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초기업노조, 45일 만에 과반 지위 상실…‘성과급 격차’ 후폭풍

허인회 기자 2026. 6. 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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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5만8000명대로 급감…과반 기준 6만4000명 밑돌아
근로자 대표 독점권 상실…전삼노·동행노조로 연쇄 이동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5월20일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임금 협상을 마친 여명구 삼성전자 DS 피플팀장(왼쪽)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 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가운데)과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내 최초로 과반 노조 지위를 획득했던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가 한 달 반 만에 그 지위를 잃었다. 올해 임금·단체협상 잠정합의안이 도출된 이후, 사업부별로 극심하게 벌어진 성과급 격차에 실망한 조합원들의 대규모 이탈이 이어진 결과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기준 초기업노조의 조합원 수는 5만8270명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전체 임직원(지난해 말 기준 12만8881명)의 절반인 6만4440명에 6000명가량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지난 4월 중순, 조합원 7만6000여 명을 확보하며 고용노동부로부터 근로자 대표 지위를 인정받았던 초기업노조는 약 45일 만에 다시 독점적 교섭권을 내려놓게 됐다.

조합원 이탈의 직접적인 원인은 지난달 20일 타결된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에 따른 성과급 차등 지급이다. 해당 합의안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300조원을 달성할 경우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중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특별경영성과급(자사주)과 초과이익성과급(OPI)을 합쳐 1인당 평균 약 6억원을 받게 된다. 반면, 비반도체 부문인 디바이스경험(DX) 직원들의 몫은 약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에 그칠 전망이다.

DS 부문 내부에서도 불만이 감지된다. 적자가 예상되는 파운드리 및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사업부의 경우, 받을 수 있는 최대 성과급이 1억6000만원 선으로 메모리사업부와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합의안에 반대했던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탈퇴 러시'가 이어지며, 일주일 새 1만 명 이상이 노조를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된다.

초기업노조를 떠난 직원들은 제2·3 노조로 빠르게 이동 중이다. 지난달 20일 1만6000여 명 수준이었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이날 2만968명으로 늘어났고, 2600명대에 불과했던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은 2만1000명대로 급증했다.

과반 지위 상실로 초기업노조는 노동자 대표로서 노사협의회를 주도할 수 있었던 법적 권한을 잃게 됐다. 내년 교섭에서도 전삼노·동행노조와 창구를 단일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에 초기업노조는 향후 DS 부문과 DX 부문 집행부를 분리하는 '투트랙 교섭' 체제로 전환을 추진하고, 17일 위원장 재신임 투표를 통해 내부 수습에 나설 계획이다. 반면 전삼노와 동행노조는 DX 부문의 불만을 지렛대 삼아 사측에 대표이사 면담을 요구하고, 조합원 가입 독려를 통해 세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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