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닉 케이블 조합으로, 음악의 인상 자체를 바꾸다
Allnic
ZL Technology Mu-7R MK2 Series
지난 2016년 대한민국 진공관 앰프 메이커 올닉(Allnic)은 Mu-7R XLR 인터 케이블을 선보였다. 앞서 한 해 전 ZL-3000 스피커 케이블과 파워 케이블을 내놓으며 ‘케이블 제작 겸업'을 선언했던 올닉이었다. Mu-7R XLR은 무엇보다 실드에 전자기장 차폐율이 98%에 달하는 뮤 메탈(Mu-metal)을 쓴 점이 남달랐다. 당시 이 케이블을 리뷰하며 S/N비와 이미지/무대 메이킹 솜씨에 깜짝 놀란 기억이 새롭다. Mu-7R은 이후 RCA, 디지털, 포노 케이블로 라인업을 넓혀갔다.
그리고 2024년 9월 Mu-7R MK2 버전이 나왔다. 지난 7월에 ZL-3000 MK2 스피커 케이블과 파워 케이블이 나왔던 터라, Mu-7R도 ‘마크2’가 나오리라 짐작은 했었지만, 이렇게 빨리 나올 줄은 몰랐다. 라인업은 XLR/RCA 인터 케이블, 동축과 AES/EBU 디지털 케이블, 포노 케이블로 짜였다. 포노 케이블의 경우 RCA-RCA 단자, DIN-RCA 단자, 2종이 마련됐다. 필자 시청실에 도착한 이들 면면을 보니 피복 색깔부터 단자까지 외관 자체가 전작과 큰 차이를 보인다.
Mu-7R MK2는 기본적으로 선재에 무산소 동선, 실드에 그물 모양의 편조 뮤 메탈을 쓰고, 여기에 올닉의 자랑인 ZL(Zero-Loss) 테크놀로지를 투입했다. 뮤 메탈은 니켈 계열 합금(니켈 80%, 철 12-15%, 몰리브덴 5%)으로, 1923년 영국 텔레그라프 컨스트럭션 사가 대서양 해저통신 케이블에 끼는 전자기장 노이즈를 줄이기 위해 개발했다. 완벽에 가까운 전자기장 차폐 성능으로 지금도 MRI 장비나 전자 현미경 등에 사용된다.
Mu-7R MK2는 또한 ZL 테크놀로지를 통해 선재 저항, 접촉 저항, 연결 저항을 낮췄다. 특히 케이블 단자와 기기 단자 사이에서 이뤄지는 접촉 저항을 낮추는 것에 신경을 썼는데, 이는 접촉 저항이 높으면(헐겁게 접촉이 되면), 신호 전달 자체가 제대로 될 수 없기 때문. 탄성이 동 계열에선 최고인 베릴륨 동을 일일이 깎아 단자를 만들었고, 수놈 플러그 핀 끝은 열십자 모양으로 약간 벌려 기기 소켓에 삽입되면, 좀처럼 빠지기 힘들게 만들었다. 올닉 표현을 빌리자면 ‘백년이 지나도 안 풀어진다’.
단자와 선재는 1000도 이상의 초 고온 열 용접으로 융합, 사실상 하나의 개체로 만들어 연결 저항을 없앴다. 케이블의 내부 저항이 18배가량 치솟는 일반 납땜의 태생적 한계를 아예 처음부터 뛰어넘은 것. 온도가 조금만 더 높거나 시간이 조금만 더 길어도 선재가 녹아내리는 난제는 컴퓨터로 정밀 제어되는 특수 용접기를 통해 해결했다. 선재의 경우 너무 가늘면 저음에, 너무 두꺼우면 고음에 문제가 생기는데, 이 같은 선재 저항은 최적의 선재 두께를 통해 극복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RCA-RCA 포노 케이블과 RCA 인터 케이블을 필자 시스템에 투입했다. 인터 케이블은 올닉 H-5500 포노 앰프와 패스 XP-12 프리앰프 사이에 투입. 케이블 피복을 눌러보면 성긴 맛이 전혀 없고, 마감도 훨씬 고급스러워졌다. 특히 기기 소켓이나 잭과 Mu-7R MK2 단자 사이에서 이뤄지는 체결력이 장난이 아니다. 리드미컬하게 들어가서는 꼼짝도 안 한다. DIN-RCA 포노 케이블의 스플리터 완성도도 상당하다.
첫 곡으로 다니엘 호프의 맥스 리히터 비발디 사계 LP 중 여름 3악장을 들어보면 Mu-7R MK2 투입 후 음에 강단이 생기고 해상력이 급상승한다. 동일한 시스템에 동일한 LP인가 싶다. 바이올린이 더 선명한 이미지로 다가오는 모습이 색 번짐이 사라진 4K 화면을 보는 것 같다. 평소 아날로그 소스기기 쪽의 케이블 레벨이 조금 약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더 이상 가만히 있으면 안 될 듯싶다. 무엇보다 배경 노이즈가 사라지고, 무대 앞이 투명해져서 음악 듣는 맛이 더 살아났다.
에바 캐시디가 부른 ‘Fields of Gold’를 45회전 LP로 들어보면, 처음 곡 시작부터 디테일 표현 수준이 다르다. 기존 포노 케이블과 인터 케이블 때는 에바 캐시디의 입만 보였고, 지금은 거의 전신이 보인다. 소스기기 쪽에 흐르는 아주 약한 신호들이 전자파 노이즈나 전자기장 간섭에서 벗어난 덕이 크다.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어지고, 무대가 커진 것도 기분 좋은 변화. 디지털 음원에 비유하면, 그냥 음원 자체를 고해상도로 바꾼 것 같다. 음 하나하나가 또박또박 잘 들린다.
폴 챔버스의 <Bass on Top> LP 중 ‘You'd Be So Nice To Come Home To’는 뒤로 확 들어간 무대의 뎁스에 깜짝 놀랐다. 드럼 심벌이 기존 케이블 때에 비해 최소 두 발자국은 더 뒤에 자리 잡았다. 여기에 피아노의 여린 약음 표현까지 좋아진 것을 보면, Mu-7R MK2의 뮤 메탈 차폐 효과나 선재·접촉·연결 저항을 낮춘 효과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역시 인터 케이블은 노이즈와의 싸움이자, 커패시턴스와 임피던스의 밸런스 맞추기 작업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포노 케이블과 RCA 인터 케이블만큼은 Mu-7R MK2로 바꿔야겠다. 적극 추천 드린다. 글 | 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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