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는 ‘호박인절미’ 열풍…광주 명물 넘어 ‘관광 아이콘’ 부상

김석희 수습기자 2026. 3. 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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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강타 후 2주 넘게 열기 지속
매장 앞 대기 행렬·주문 폭주 여전
외지인 당일치기 광주 방문 지속
"단순 해프닝 아닌 관광 상품돼야"
'호박인절미'가 유행한 지 2주 여 일 지난  23일 광주 북구 창억떡 중흥본점에 전국에서 온 방문객들이 호박인절미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판영석 기자

광주광역시의 대표적인 향토 브랜드인 '창억떡'의 호박인절미 열풍이 2주 넘게 식지 않고 맹위를 떨치고 있다. 단순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의 유행을 넘어, 타지 관광객들을 광주로 직접 불러 모으는 어엿한 '관광 아이콘'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지난 23일 오후 3시께 찾은 광주 북구 창억떡 중흥본점 앞은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매장 안팎을 가득 채운 인파를 향해 떡집 직원이 "준비된 호박인절미는 방금 품절됐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큰 소리로 알리자, 이를 듣고 일부러 먼 거리를 달려온 손님들의 얼굴에는 짙은 아쉬움이 교차했다.

호박인절미가 유행의 물살을 탄 지 20일 가까이 됐음에도 본점과 동명점 등에는 여전히 떡을 찾는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매장 앞은 구매를 위해 늘어선 긴 대기 줄과 정차된 차량들로 가득했고, 심지어 떡을 한 번에 많이 확보하기 위해 구매를 마치자마자 다시 줄의 맨 뒤로 향하는 사람들의 진풍경도 심심치 않게 목격됐다.

매장 내부의 직원과 아르바이트생들은 전국에서 끊임없이 쏟아지는 택배 주문 전화를 소화하고, 눈 깜짝할 새 비워지는 매대를 다시 채우느라 연신 구슬땀을 훔치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번 대란의 진원지는 단연 SNS였다. 지난 5일 유튜버 '하말넘많'의 방문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호박인절미는 연일 구매 인증 게시물을 쏟아내게 만들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 검색창에 '#호박인절미'나 '#창억떡'을 입력하면 노란빛 떡의 단면을 클로즈업한 영상은 물론, 떡 상자 밖으로 흘러넘칠 듯 풍성한 카스텔라 고물을 숟가락으로 떠먹는 숏폼 영상까지 수백 개의 콘텐츠가 줄을 잇고 있다.

여기에 지난 14~15일 광주에서 열린 밴드 데이식스(DAY6)의 콘서트를 찾은 수많은 팬들이 지역 명물을 맛보기 위해 매장 앞으로 대거 몰려들면서 그 열기에 확실한 기름을 부었다.

전국구 디저트로 부상하면서 오직 떡을 사기 위해 광주를 찾는 외지인들의 발길도 여전하다. 서울에서 호박인절미를 구매하기 위해 당일치기로 광주 여행을 왔다는 김다혜(39) 씨는 "야구를 좋아해서 원래부터 광주의 창억떡을 알고 있었는데, 최근 SNS에서 유행하는 것을 보고 직접 구매하러 왔다"며 그 전국적인 위상을 증명했다.

대기 줄에는 가벼운 옷차림의 현지인들도 다수 섞여 있어, 이미 광주 지역 내에서 검증된 로컬 맛집임을 실감케 했다. 광주 시민들은 향토 브랜드의 전국적 흥행을 크게 반기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광주에 거주하는 임영연(23)씨는 "창억떡은 항상 냉동실에 한 팩 정도는 쟁여두는 음식이다. '두쫀쿠'나 버터떡처럼 신기한 메뉴는 아니지만, 기본에 충실한 맛이기 때문에 인기를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광주가 맛의 고장임에도 딱히 내세울 유명 음식이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호박인절미 하나 때문에 타지 사람들이 여행을 온다는 게 광주 시민으로서 무척 긍정적이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지역 대학생 강누리(19)씨 역시 "2주 전에도 왔었는데 그때보다 지금 사람들이 훨씬 많이 줄 서 있는 것을 보고 인기를 제대로 체감했다. 광주에 거주하지만 이번 SNS 유행을 통해 창억떡을 처음 알게 됐다"며 "기아 타이거즈 야구 원정경기를 오면서 떡집까지 들르는 등 창억떡 유행을 계기로 침체된 지역 상권도 함께 살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새롭고 자극적인 맛에만 치중한 최근의 디저트 트렌드와 달리, 창억떡의 호박인절미는 대중에게 친근한 맛으로 전 연령층에서 수요가 꾸준하다는 강력한 장점이 있다.

지역 상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호박인절미 열풍을 단순히 우연히 일어난 일회성 해프닝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전국적인 인지도와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수요를 확인한 만큼, 이제는 지자체 차원에서 이를 공식적인 지역 관광 상품으로 적극 활성화하여 침체된 지역 상권과 경제를 살리는 확실한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