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트렝가누를 주목해야 할 이유

곽서희 기자 2024. 9. 26. 07: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숨겨진 여행지, 트렝가누. 생태계가 살아 숨 쉬는 습지부터 말레이 전통문화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고택까지. 풍부한 관광 자원을 바탕으로 핫하게 떠오를 조짐이 보이는 곳이다. 당신이 지금, 트렝가누를 주목해야 할 이유다.

관광지로서의 트렝가누

요즘 말레이시아에서 뜨고 있는 여행지 하나를 꼽으라면 이 이름부터 대고 볼 일이다. '트렝가누(Terengganu)'. 올해 7월, 말레이시아 관광예술문화부가 한-아세안 협력 국제기구인 한-아세안센터와 함께 트렝가누의 관광 발전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했던 사례만 봐도 그렇다. 관광지로서 트렝가누의 잠재력은 이미 주목의 대상이다.

트렝가누는 말레이시아를 구성하는 13개의 주 중 하나로, 동부 해안에 위치해 있는 술탄국이자 연방 주다. 2차 세계대전 동안 일본의 침략을 받았고, 전쟁 후에는 영국의 지배를 받다 1957년에 말레이시아 연방의 일원으로 독립했다. 지리적으로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북부의 험준한 산악 지역과 인구가 밀집해 있는 평탄한 해안 평야. 여행자들의 발걸음은 대부분 해안가로 향한다. 트렝가누는 말레이시아 반도에서 가장 긴 해안선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말레이시아 기록부(Malaysia Book of Records)에 '가장 깨끗한 해변을 가진 주'로 기록된 곳이기도 하다. 쁘렌띠안(Perhentian)섬, 카파스(Kapas)섬, 르당(Redang)섬 등 맑고 투명한 해변을 지닌 섬들이 트렝가누에 옹기종기 밀집해 있다. 북적이는 도시에서 벗어나 바다를 바라보며 평화로운 휴가를 즐기기엔 트렝가누가 최적의 선택지란 뜻.

트렝가누는 말레이시아에서 말레이인 비율이 가장 높은 주 중 하나이기도 하다. 트렝가누주 인구의 무려 95% 이상이 말레이족이다. 전통 가옥, 예술, 공예품, 음식 등 생활 전반에 걸쳐 깊숙이 깃들어 있는 말레이 전통문화를 느끼는 일은 트렝가누를 즐기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TERENGGANU TRAVEL SPOT

새로운 랜드마크
트렝가누 도개교
Terengganu Drawbridge

트렝가누의 최신 랜드마크이자 주요 관광지 중 하나. 2019년 8월에 공개된 동남아시아 첫 도개교(위로 열리는 구조로 만든 다리)로, 638m 길이의 다리와 4개의 타워, 전망대 역할을 하는 2개의 스카이브릿지, 카페, 갤러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외관은 영국의 타워브릿지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만큼 전체적으로 세련되고 현대적인 느낌이 강하다. 트렝가누 시내의 탁 트인 전망을 한눈에 담고 싶다면 스카이브릿지에 올라가 볼 것. 운이 좋으면 이중 리프가 열려 선박이 통과하는 장면도 볼 수 있다. 해 진 뒤 저녁 무렵엔 화려한 조명이 다리를 빛내며 잊지 못할 야경을 선사한다.

말레이와 중국 문화가 만날 때
차이나타운
Chinatown(Kampung Cina)

19세기에 말레이시아 반도로 이주해 왔던 중국인들의 옛 거주지 모습이 잘 보존돼 있는 거리. 오래된 창문과 크고 단단한 나무 출입문을 유지하고 있는 수백 년 된 건물들에선 말레이와 중국 전통 생활양식이 혼합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거리는 다양한 상점, 커피숍,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 등으로 가득 차 있어 심심할 틈이 없다. 그중에서도 최근에 핫하게 떠오르는 명소는 차이나타운의 뒷골목이다. 거북이를 테마로 꾸며진 벽화와 바닥 모자이크 거리, 오래된 식민지 시대 전화 부스와 빨간색으로 칠해진 우편함이 놓인 거리 등 촬영하기 좋은 장소가 골목마다 숨어 있다.

트렝가누 문화유산이 한곳에
트렝가누 주립 박물관
Terengganu State Museum Complex

규모부터 우선 압도적이다.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큰 박물관 단지로, 27헥타르 면적의 단지에 자연사 갤러리, 석유 갤러리, 이슬람 갤러리를 비롯한 9개의 갤러리와 전통 말레이 가옥, 실물 크기의 범선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포진해 있다. 트렝가누의 찬란한 문화유산을 현대에까지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 전시품의 퀄리티도 훌륭하지만, 박물관 단지 자체로도 인증숏 명소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트렝가누의 오래된 성에서 영감을 받아 건축된 만큼 분위기가 무척 이국적이다. 곡선을 띈 지붕과 아름다운 정원 조경, 연못 위의 콘크리트 기둥까지. 셔터만 눌렀다 하면 평생 소장하고픈 사진들이 사진첩에 우르르 쌓인다.

