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료 무료, 2시간 둘러보는데 지루할 틈이 없어요" 부모님도 만족한 힐링 명소

“바다보다 깊은 이야기가 있는 골목”
묵호의 삶이 캔버스가 된 언덕

묵호항 전경/출처:동해여행 홈페이지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시, 묵호항을 굽어보는 가파른 언덕배기에는 바다보다 더 깊은 이야기를 품은 골목이 있습니다. 오징어와 명태가 풍년이던 시절, 어부들의 젖은 장화가 질퍽한 길을 만들었다 하여 이름 붙여진 ‘논골담길’입니다.

2010년 어르신들의 기억을 담벼락에 옮기며 시작된 이 벽화 마을은 최근 지방소멸대응기금 등 총 4억 9,000만 원을 투입해 대대적인 새 단장을 마쳤습니다.

빛바랬던 어부의 미소와 만선의 꿈이 116점의 벽화로 다시 태어나, 이제 막 도착한 3월의 바닷바람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묵호항 80년의 시간이 그림이 되어 말을 거는 그 특별한 언덕길을 따라가 봅니다.

80년 묵호항의 생활사가 담긴 4개의 길

논골담길은 단순히 예쁜 그림이 그려진 마을이 아니라, 묵호 사람들의 땀과 눈물이 서린 거대한 야외 전시장입니다.

논골담길 /출처:한국관광공사

논골 1길부터 등대오름길까지: 논골 1·2·3길과 등대오름길로 구성된 4개 구간에는 묵호항의 번영과 쇠락, 그리고 삶의 애환이 녹아 있습니다. 장화를 신은 채 수산물을 짊어 나르던 어부, 생선 좌판을 벌인 아낙의 투박한 모습이 벽화 하나하나에 생생하게 살아 숨 쉽니다.

이야기 담(譚)이 머무는 담장: 기획자 김정호 작가가 이름 붙인 '논골담길'은 집의 담장(墻)인 동시에 사람들의 이야기(譚)를 담아낸다는 중의적 의미를 지닙니다. 골목을 걷는 것은 곧 묵호의 80년 역사를 읽어 내려가는 것과 같습니다.

4억 9천만 원의 예산으로 피어난
선명한 색채

2024년부터 시작된 전 구간 리뉴얼 사업이 2025년 논골 1길을 끝으로 모두 완료되었습니다.

논골담길 벽화 /출처:동해여행 홈페이지

원색의 생동감 회복: 세월에 바래 무채색에 가까웠던 벽화들이 지방소멸대응기금 지원을 통해 선명한 색을 되찾았습니다. 새롭게 채색된 116개의 벽화는 골목 전체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방문객들에게 묵호 어촌만의 독특한 활기를 고스란히 전달합니다.

무료로 즐기는 갤러리: 수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대규모 정비 사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논골담길은 여전히 별도의 입장료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탐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운영됩니다.

묵호등대에서 바람의 언덕까지
이어지는 코스

논골담길의 여정은 묵호의 상징인 하얀 등대에서 시작하여 탁 트인 전망대에서 완성됩니다.

도깨비골 스카이밸리 전경 /출처:한국관광공사

묵호등대와 스카이밸리: 1963년 건립된 묵호등대는 논골담길의 기점입니다. 인근 도째비골 스카이밸리와 해랑전망대를 연계하면 스릴 넘치는 액티비티와 고즈넉한 벽화 산책을 한 번에 즐길 수 있습니다.

바람의 언덕 전망대: 골목의 끝, 바람의 언덕에 올라서면 묵호항 전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벽화 속 어부들이 바라보던 그 바다를 직접 마주하며 느끼는 여운은 화려한 관광지에서는 만날 수 없는 묵직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논골담길 방문 및 가이드

논골담길 벽화거리 /출처:한국관광공사

위치: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시 일출로 97 (묵호진동)
이용 시간: 상시 개방 (단, 주민들이 거주하는 공간이므로 일몰 전 방문 권장)
입장료: 무료

코스 안내: 묵호등대 → 논골 1, 2, 3길 → 바람의 언덕 (전 구간 도보 약 2시간 소요)
방문 팁: 언덕길이 가파르고 계단이 많으므로 편안한 운동화 착용이 필수입니다.

리뉴얼이 완료되어 벽화의 색감이 매우 선명하니 맑은 날 방문하여 멋진 사진을 남겨보세요.

탐방 후 언덕 아래 묵호항 활어판매센터에서 싱싱한 회를 즐기거나 동쪽바다중앙시장을 구경하는 코스를 추천합니다.
문의: 동해문화원 (033-531-2228)

논골담길 논골담 전망대 /출처:한국관광공사

동해 논골담길은 우리에게 '기억의 가치'를 이야기합니다. 비린내 나는 장화를 신고 가파른 언덕을 오르내리던 어부들의 고단한 일상은, 이제 화려한 벽화가 되어 여행자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넵니다.

이번 주말, 전 구간 새 단장을 마친 묵호의 골목길을 천천히 걸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담장 위에 새겨진 어부들의 정직한 표정과 시원한 바닷바람을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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