말이죠.
그래서 그런지 '빠른 반응'이라는 단어에 괜히 기대가 되고 소비자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 반가운 마음이 컸고, 실제로 운행할 때 어떨지 정말 큰 기대가 되더군요. 그리고 제조사의 캐치프레이가 과연 어떤 느낌일지 상당히 궁금했습니다. 그 정체는 잠시 뒤, 주행 후기에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 하이브리드 전용 외장 컬러, 엇박자
일단 외장 컬러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2가지 아주 강렬한 전용 외장컬러가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죠. 일단 메인 컬러인 웨이브 블루입니다. 조금 부담스럽게 느끼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개인적으로 실물에서 만나본 이 컬러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무채색 흰검회에서 탈출하고 싶고, 레드 계열보다는 블루계열을 선호하시는 분들이라면 굉장히 예쁘면서도 고급스러운 컬러이기 때문에 적극 추천을 드리고 싶습니다.
두 번째는 일렉트릭 오렌지라는 컬러입니다. 아주 강렬한 컬러이고 제가 시승하게 된 차량의 컬러이기도 합니다. 아주 핫하고 개성있는 색상을 원하시는 분들께는 추천드리고 싶지만 썩 권하고 싶은 컬러는 아닙니다. 그 이유는 시승후기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이렇게 강렬한 컬러는 강력한 파워트레인의 비 언어적 표현인 것 같지만 xm3 하이브리드는 정반대의 기로에 있는 차량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앞서 먼저 공개된 소닉 레드라는 컬러와 비교를 해보면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확실한 오렌지와 레드로 구분할 수 있으며 르노코리아에서 이러한 원색을 잘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만 사고나 실수로 인해 보수 도장을 해야할 경우 컬러 맞추는게 상당히 어렵겠다 싶기도 하네요.
외형으로 봤을 때 하이브리드와 일반 차량을 구분하는게 쉽지 않습니다. 앞서 소개한 외장 컬러 외에는 18인치 전용 휠과 리어패널에 붙어 있는 조그마한 배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일반 모델 대비 20% 정도 비싼 하이브리드 차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조금 더 눈에 띄는 디자인 요소를 강조했어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 조금이나마 '하차감'을 끌어낼 수 있게 말입니다.
*참고 : 1.3리터 가솔린 터보 tce260 풀옵션 약 3,000만원, 하이브리드 풀옵션 약 3,600만원
3. 달라진 건 2가지 뿐, 인테리어 살펴보기
어차피 기존 모델과 거의 동일하니 간단하게 넘어가겠습니다. 가장 먼저 이전 일반 모델과의 차이점이 느껴지는 부분은 디지털 클러스터의 구성입니다. 하이브리드 차량이다보니 우측에 전기 충전 게이지와 에너지 흐름도가 준비 되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좌측에도 주행 가능 거리 게이지가 있는데 이렇게 좌우로 구분을 해둔 것이 꽤나 흥미롭더군요. 낯설기도 하면서 세세한 것이 좋기도 하지만 직관성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다소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껴집니다.
아쉬운 점은 스마트키 입니다. 뭐 워낙 요즘은 주머니에서 뺄 일이 없다보니 보이지 않는 곳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것도 기업인의 관점에서는 이해할 수는 있다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마이너스 요소가 됩니다. 너무 오래된 디자인을 고수하고 있고, 최근 아주 도전적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현대와 비교했을 때 더욱 아쉽죠. 네? 아이오닉6는 어떻게 생각하냐고요? 죄송합니다 다시 보니 선녀처럼 보이는군요. 하지만 '이 요소'는 아무리 봐도 좋은 평가를 내리기 어렵습니다, 그건...
후진할 때 사용할 후방카메라의 상태입니다. 기존 XM3 tce260 모델에 들어가는 360도 어라운드뷰의 화질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승차에서는 후방카메라만 사용이 가능했는데 화질이 나쁩니다. 각도도 세로형 모니터이다보니 각도가 좌우가 부족한 느낌이 강합니다. 마치 어안 렌즈를 끼고 보시는 느낌이 강하죠?
마지막으로 전자식 기어 레버인 'e-시프터'의 모습입니다. 이 녀석은 먼저 나왔던 qm3 후속인 캡처에서 먼저 볼 수 있었는데 제가 감히 말씀드리지만 개인적으로는 '굳이 이를 위해 30만원을 더 쓸 이유는 전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캡처에서는 전자식 레버가 들어가면서 하단에 수납함이라도 생겼지만, xm3 하이브리드에서는 이 옵션을 넣으면 레버 앞쪽의 유휴 공간에 무선 충전패드가 들어갑니다. 수납공간이나 공간활용도 증가의 측면이 적은 점이 큰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물론 작동 경험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저라면 30만원을 아끼고, 성능 좋은 차량용 충전기를 준비하겠습니다. 이거 때문에 차량이 더 늦게 나올 수도 있으니 말이죠.
