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가 대형 화물차로 인해 무법천지가 되고 있다. 야간에만 잠깐 세워두는 수준이 아니다. 평일 낮에도 초등학교 앞 도로, 고등학교 인근, 심지어 시내버스 정류장까지 화물차가 차로를 가로막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은 화물차에 가려 정류장에 접근하는 버스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고, 결국 차도로 내려서야 정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이 과정에서 뒤따르던 차량이 갑작스레 멈추면서 사고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운전자들의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구지자체는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현장은 별다른 변화 없이 불법 주차가 이어지고 있다. 단속은 진행되고 있지만, 실질적인 해결책 없이 반복되는 경고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반복되는 단속에도
줄지 않는 불법주차
대구 전역에서 불법 주정차 된 화물차를 목격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출근 시간대 국우터널 인근 갓길은 물론, 운암초등학교 주변 도로는 사실상 화물차 차고지로 변했다. 심지어 주차금지 시간임에도 아랑곳없이 우회전 차로와 버스정류장까지 점령했다. 시민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도로로 내려와야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학교 주변은 어린이 보호구역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안전은 뒷전이다.
대구시는 작년부터 불법 밤샘 주차 민원이 집중된 12개 구역을 대상으로 단속을 해 왔다. 남산동, 율하동, 달서천 복개도로, 범물동, 구암교 일대 등 주요 도로에서 계도와 행정처분을 병행했지만, 실효성은 미미하다. 지난해 적발된 불법 밤샘 주차만 해도 1,670건에 달하지만, 현장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단속이 무의미해지는 구조적 한계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공용 차고지의 수용력 부족도 심각한 문제다. 현재 운영 중인 공용 차고지는 신서동과 금호동 두 곳으로, 각각 192면과 305면에 불과하다. 대구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달성군과 북구에 추가로 총 1,000면 이상 규모의 공용 차고지를 조성 중이지만, 등록된 화물차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넘쳐나는 화물차
주차 공간은 부족해
대구시에 등록된 화물차는 지난 3월 기준 2만 812대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는 서류상 수치에 불과하다. 실제로는 경북 등 인근 지역에서 유입된 차량을 포함해 5만 대 가까운 화물차가 대구에서 운행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차량 수에 비해 공용차고지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며, 사설 주차장 역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차량 등록 시 차고지를 확보해야 하는 ‘차고지 증명제’ 역시 제도로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류상으로는 존재하는 차고지가 실제로는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거나, 도심에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외곽인 경우도 허다하다. 전국을 누비는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실질적인 주차 공간을 확보하라는 요구는 현실을 무시한 행정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구시는 유휴 부지를 활용해 심야 시간대 임시 주차 공간을 확보하는 타지역 사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행정의 유연성이 아니라 주차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이다. 시민들의 불편과 안전을 담보로 한 임시방편은 더 이상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화물 운송 시스템의 필수 인프라가 무너진 상황에서 이제는 단속을 넘어서는 실질적인 교통 정책의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