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예상 깨고 즉각 반응…'김여정 담화' 숨은 의도는 [김다빈의 외교 빈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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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대북 무인기 사건 유감 표명에 대해 북한이 당일 즉각 반응을 내놓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이 최근 '적대적 두 국가' 기조 아래 남측의 접촉 자체를 차단해온 점을 감안하면, 한국 대통령 발언에 곧바로 담화로 응답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7일 북한학계에 따르면 당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이재명 대통령의 유감 표명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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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여정, 당일 담화 통해 입장 밝혀
전문가들 "대화 차단·공격 명분 목적"

이재명 대통령의 대북 무인기 사건 유감 표명에 대해 북한이 당일 즉각 반응을 내놓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이 최근 '적대적 두 국가' 기조 아래 남측의 접촉 자체를 차단해온 점을 감안하면, 한국 대통령 발언에 곧바로 담화로 응답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 北, 무반응 전망 깨고 당일 담화
7일 북한학계에 따르면 당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이재명 대통령의 유감 표명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북한이 9차 당대회와 최고인민회의 등을 통해 '한국과 상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만큼 침묵으로 일관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같은 날 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 명의 담화를 통해 즉각 입장을 밝혔다.
김여정은 전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이 대통령을 향해 "우리 국가수반은 이를 솔직하고 대범한 사람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이 직접 유감의 뜻을 표하고 재발방지조치를 언급한 것은 대단히 다행스럽고 스스로를 위한 현명한 처사"라고 평가했다.
다만 담화의 무게중심은 유화보다는 경고에 실려 있다는 분석이다. 김여정은 한국을 향해 "그 어떤 접촉 시도도 단념해야 할 것"이라며 남북 대화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또 "도발사건이 재발될 때에는 이미 경고한 바와 같이 감당하기 어려운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다시금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신속한 반응의 배경에는 사안의 민감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무인기 문제는 북한 입장에서 단순 군사 사안을 넘어 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중대 사안"이라며 "이 때문에 북한이 예외적으로 즉각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속내는 긴장 유지·향후 무력 사용 정당성 확보
전문가들은 이번 담화의 1차 목적을 '대화의 선제적 차단'으로 보고 있다. 유감 표명을 계기로 관계 완화 흐름이 형성될 수 있다는 기대를 사전에 차단하고, 이를 남북 대화 복원의 계기로 연결하려는 시도를 봉쇄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두 번째는 향후 대응의 정당성 확보다. 북한이 향후 유사 사건 발생 시 강경 대응의 근거를 미리 확보했다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담화는 재발 방지의 구속력을 확보하고 향후 대응 명분을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접촉 단념을 요구함으로써 긴장 구도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냈다"고 말했다.
담화에서 김정은을 인용한 방식도 주목된다. 북한은 통상 최고지도자를 언급할 때 '경애하는' 등 존칭을 사용하지만, 이번에는 "우리 국가수반"이라는 평이한 표현이 사용됐다. 박 교수는 "이번 담화는 밤에 급하게 나온 만큼 외무성 등에서 다듬은 문장이 아니라 김정은의 발언을 김여정이 거의 그대로 받아 적은 형태일 가능성이 크다"며 "최고지도자의 의중이 직접 반영된 메시지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반응 자체를 북한의 대남 관심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반나절 만에 북한이 응답했다는 것은 '적대적 두 국가' 노선 이후에도 대남 무시가 아니라 일정한 관심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전날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비록 우리 정부의 의도는 아니지만 일부의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동으로 불필요한 군사 긴장이 유발된 데 대해 북측에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무인기 사건으로 이 대통령이 북측에 명시적으로 유감을 나타낸 건 처음이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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