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세 달째 "내수 회복 지연에 경기 개선 제약" 지적
건설 경기 위축에 여전한 내수부진이 경제 발목 잡아
'중동 분쟁 격화로 대외 불확실성 확대' 경고도
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가 최근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으나,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헤즈볼라를 넘어 이란과의 무력 충돌로 번진 데 대해 "중동지역의 분쟁이 격화되면서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KDI는 10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10월호'에서 "ICT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제조업생산이 일시적 조정에서 벗어나며 회복세를 지속"한다면서도 "상품소비가 미약한 흐름을 지속한 가운데 건설투자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내수 회복은 지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가 매월 발표하는 경제동향에서 '내수가 경기 개선을 제약한다'는 표현은 세 달 연속 사용 중이다. 앞서 '내수 회복세는 가시화되지 못해 경기 개선세가 다소 미약하다'는 수준의 표현보다 한층 수위를 높이며 내수 회복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9월 경제동향(그린북)'에서 내수 상황에 대해 "부문별 속도차"가 있을 뿐 "완만한 회복 조짐"을 보인다며 "경기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한 것과는 여전히 온도 차가 있는 지적이다.
구체적으로 따져보면 KDI는 지난 8월 전산업생산(2.3%→1.1%)은 건설업 위축으로 증가폭이 전월 2.3%에서 1.1%로 축소됐지만, 계절조정 전월대비로는 1.2%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생산설비 정비·임금 협상 등에 따른 자동차 생산 차질이 완화되면서 제조업이 전월의 일시적 조정에서 벗어나 회복 흐름을 유지한 덕분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제조업 평균가동률(71.1%→74.3%), 재고율(115.1%→110.5%), 출하(1.5%→2.6%) 모두 개선됐다.
그 결과 광공업 생산은 전월 5.2%에 이어 3.3%의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계절조정 전월대비로는 4.1% 증가해 전월(-3.9%)의 부진을 만회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높은 증가세를 지키고 있는 ICT 품목(42.2%→40.8%)을 중심으로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간 덕분이다. 지난 9월 수출은 7.5% 증가를 기록하면서 조업일수가 소폭 감소(-0.5일→-1일)한 탓에 전월(11.2%)보다 증가폭은 축소됐지만, 일평균 기준으로는 전월(13.6%)과 유사한 12.9% 증가를 기록했다.
반면 건설경기가 부진하면서 8월 건설업생산은 -9.0%를 기록해 전월(-5.2%)보다 감소폭이 더 확대됐다.
이미 지은 건설기성(불변)은 전월(-5.2%)보다 감소폭이 확대된 -9.0%의 증가율을 기록했는데, 계절조종 전월대비로는 지난 5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이는 누적된 수주 부진으로 건축부문의 감소폭이 확대(-8.6%→-12.4%)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KDI는 "선행지수의 부진이 완화되고는 있으나, 2023년 이후 누적된 건설수주 감소가 시차를 두고 파급되며 당분간 건설투자의 위축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서비스소비에서는 전월 3.3% 감소했던 숙박·음식점업이 보합을 기록하는 등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고금리 기조 속에 상품소비는 대부분 품목에서 감소세를 기록했다. 승용차(-4.1%), 가전제품(-4.4%), 통신기기 및 컴퓨터(-14.1%), 의복(-3.5%) 등이 줄줄이 감소하면서 전월 -2.2%에 이어 다시 1.3% 감소한 것이다.
또 9월 소비자심리지수도 전월(100.8)보다 소폭 낮은 100.0에 머물러 향후에도 소비가 미약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우려됐다.
설비투자의 경우 비교대상인 지난해 8월 14.3%나 감소했던 기저효과와 함께 변동성이 높은 항공기 등 운송장비가 31.3%나 증가하며 7.8%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변동성이 낮은 기계류는 0.5%의 저조한 증가율을 보여 계절조정 전월대비로는 설비투자가 1.0% 감소해 전월(-1.2%)에 이어 두 달 연속 뒷걸음질 쳤다. 또 운송장비수주가 전월 62.2%에서 4.5%로 크게 줄고 운송장비 수입액도 감소세로 전환해 운송장비 증가세가 조정될 가능성도 엿보였다.
한편 기저효과와 두바이유가격 하락으로 9월 석유류 가격이 전월 0.1%에서 -7.6%로 크게 떨어지면서 소비자물가 증가율도 전월(2.0%)에 이어 상승세가 빠르게 둔화된 1.6%에 그쳤다.
하지만 KDI는 "최근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갈등 격화로 국제유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배럴당 73.5달러에 그쳤지만, 지난 7일 기준으로는 78.1달러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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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민재 기자 t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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