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발 먹고 ‘콜라겐’ 보충! 정말 도움이 될까?

- 콜라겐 직접 섭취, 도움은 되지만 꾸준한 섭취 필요
- 콜라겐의 원활한 합성을 위한 다른 조건도 잘 챙겨야

족발을 먹으며 “콜라겐을 먹어줘야 한다”라는 말을 듣거나 해본 적이 있는가? 직접 해본 사람은 드물지라도 누구나 한 번쯤 들어는 봤을 거라 생각한다. 그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는 개인의 자유겠지만, 실제로 족발이 콜라겐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음식인 것은 맞다.

그렇다면 의문이 생긴다. 단백질이라는 건 체내에 들어가면 일단 아미노산으로 분해된 뒤, 필요한 형태로 다시 조립된다. 그런데 콜라겐이라는 ‘단백질 완제품’을 직접적으로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될까? 이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콜라겐이라는 녀석을 하나하나 파고 들어가본다.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콜라겐, 대체 무엇이기에?

‘콜라겐(Collagen)’이라는 말은 흔히 듣는다. 특히 화장품이나 그루밍 제품 광고를 떠올려보자. 피부 건강에 효능이 있음을 강조할 때 수시로 언급되는 것이 바로 ‘콜라겐’과 ‘엘라스틴’이다. 아, 하나 더 있다. 히알루론산도 빼놓을 수 없겠다. 다만 이쪽은 단백질 계열이 아니니 일단 제쳐두기로 한다.

콜라겐은 우리 몸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단백질로 꼽힌다.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의 종류는 수천 가지. 그중 콜라겐 하나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30% 가까이 된다. 왜 이렇게 많을까? 정답은 콜라겐이 ‘구조 단백질(Structural Protein)’이라는 카테고리에 속하기 때문이다.

구조 단백질은 수천 종류의 단백질을 좀 더 효율적으로 분류하기 위해 사용하는 카테고리 중 하나다. 피부, 머리카락, 손톱 등 외부 구조는 물론 뼈, 힘줄, 인대, 심지어 혈관까지 내부 조직의 구조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을 통칭한다. 이들은 몸 곳곳의 구조를 이루고 지지하는 역할을 하므로 많은 양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건물에 비유하자면 콘크리트 같은 역할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콜라겐이라는 이름 아래에도 수십 가지의 유형이 존재하지만, 그중 90% 가량은 ‘제Ⅰ형 콜라겐’이다. 그 외에 Ⅱ,Ⅲ,Ⅳ형도 상당량 분포해 있지만, Ⅰ형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다. 피부, 뼈, 힘줄 등에서 주로 발견되는 유형이다. 참고로 제Ⅱ형은 보통 연골 부위에, 제Ⅲ형은 혈관 및 피부에, 제Ⅳ형은 세포 기저막에 주로 분포한다.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

신체를 구성하는 단백질 중 대략 30%라는 엄청난 양. 이를 유지하기 위해 몸은 스스로 콜라겐을 합성한다. 단백질을 섭취해 얻은 아미노산들과 비타민 C, 그리고 아연과 구리 등 무기질이 콜라겐 합성 재료로 들어간다.

즉, 단백질을 비롯해 재료가 되는 영양소들이 공급되기만 하면 콜라겐은 자체적으로 조달이 가능하다. 단, 비타민 C의 경우 콜라겐 합성에 몹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용성 비타민으로 꾸준한 섭취가 필요하지만, 실제로 부족한 경우도 많다는 점에 경계해야 한다.

이런 자체 생산을 통해 분해·소실되는 콜라겐을 대체할 수 있지만, 이 기능은 언제까지나 작동하는 것이 아니다. 노화나 질병으로 인해 생산 속도가 느려지면, 소비(분해)가 더 빨라지며 체내 콜라겐이 부족한 상태로 접어들게 된다. 과도한 자외선 노출 또는 흡연과 같이 콜라겐에 영향을 주는 생활습관도 마찬가지다.

공식처럼 정해진 규칙은 아니지만, 콜라겐이 부족해지면 대체로 피부에 먼저 문제가 발생한다. 피부가 처지고 주름이 생기거나 건조해지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다음으로 각 관절 부위 연골, 모발, 손톱과 발톱의 약화로 이어진다. 콜라겐은 혈관 벽의 구조를 지탱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부족 현상이 심해지면 혈관계 건강에도 문제가 생긴다.

콜라겐 함유 음식을 먹는다는 건, "재료 줄테니 만드는 건 알아서"라는 느낌이랄까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음식에 함유된 콜라겐의 장점은?

