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의 기적' 이룬 롯데쇼핑, '복합쇼핑몰'로 역성장 고리 끊어낼까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외관. (사진=롯데쇼핑) 

롯데쇼핑이 국내외 시장에서 복합쇼핑몰을 확대해 온라인에 주도권을 뺏긴 오프라인 쇼핑 왕국의 재건을 꿈꾸고 있다. 백화점과 마트는 물론 영화관, 호텔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한곳에 모은 복합쇼핑몰에서 오프라인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지난해 9월 야심차게 베트남에 선보인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오픈 122일 만에 누적 '매출 1000억원'이라는 호실적을 달성하면서 앞으로 한국과 베트남에서 총 7개의 복합쇼핑몰을 성공시켜 오는 2026년 매출 17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23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지난 21일 기준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9월 22일 그랜드 오픈 122일 만이다. 누적 방문객은 하노이 전체 인구(840만명)의 3분의 2 수준인 500만명을 넘어섰고, 누적 구매건수는 60만건에 달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약 4달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베트남 유통 업계 사상 가장 빠른 기록"이라고 말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며 롯데쇼핑은 '2026년 매출 17조원 달성'이라는 목표에 한 걸음 나아갔다. 롯데쇼핑은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성장성과 수익성이 우수한 '복합쇼핑몰' 사업을 통한 핵심 상권 마켓리더십 재구축,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 비즈니스 확대 등을 꼽았다. 한 관계자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성공은 롯데쇼핑이 제시한 목표의 전제조건"이라며 "롯데가 그리고 있는 청사진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롯데쇼핑은 2011년 12월 롯데몰 김포공항점, 2014년 10월 롯데월드몰을 오픈하는 등 일찍 복합쇼핑몰 건립에 뛰어들었다. 신세계의 스타필드 하남이 2016년 9월, 현대백화점의 더현대서울이 2021년 2월에 오픈한 것을 감안하면 롯데가 복합쇼핑몰 시장을 5년 먼저 선점한 셈이다. 하지만 롯데몰은 스타필드·더현대서울의 차별화된 상품 및 매대 구성과 고객 경험에 비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롯데쇼핑은 2021년 롯데자산개발이 가지고 있던 복합쇼핑몰 사업권을 인수해 관련 사업을 롯데쇼핑으로 일원화하고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실제로 롯데쇼핑은 백화점이나 마트 출점은 줄이면서 복합쇼핑몰을 늘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는 롯데몰 송도·수성·상암 DMC·과천 등 4곳의 신규 출점이 예고된 상황이고, 베트남에서도 향후 5년 내 2곳의 복합쇼핑몰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롯데웰푸드의 영등포 공장 부지의 쇼핑몰화도 검토하고 있으며 매각에서 '자체 개발'로 방향을 선회한 '롯데 빅마켓 킨텍스점' 부지가 복합쇼핑몰로 바뀔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가장 이른 시기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인 롯데몰 송도점과 수성점은 2026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

롯데쇼핑은 복합쇼핑몰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최근 조직개편을 하면서  '쇼핑몰사업본부'까지 신설했다. 쇼핑몰사업본부는 기존 점포 리뉴얼 업무와 송도·수성 등 신규 개장하는 쇼핑몰 업무, 기존 쇼핑몰 관리 업무 등 복합쇼핑몰의 전반을 다룬다. 쇼핑몰사업본부의 수장은 신세계 출신 임원인 이승희 상무가 맡았다. 이 상무는 신세계백화점에서 디자인담당 임원을 역임했다. 한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복합쇼핑몰의 차별화된 경쟁력에 대해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 실적추이. (그래픽=박진화 기자)

롯데쇼핑은 복합쇼핑몰을 필두로 역성장 고리를 끊고 '턴어라운드'를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롯데쇼핑의 매출은 2019년 17조 6220억원 → 2020년 16조 1844억원 → 2021년 15조 5736억원 → 2022년 15조 4760억원 → 2023년 14조 6794억원(전망치)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유통 시장이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신성장동력'을 보여주지 못한 탓이다. 이 관계자는 "기존 백화점, 마트만의  경쟁력이 온라인 쇼핑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복합몰이 오프라인 쇼핑의 트렌드로 굳어졌다"면서 "복합몰은 규모가 커 대규모 유통기업들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이어서 전통적인 유통공룡들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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