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마무리의 천적이 된 10년 무명 3루수".. 이틀 연속 조병현 잡은 키움 김웅빈

2015년 SK 와이번스에 8000만원 계약금으로 입단했다가 2016년 2차 드래프트로 넥센에 이적한 선수가 있었다. 연봉 4200만원, 올 시즌 5월 13일에야 처음 1군 콜업된 11년차 선수. 그 선수가 20일 끝내기 안타로 리그 4위 SSG를 울리며 이틀 연속 끝내기의 주인공이 됐다.

이틀 연속 끝내기, KBO 역대 5번째

19일 SSG전에서 조병현을 상대로 데뷔 첫 끝내기 홈런을 날린 뒤 눈물을 쏟았던 김웅빈이 다음날 또 타석에서 결정타를 만들어냈다. 20일 경기 9회말, SSG가 5-5 동점을 허용한 뒤 2사 1·2루 상황에서 마무리 조병현의 공을 좌중간으로 빼냈고, 2루 대주자 박수종이 홈까지 쇄도하며 끝내기 승리가 완성됐다.

이틀 연속 끝내기는 KBO 역대 5번째 기록으로, 문규현(2016), 박한이(2018), 주효상(2020), 오태곤(2025)에 이어 자신의 이름을 역사에 새겼다.

조병현 입장에서는 악몽 같은 이틀

조병현은 18일까지 15경기 평균자책점 1.10으로 리그 정상급 마무리 위용을 자랑했는데, 하필 최하위 키움의 10년 무명 선수에게 이틀 연속 결승타를 내줬다.

19일 끝내기 홈런에 이어 20일에도 사사구 2개로 1사 1·2루 위기를 자초한 뒤 최주환에게 동점 적시타, 그리고 김웅빈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했다. 이틀 사이 평균자책점이 1.10에서 2.60으로 치솟았다.

10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김웅빈의 커리어는 인내의 역사다. SK에서 지명을 받아 넥센으로 이적하며 '제2의 최정'이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1군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았다. 송성문이 샌디에이고로 포스팅으로 떠나며 3루수 자리가 공석이 됐고, 그제야 방출을 면해 2026시즌을 준비했다.

올 시즌 5월 13일 처음 1군에 콜업됐으니 사실상 올해가 마지막 기회에 가까운 시즌이었다. 본인도 "작년, 재작년까지는 아무리 남들보다 일찍 와서 연습해도 노력에 대한 보답이 나오지 않아 속상한 것도 많았다"고 털어놓을 만큼 긴 터널을 지나왔다.

들뜨지 않겠다는 각오

이틀 연속 끝내기라는 진기록을 세우고도 김웅빈은 침착했다. "아직 저는 주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1군에서 야구할 수 있는 것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오늘 결과로 자신감이 생길 수 있지만 다시 내려놓고 내일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자신을 믿어준 허문회 전 감독과 오윤 퓨처스 감독, 강병식 코치에게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10년을 버텨온 선수가 끝내기 두 방을 터트리고도 내일 루틴을 지키겠다고 말하는 장면이 이번 이야기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