이 대목에서 생각해보자. 콜라겐을 자체적으로 만들어내는 능력은 어떤 이유에서든 세월이 갈수록 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럴 때 ‘콜라겐이 함유된 음식’을 먹는 게 도움이 될까? 솔직히 회의적이다. 어차피 음식으로 섭취된 단백질은 소화 방식상 모두 아미노산 형태로 분해된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답을 말하자면, ‘도움은 된다’. 물론 음식에 존재하는 콜라겐이 체내에서 아미노산 형태로 분해되는 것은 맞다. 다만, 본래 콜라겐의 형태였기 때문에, 새롭게 콜라겐을 만들 수 있는 재료는 갖춰져 있는 것과 같다. 합성에 필요한 비타민 C와 무기질만 함체 보충해주면 콜라겐이 부족해지는 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비유하자면, 다른 단백질 식품을 먹을 경우 필요한 재료를 찾아서 만들어야 하는 것, 콜라겐 함유 식품을 먹을 경우 DIY를 할 수 있도록 필요한 부품을 모두 택배로 보내주는 것과 비슷하다. 완성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어느 정도의 수고가 더 들어가느냐의 차이라고 할까.

당연히 콜라겐 함유 식품을 먹는다고 해서 피부, 관절, 모발 등에 빠른 시간 내에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꾸준히 섭취하면서 체내 대사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면 ‘좀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정도로 이해해야 한다. 항산화 성분을 섭취함으로써 ‘노화를 늦추는’ 것과 같은 원리다.

‘동안’을 지키기 위한 콜라겐 섭취

‘도움이 된다’라고 했고, ‘꾸준히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으니, 아마 콜라겐이 함유됐다고 알려진 음식들의 소비는 조금이라도 더 활성화되지 않을까 싶다. 족발과 ‘돼지 껍데기’ 등이 이미 잘 알려져 있다. 100g당 20~30g의 콜라겐을 제공해주는 초고효율 음식이다. 하지만, 그것들을 ‘꾸준히’ 먹기에는 우리의 다이어트, 아울러 지갑이 위험해질 가능성이 높다. 다른 경로로 콜라겐을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이 더 있어야 한다.

가장 추천할 만한 것은 ‘뼈 육수’다. 사골국물이나 사리곰탕처럼 뼈, 연골 등을 장시간 끓여서 만든 것들이다. 뼈 육수는 100ml당 보통 6~10g 정도의 콜라겐을 함유하고 있다. 나트륨을 첨가하지 않는다면 칼로리 대비 가장 효과적으로 콜라겐을 얻을 수 있는 음식이다. 물론 소금을 아예 뺀 사골국물의 경우, 생각만큼 혀가 즐겁지는 않을 거라는 점은 미리 알려주겠다.

껍질이 포함된 생선과 닭고기, 힘줄이 포함된 소고기 역시 좋은 선택이다. 적게는 100g당 적게는 1g, 많게는 5g까지 콜라겐을 제공한다. 뼈 육수에 비하면 상당히 부족한 함량이지만, 일반적으로 음식들의 단백질 함량이 높은 경우가 드물다는 점을 생각하면 준수한 편이라 할 수 있다. 다이어트를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라면 달걀 흰자와 대두(콩)를 추천한다. 100g당 0.5g~1g 정도의 콜라겐을 공급할 수 있는 음식이며, 실제 다이어트에도 널리 사용되는 식품들이다.

족발과 돼지 껍데기 다음으로는, 뼈를 우려낸 육수가 콜라겐 공급 효율로는 최고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위와 같은 음식들로 콜라겐 합성에 필요한 재료들을 직접 공급하고, 여기에 비타민 C와 아연, 구리를 공급할 수 있는 채소나 과일을 곁들여주면 콜라겐 부족으로 인한 문제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채소 중에는 브로콜리, 시금치, 피망이 적합하고, 과일 중에는 오렌지, 키위, 파인애플, 딸기가 안성맞춤이다.

음식으로 부족할 경우 보충제를 먹는 것도 한 방법이다. 2015년, 2019년에 실시됐던 연구에 따르면, 보충제를 통해 콜라겐 펩타이드를 꾸준히 섭취한 결과 피부 수분과 탄력 개선에 효과가 있었다. 2020년 연구에서는 운동 선수들이 콜라겐 펩타이드를 섭취했을 때 관절 통증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손실 습관’ 개선으로 시너지 효과 노리기

마지막으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대사 속도는 느려지게 마련이다. 재료가 충분히 공급된다 하더라도, 합성 속도까지 끌어올리는 데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이 와중에 콜라겐 손실을 부추기는 습관이 더해진다면 자칫 ‘제로섬(zero-sum)’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특히 흡연은 체내 산소 공급 및 혈액 순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습관이므로 필히 자제하도록 한다. 자외선은 비타민 D를 합성하기 위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피부의 콜라겐을 파괴하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외출 시 노출되는 부위에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하게 사용하도록 하고, 모자와 선글라스도 챙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손실되는 요인을 줄이고 조금씩 꾸준히 섭취하는 습관을 유지한다면,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콜라겐 부족 현상을 늦출 수 있을 것이다.

Copyright © 본 콘텐츠는 카카오 운영지침을 준수하며, 저작권법에 따른 보호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