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던 잠실 재건축조합, 공사비 인상 요구끝에 한 선택

재건축 아파트 공사비 이슈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조합과 시공사 간 최대 갈등 요인이던 공사비 증액에 합의하는 현장이 잇따르는가 하면, 애물단지였던 미분양 물량이 족족 완판되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수도권 수요자들이 아파트 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자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비 올라도 일단 분양하는 게 낫지”

공사비 인상을 반대하던 조합이 건설사의 증액 요구를 받아들인 건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송파구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최근 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공사비를 3.3㎡당 666만 원에서 811만5000원으로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20% 넘는 인상이다. 앞서 시공단은 설계 변경, 마감재 상향, 물가 상승, 금융 비용을 이유로 공사비를 3.3㎡당 889만원으로 올려달라 요구했고 시의 중재를 거쳐 조합원 총회에서 합의안을 의결했다.

구로구 고척 4구역 재개발 조합도 이달 초 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과 공사비를 3.3㎡당 447만원에서 700만원으로 올리는데 합의했다. 서대문구 홍제3구역은 현대건설과 3.3㎡당 공사비를 기존의 512만원에서 784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50% 넘는 인상이다. 이 밖에 행당7구역·신반포 22차·이문3구역·대조 1구역·청담 삼익아파트 등도 공사비 증액에 합의했다

공사비 인상을 반대하던 조합이 건설사의 증액 요구를 받아들인 건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 때문이다.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공급이 쪼그라들면서 가격이 오르니 ‘수요가 많을 때 분양을 진행하는 것이 조합원 분담금을 줄이기 쉽다’고 판단한 것이다.

◇7번 미분양 끝에 맞은 결과

서울과 경기도에서 몇 달째 미분양으로 남아있던 아파트들이 속속 주인을 찾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서울과 경기도에서 몇 달째 미분양으로 남아있던 아파트들이 속속 주인을 찾고 있다. 신축 아파트 공급이 줄어든 가운데 서울을 중심으로 분양가와 집값이 치솟자 실수요자들이 미분양 아파트로 눈을 돌린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9일 진행된 서울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8차 무순위 청약은 14가구 모집에 1208건이 접수되면서 경쟁률 86대1을 기록했다.

실수요자들이 미분양 아파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경기도 광명시 ‘트리우스 광명’은 작년 10월 분양 이후 9개월 만에 완판됐다. 이 단지는 전용 84㎡ 최고 분양가가 11억5380만원으로 광명뉴타운 내 다른 분양 단지보다 1억원 넘게 비싸 730가구 중 105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그러다 지난 2일 진행된 6번째 무순위 청약에서 63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미분양 물량을 모두 소진했다. 고분양가 논란을 빚었던 경기 용인시의 ‘영통역자이 프라시엘’, 파주시의 ‘힐스테이트 더 운정’ 등도 완판됐다.

/진은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