4. 전기차에 가깝다는 말의 숨겨진 뜻, 주행 후기
장단점이 극명하게 체감이 됩니다. 르노코리아 자동차들이 오히려 이렇게 차량 컨셉을 확실하게 잡는 경우들이 좀 있죠. 더뉴그랜저(2.4 n/a)와 더뉴싼타페(1.6t) 하이브리드를 각각 경험해봤는데 xm3 하이브리드는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 기반이기 때문에 펀치력이 약하게 체감됩니다.
비슷한 감각의 차량을 떠올려보니 cvt 변속기가 들어간 qm6 가솔린 차량과 유사합니다. 특히 선형으로 아주 정직하게 가속이 되는 느낌이 말입니다. 절대적인 수치로는 0-100km/h까지 유럽 수출형 XM3하이브리드 기준으로 약 10.8초 정도이니 아주 힘이 부족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운전감각이 르노코리아의 다른 cvt 변속기 차량들과 흡사한 것이 특징입니다. 조금 어색하죠.
이는 고속 영역에서 극대화 되는데 어차피 하이브리드 차량이니 고속 또는 초고속 영역은 다소 내려 놓은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고속에서 더 높은 영역으로 속도를 내는 순간에 불만족이 커집니다.
따라서 먼저 파워트레인의 극명한 단점인 펀치력 부재에 민감하신 분들이라면 이 차량을 결코 권해드리기가 어렵습니다. 특히나 가솔린 터보나 디젤 차량에 익숙하신 분들에게는 말이죠. 하지만 놀랍게도, 이제부터는 이러한 단점이 장점으로 적용된다는 반전매력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엔진 소음 차단이 상당한 수준입니다. 초기형 니로 하이브리드에서 순수 ev모드에서 엔진이 개입되는 순간 불쾌할 정도로 엔진 소음이 크게 다가왔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제가 자주 타는 더뉴그랜저 하이브리드도 엔진이 깨어날 때의 소음과 진동은 다소 거슬리는 수준입니다.
최근 더뉴그랜저ig hev로 500km 정도 운전을 한 적이 있는데, 정체가 심한 상황에서 ev모드로 이동을 계속 하다보면 충전을 위해 엔진이 가동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문제는 이때의 패달 감각이 영 이상하다는 겁니다. 분명 ev모드가 계속되고는 있으나 엔진은 돌고 있고, 휠로 동력이 바로 전달되지는 않는 상황이다보니 운전자가 느끼는 이질감은 크게 다가왔고 엔진 가동의 소음과 진동이 크게 느껴져 불편했습니다.
그러나 xm3 하이브리드는 엔진 가동 여부를 집중하지 않으면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의 수준 이었습니다. 엔진에서 가까운 1열에서 느낀 정도가 이 정도이니, 2열에 탑승하고 있을 때는 정말이지 엔진 소음과 진동을 느끼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물론 스포츠 모드에서 가속 패달을 과격하게 밟으면 엔진이 비명을 지르는 건 똑같습니다.)
또 한가지의 반전 매력은 일반 가솔린 XM3 모델에서의 한참 늦는 차량 피드백 속도가 상당히 개선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는 저중속 영역에서 특히나 만족스러웠는데 가속 패달을 터치하면 재빠르게 구동 모터가 개입하면서 운전자에게 'xm3 하이브리드, 스탠바이!'라고 반응을 해줍니다. 제가 이전 가솔린 xm3에서 가장 치를 떨었던 부분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정도였죠.
차량의 피드백 속도가 느릴 경우 발생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바로 '차량 밀림'입니다. 오토홀드를 끈 상태로 경사에서 정지 후 출발을 해보면 XM3 가솔린 tce260 차량은 마치 수동변속기 차량처럼 뒤로 주르륵 밀려버립니다. 제 아무리 dct 변속기가 원래 그렇다고 참고 넘기기엔 정도가 좀 심합니다.
밀리는 순간 가속을 하면 해결될 문제 아니냐고요? 그렇다고 가속 패달을 질끈 즈려밟을 수는 없으니 부드럽게 톡톡 쳐보면 차량이 움직이질 않습니다. 그래서 결국 박지성 볼 트래핑마냥 섬세하게 악셀을 밟아야 했던 추억이 있었죠.
