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vs조국혁신당 ‘호남’ 승부…‘최고위원’ ‘상주’ 다 꺼낸다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지역 상주도 불사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개원식 겸 제418회 국회(정기회) 개회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오는 10월 16일 야당 텃밭인 전남 영광과 곡성 군수 재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호남 출신 지명직 최고위원을 선임하거나 선임을 추진하며 민심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양당 모두 지역 ‘상주’를 선언하고 바닥 민심을 살피며 승기를 잡기 위해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전남 여수갑을 지역구로 둔 재선 주철현 신임 전남도당위원장을 유력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10·16 재선거를 앞둔 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2기 지도부에 호남 출신이 없어 지역 안배 차원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에 호남 출신 인사를 고려 중인 것으로 해석된다.

친명(친이재명)계인 주 의원은 대검찰청 공안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광주지검장, 대검 강력부장 등을 역임한 검찰 출신이다.

조국혁신당은 이미 광주에서 여성·가족·교육 분야 전문가로 활동해온 조윤정 전 여성비전네트워크 이사장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했다. 당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호남 출신인 것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영광과 곡성에 각각 거처를 마련하고 ‘월세살이’를 시작했다.

호남을 두고 양당 간 기 싸움도 치열하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은 10·16 재선거 영광군수 후보에 장세일 전 도의원, 곡성군수 후보에 조상래 전 도의원을 각각 확정했다"며 "(영광, 곡성에) 상주하며 민주당 승리를 위해 뛰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어차피 영광 곡성은 민주당이 승리한다"면서 조 대표를 향해 "호남에서 경쟁하면 진보 분화가 시작될 우려가 있기에 민주당에 양보하고 국민의힘 텃밭인 인천 강화, 부산 금정에서 범야권 단일후보를 내 승리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은 "한창 후보 경선 중인데 접으라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며 "민주당은 국회의원과 당원 수, 조직과 자금력 모든 면에서 혁신당을 압도한다. 그러니 정정당당하게 승부하자"고 응수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두 당이 좋은 후보와 좋은 정책을 내걸고 경쟁하면, 영광과 곡성의 주민들에게 도움이 된다"며 "조국혁신당이 두 곳에 후보를 내니 박 의원이 ‘상주’할 정도로 재선거에 열정을 보이는 것 자체가 엄청난 변화 아니냐"라고 맞받았다.

민정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