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가람저축은행 ‘신용등급’ 적신호 켜진 이유

저축은행업권에 신용등급 강등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태광그룹 관계사인 예가람저축은행도 이러한 리스크에 직면하게 됐다 /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저축은행업권에 신용등급 강등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수익성 및 건전성 악화 여파로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내몰린 저축은행사가 늘고있어서다. 최근엔 태광그룹 관계사인 예가람저축은행도 이러한 리스크에 직면해 이목을 끌고 있다.

◇ 등급전망 ‘부정적’으로 하향조정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은 예가람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을 BBB+로 부여하면서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나신평 측은 “올해 상반기 대손비용 증가로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가운데, 충당금 적립 부담 지속으로 저조한 수익성이 지속될 전망인 점, 내수경기회복 지연, 부동산시장 위축 등의 영향으로 자산건전성 저하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고 밝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업황 난조 여파로 2022년부터 실적과 건전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98% 감소한 3억원에 그쳤다. 올해엔 상황이 더 나빠졌다. 올해 2분기 20억원의 순손실을 낸 데 이어, 2분기엔 1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예가람저축은행의 상반기 누적 순손실은 1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확대된 영향이다. 나신평 측은 “상반기 중 종전보다 강화된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 적용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부담이 늘고 보유사업장의 사업성 저하 등으로 부동산 관련 대출의 대손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 저하 폭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자산건전성 저하 추세도 지속되고 있다. 예가람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은 2022년말 이후 빠르게 저하되고 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2년 말 4.3%에서 지난해 말 7.5%까지 치솟았다. 올해 6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9%까지 상승했다. 연체율은 6월 말 기준 6.5%로 올라섰다. 이는 지난해 말(1.4%) 대비 5.1%p(퍼센트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나신평은 부동산PF 관련 기업대출 및 개인사업자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자산건전성 저하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신평 측은 “상반기의 경우 매각 및 제각 등으로 개인금융의 고정이하여신규모가 감소했지만 부동산 PF 및 브릿지론과 부동산 관련 중소기업 대출의 고정이하여신이 505억원 증가함에 따라 2023년말 대비 고정이하여신비율이 크게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며 “2023년말 대비 올해 6월말 개인대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6.4%에서 3.9%로 감소한 반면, 기업대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7.6%에서 16.8%로 대폭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 적자에 부동산PF 관련 대손 부담 지속

나신평에 따르면 예가람저축은행은 6월말 기준 브릿지론 1,725억원, PF대출 1,139억원 등 총 2,864억원(관련 충당금 286억원, 충당금 설정률 10.0%) 규모의 부동산PF 익스포져(위험노출액)를 보유하고 있다.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익스포져 비율은 154.0%로 업권 평균(2024년6월말 나이스 Coverage 평균 기준 85.3%) 대비 높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나신평은 당분간 수익성 및 자산건전성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관련 대출의 건전성 저하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수익성 및 건전성 관리에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예가람저축은행은 6월말 기준 총 2,864억원 규모의 부동산PF 익스포져(위험노출액)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픽사베이

나신평 측은 “수신 경쟁 양상이 완화되고 조달금리가 하향 안정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순이자 마진은 점진적으로 회복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저하된 가운데, 차주의 채무상환부담 누적에 따라 부실여신 관련 부담요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상반기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 적용 결과 ‘유의 및 부실우려’로 분류된 사업장에 대한 재구조화, 매각 및 상각 추진 과정에서 대손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자산건전성 저하 위험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나신평 측은 “브릿지론, 중후순위, 고LTV(Loan To Value) 등 고위험 익스포져를 빠르게 확대한 저축은행의 경우 부실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예가람저축은행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개발금융 비중이 업권 평균 대비 높은 수준으로 사업진행 상황과 연체율 지표 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예가람저축은행은 태광그룹의 금융 계열 관계사다. 예가람저축은행 주주는 고려저축은행(지분 65.3%), 대한화섬(22.16%), 흥국생명(12.54%)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고려저축은행의 최대주주는 태광그룹 오너인 이호진 전 회장으로, 지분 30.5%를 갖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총수 일가 및 특수관계법인이 보유 중이다.

올해 상반기 고려저축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은 나란히 대규모 적자 실적을 냈다. 고려저축은행의 상반기 누적 당기순손실은 135억원이다.

앞서 지난 6월 나신평은 고려저축은행의 수익성 및 재무안정성 저하 등을 이유로 기업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이번엔 고려저축은행의 자회사인 예가람저축은행에 대해서도 신용등급 전망을 낮췄다. 두 저축은행이 모두 크레딧 리스크에 직면한 가운데 과연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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