그래서 이번 하이브리드 모델에서는 이 부분에 집중해서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그런데?! 변속기 덕분인지 모터 덕분인지 오토홀드를 끈 상태로 경사로에 둬도 차량이 밀리지가 않더군요. 전작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라고 생각된 부분이 개선된 것은 실제로 전작(가솔린 XM3) 운행경험이 있던 사람으로서 아주 만족스러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ev모드를 운전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정도가 꽤나 크다는 점 입니다. 앞서 언급한 더뉴그랜저와 더뉴싼타페 하이브리드 두 차량 모두 ev모드를 지원하기는 하지만 '운전자 마음대로' EV모드를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아주 이상적인 주행 환경에서나 오래 유지할 수가 있고, ev모드를 유지하려고 조심스럽게 가속 패달을 다뤄도 엔진이 깨어나는 순간을 쉽게 종잡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 차는 ev모드가 시작되고 나면 꽤나 오랫동안 이를 유지할 수가 있고 운전자에게 엔진을 깨우는 조건을 쉽게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반응합니다. 그래서 운전자가 ev모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기왕 하이브리드 차량을 타게 되면 어차피 고연비를 지향하는 차량이니 운전을 하면서 최고 연비를 만들어보려고 집중하게 되더군요. 그럴 때 다른 차량들은 어이없게 ev모드를 풀어버리는 반면, xm3 hev는 배터리 용량(arkana hev 1.2kWh)이 비교적 작은 편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ev모드를 적극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곧 연비 향상으로 연결이 됩니다. xm3 하이브리드 연비는 공식적으로 18인치 휠은 복합 17.0km/L라고 나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니로와 비교를 하여 부족하다고 핀잔일색인 분위기였죠.
하지만 ev모드를 적극 활용하니 시승행사 간 주행 결과는 20.1km/L가 나왔습니다. 대략 왕복 70~80km를 주행한 결과이고 연비주행을 의식하긴 했지만, 절반은 나긋나긋한 운행, 나머지 절반은 과격한 운행을 한 결과였습니다. 중저속 주행 환경이 대부분인 대도심권에서 ev모드를 적극 활용한다면 더 좋은 연비를 기대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장점은 운전자를 제외한 탑승자를 위한 환경이라는 점 입니다.
낮은 출력과 펀치력은 고스란히 탑승자들에게는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다른 사람이 운행하는 차량에 타고 있으면 아주 쉽게 멀미를 하는 편인데 xm3 hev의 2열 경험은 상당히 놀라움이 강했습니다.
일단 시종일관 부드럽게 움직이는 모습이었고 회생제동을 강화하는 B모드에서도 크게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조금 더 확실하게 변화해서 충전을 극대화해도 될 정도) 차량의 등급을 생각해봐도 실내 정숙성이 만족스러웠고 공간도 충분했습니다. 상술했듯이 저는 멀미가 굉장히 심해 제가 운전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의외의 안락함과 정숙함에 섬집 아기처럼 일순간 스르륵 잠들어버릴 뻔할 지경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아이가 있는 가족의 패밀리카로도 추천하고 싶을 지경이었는데...! 이렇게 2열을 잘 만들어놓고 2열시트 리클라이닝을 뺐다는 점은 상당히 아쉽더군요.
탑승하면 확실히 suv를 타고 있다는 뷰를 가지고 있는 차량이지만 승차감은 세단이 전혀 그립지 않을 정도입니다. 빠르게 과속 방지턱을 넘어보면 1, 2열 서스펜션 모두 아주 부드럽게 넘기는 모습인지라 코너에서는 롤이 크거나 불안하다고 느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혀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토션빔 액슬의 한계가 느껴지는 순간은 분명히 있습니다.)
닫는 글
짧은 시간과 여정이었지만 xm3 hev를 경험해보니 제조사의 캐치프레이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전기차와 비슷하다'는 것은 제조사의 바람과는 별개로 전기차의 화끈한 출력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중요한 ev모드를 적극 이용할 수 있다 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었고 펀치력은 내려놨지만 확실한 연비로 보상하는 그런 차량 입니다.
어중간하게 이것 저것 다 챙기면서 애매해지는 것보다 이렇게 확실하게 대놓고 특징을 부각시키는 것도 충분히 매력이 있다고 봅니다. 이 차량으로 막히는 서울 도심 출퇴근길을 여러 탑승객들과 함께 경험해보면 만족도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이 되고 2열에 탄 승객이 멀미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줄일 수 있을거라 봅니다. 가장 우려했던 피드백 속도와 차량 밀림도 이제는 내려놔도 될 정도이니 말이죠.
아쉬운 건 역시 xm3 하이브리드의 출시 시점입니다. 조금 더 빨리 출시되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차종이 하나 더 늘어난 것은 다행이라 봅니다. 기라성같은 선배 하이브리드 차량들의 '1년'을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는 출고적체를 틈타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XM3 하이브리드! 과연 디자인만큼의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취재/원문: 마이라이드, 편집:차돌박이)
▶글로는 느껴지지 않는 그 갬성! 그 소리! 그 존재감! XM3 하이브리드 영상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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