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살인해도 처벌 안 받는 촉법소년, 2년새 70%↑…2만명 돌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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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가 태블릿PC를 못 하게 했다는 이유였다.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분 대신 보호처분을 받는 촉법소년(10세 이상 14세 미만)과 형사처분을 받을 수 있는 범죄소년(14세 이상 19세 미만)이 2년 사이에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촉법소년뿐 아니라 14세 이상 19세 미만 범죄소년 숫자도 2021년 5만4067명에서 지난해 6만6500명으로 약 2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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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9세 범죄소년도 23%↑ …강간·추행 범죄 신고 2배 늘어
(서울=뉴스1) 이밝음 이기범 기자 = #. 지난해 3월 서울 용산구에서 12세 A군이 고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고모가 태블릿PC를 못 하게 했다는 이유였다.
#. 지난 5월엔 서울 동대문구에서 15세 B군이 꾸중을 듣고 화가 난다며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분 대신 보호처분을 받는 촉법소년(10세 이상 14세 미만)과 형사처분을 받을 수 있는 범죄소년(14세 이상 19세 미만)이 2년 사이에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증가세면 올해 촉법소년은 사상 처음으로 2만 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10대 소년범 특성에 맞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범죄 신고가 접수된 촉법소년 숫자는 2021년 1만1677명에서 지난해 1만9653명으로 약 70% 늘었다.
올해 8월 기준 촉법소년은 1만3841명으로, 이 추세를 유지하면 연말에는 처음으로 2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특히 촉법소년 상한선에 해당하는 13세가 꾸준히 전체 촉법소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13세 촉법소년은 2021년 6302명에서 지난해 9686명으로 53% 증가했다.
촉법소년뿐 아니라 14세 이상 19세 미만 범죄소년 숫자도 2021년 5만4067명에서 지난해 6만6500명으로 약 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범죄소년의 평균 재범률도 27.9%에 달한다. 범죄소년 10명 중 3명은 다시 범죄를 저지른 셈이다.
소년범 신고가 가장 많이 접수된 강력범죄는 강간·추행 범죄였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딥페이크 성착취물 등 디지털 성범죄 피의자 대부분이 10대인 점을 감안할 때 전체 소년범 성범죄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촉법소년의 강간·추행 범죄 신고는 최근 3년 동안 2배 가까이 늘었다.
촉법소년 강력범죄 중 강간·추행 범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57%(398명)에서 지난해 92%(760명)까지 증가했다. 강력범죄 신고 10건 중 9건은 강간·추행 범죄였던 셈이다.
범죄소년도 강력범죄 중 강간·추행 범죄 비중이 가장 컸다. 지난해 기준 범죄소년 강력범죄 신고의 83.6%(1597명)는 강간·추행 범죄였다. 강도 9.7%(187명)·방화 5.4%(104명)·살인 1.1%(7명)가 뒤를 이었다.
살인으로 신고가 접수된 범죄소년 숫자도 2021년 11명에서 지난해 21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박준태 의원은 "촉법소년임을 인식한 채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합당한 형사책임을 묻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소년범죄의 재범률 또한 증가하는 상황에서 교육을 통해 소년범의 재사회화를 돕는 균형 잡힌 접근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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