9가지 생태계가 공존하는
세티우 습지
Setiu Wetlands

말레이시아에서 유일하게 한 지역에 9가지 생태계가 공존하는 지역이 바로 세티우 습지다. 그 크기만 해도 약 2만3,000헥타르 이상. 말레이시아 반도 동해안 지역에서 가장 큰 자연 습지로 담수, 해수 및 14km 석호와 맹그로브, 해양 지역, 모래 해변 등 다양한 생태계가 어우러져 살아 숨 쉬고 있다. 게다가 29종의 포유류, 161종의 조류, 36종의 파충류와 양서류 등 생물들의 귀중한 번식지이기도 하다. 테렝가누의 주도인 쿠알라 테렝가누에서 차로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아 접근성 또한 뛰어나다. 생태 관광을 즐기는 방문객들에겐 정말이지 최고의 장소.

전통 가옥에서의 하룻밤
테라푸리 헤리티지 파크
Terrapuri Heritage Park

그저 평범한 '리조트'로 치부하기엔 테라푸리 헤리티지 파크의 무게감이 너무도 크다. 단순한 숙박 시설을 넘어, 말레이 전통 가옥과 건축 양식을 보존하고 후손과 관광객들에게 이를 소개하는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기 때문. 리조트에 들어서면 고급 주거 빌라로 개조된 약 100년에서 250년 된 말레이 고택들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가파른 박공지붕, 마름모 모양의 테라코타 지붕 타일, 목재 패널로 만든 벽…. 수백 년 전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말레이 건축 형태가 빌라 곳곳에 묻어 있다. 밤에는 반딧불이가 나타나고 해안가엔 바다거북이 알을 낳는, 평화로운 어촌 마을에서의 하룻밤. 세티우 습지와 가까워 함께 묶어 여행하기에도 좋다.

달콤한 먹거리의 연속
다타란 바투 푸티
Dataran Batu Putih

최근 트렝가누 로컬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관광지 중의 하나. 바투 푸티 마을에 위치해 있으며 평화로운 시골 분위기가 은근하게 감도는 곳이다. 그렇다고 지루할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니파잎 지붕 만들기, 낚시하기, 전통 요리 시연, 전통 디저트 도돌(Dodol) 만들기, 전통주 투악(Tuak) 생산 과정 살펴보기 등 다양한 액티비티가 준비돼 있다. 곳곳의 노점에서는 튀긴 해산물, 야자수 주스, 말라카 설탕이 들어간 커피 등도 맛볼 수 있다고. 이왕이면 배가 출출해질 즈음, 느지막한 오후에 방문하는 게 좋겠다.

●TERENGGANU FOOD

달콤한 간장과 생선의 조합
이칸 바카르
Ikan Bakar

말레이어로 '구운 생선'이란 뜻을 지닌 이칸 바카르. 달콤한 간장에 절인 다음, 붐부(Bumbu), 삼발(Sambal) 등의 향신료를 넣고 바나나 잎으로 덮어 숯불에 굽는 생선 요리다. 보통 찐 밥과 청고추와 함께 곁들여 먹는다. 오징어볶음과 비슷한 맛이라 한국인의 입맛에도 찰떡이다.

어묵과 비슷한데요?
크로폭 레코르
Keropok Lekor

트렝가누주에서 유래된 전통 요리 중 하나. 생선이나 야채를 갈아 반죽해 사고(Sago, 야자나무 줄기)와 섞어 튀긴 간식이다. 트렝가누에서만 판매되는 독특한 수제 칠리소스에 찍어 먹는데, 그 맛이 떡볶이 소스에 찍어 먹는 어묵과 비슷하다.

설탕보다 더 좋은
팜 슈가
Palm Sugar(Nisan)

전통적인 방식으로 직접 코코넛 수액을 채취해서 만드는 설탕. 말레이시아에서는 '말라카 설탕'으로도 불린다. 요리나 디저트에 설탕 대용으로 사용되는데, 일반 설탕에 비해 혈당이 적게 올라가 당뇨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다타란 바투 푸티에 가면 팜 슈가가 들어간 커피를 맛볼 수 있다.

▶한-아세안센터
한-아세안센터는 한국과 아세안 10개 회원국 간 경제 및 사회, 문화 분야 협력 증진을 목적으로 2009년 설립된 국제기구다. 설립 이래 현재까지 다양한 전시 및 문화행사를 통해 아세안 10개국의 문화 및 관광 자원을 소개, 아세안에 대한 한국인의 이해를 제고하고 한-아세안 지역 간 유대관계를 강화해 왔다.

글 트래비 자료제공 한-아세안센터

아세안여행,한아세안센터,트렝가누,말레이시아여행

Copyright © 트래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