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는 데 월 70만원이 대수냐…한국 선보인 ‘꿈의 비만약’ 예약 폭주에 그림의 떡
‘꿈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한국에 출시된 15일 일선 병·의원에서는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위고비 제약사의 한국지사인 노보노디스크코리아가 의료기관당 구매물량을 제한하면서 병·의원들이 앞다퉈 초도물량 확보전에 뛰어들었지만 첫 날 유통된 물량은 극히 적었다. 비만클리닉을 비롯한 주요 병의원에는 언제 위고비를 처방받을 수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서울 강남의 한 내과의원은 “위고비는 이달 20일 이후 입고된다”며 “제약사 측에서 1차 물량은 매우 소량만 공급하고 있어서 미리 사전 예약한 사람들부터 순차적으로 연락이 갈 것”이라고 안내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위고비 주문 접수를 시작한 의약품 중간 유통업체 쥴릭파마코리아의 홈페이지는 접속이 몰리면서 오전 10시 30분께 잠시 운영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고비는 2021년 미국에서 처음 출시됐을 때에도 뜨거운 인기에 품귀 현상이 벌어진 바 있다.
위고비는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살 수 있다. 내과나 가정의학과를 방문해 진료 후 처방전을 발급받으면 구입할 수 있지만,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위고비는 초기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와 BMI27~30이면서 고혈압 등 동반질환이 1개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만 처방받을 수 있다.
실제 병의원과 약국에서 본격적으로 위고비를 처방받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품귀현상을 겪었던 만큼 국내 공급 물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의약품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위고비는 일단 국내로 들어오면 1차 유통사인 쥴릭파마를 거쳐 2~3차 유통업체들이 물량을 확보하고 병의원과 약국으로 공급되는 구조”라며 “유통 구조 등을 고려할 때 주문 접수 시작 이후 이틀 정도가 지나야 본격적으로 현장에서 위고비를 처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의 한 병원 관계자는 “의약품의 공급 가격이 공개되는 일은 이례적”이라며 “유통비나 진료비 등이 포함되지 않은 공급가격이 노출된 탓에 환자들이 실제 지불해야 하는 비용에 반감을 드러낼 수 있다”며 우려했다. 비용 전액이 환자 부담이다 보니 많은 병원들이 얼마를 책정할 지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환자들이 내야 하는 소비자 가격은 70만원 이상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높은 관심만큼이나 무분별한 사용을 경계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다이어트 등 미용 목적으로 관심도가 높기 때문이다. 식약처도 위고비에 대해 “비만에 해당되는 환자의 경우에만 의료 전문가 처방에 따라 허가된 용법대로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약처가 글로벌 신약의 국내 출시 전에 신중한 처방을 당부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위고비 제약사인 노보노디스크 측도 ‘치료 개념’으로 접근할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한국에서 위고비의 미용 목적이 지나치게 부각되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다.
병·의원계에 따르면 위고비 출시를 앞두고 최근 노보노디스크 메디컬팀이 서울의 한 내과의원을 찾아 글루카곤 유사펩타이드(GLP-1) 사용 경험과 사용경향 예측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노보노디스크 메디컬팀은 이 자리에서 “위고비는 언뜻 들으면 일주일에 한 번만 맞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기적의 신약 같은 느낌을 주지만 다이어트 최대용량까지 올라가는데 넉 달이나 걸리는 인내심과 의지가 필요한 약이기도 하다”며 올바른 사용법을 잘 알려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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