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된장 맛이 나는 포수라니. 김경문 감독의 표현치고는 꽤 독특하다. 그런데 3경기 4홈런을 보고 나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묵직하고 듬직하면서 감칠맛까지 난다는 것이다. 한화 포수 허인서가 삼성과의 주말 3연전에서 연일 터지는 홈런으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3경기에서 4홈런

1일 삼성전에서 스리런 홈런으로 시즌 3호를 신고한 허인서는 2일에도 3안타 1홈런으로 펄펄 날았다. 3일에는 5회 솔로홈런, 7회 솔로홈런으로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데뷔 첫 연타석 홈런이자 시즌 6호였다.

5회 홈런은 후라도의 투심을 오른쪽 담장 너머로, 7회 홈런은 이승현의 직구를 좌중간으로 밀어치는 정반대 방향의 홈런이었다. 밀고 당기고 자유자재라는 표현이 딱 맞는 장면이었다. 3경기 통산 성적은 타율 0.245, 홈런 6개, OPS 0.951로 올 시즌 리그 홈런 공동 5위다.
김경문 감독이 수비를 더 칭찬했다

흥미로운 건 김경문 감독이 허인서의 연일 터지는 홈런보다 수비를 더 높이 평가했다는 점이다. 감독은 3일 경기 전 "이틀 연속 홈런 치고 공격에서 잘한 부분이 있지만, 저는 수비를 더 잘하는 것을 칭찬해 주고 싶다"고 했다.

2일 경기에서 문동주가 어깨 부상으로 ⅔이닝 만에 강판되는 돌발 상황이 벌어졌을 때 허인서가 흔들리지 않고 8명의 투수를 리드하며 13-3 대승을 이끌어낸 것이 특히 인상적이었다는 것이다. 감독은 "허인서의 장점은 묵묵하게, 된장 맛이 난다. 듬직한 포수"라고 표현했다.
2003년생, 아직 배울 게 많다고 했지만

허인서는 순천북초-여수중-효천고를 거쳐 2022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2003년생이다. 고교 시절부터 초고교급 포수로 이름을 날렸고, 당시 포수 최대어로 꼽혔다.

2025년까지 1군과 2군을 오가며 경험을 쌓았고, 올 시즌부터 선발 출전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감독은 "아직 배울 게 많다. 포수는 경험을 많이 해야 좋은 포수가 된다"고 했지만, 지금 허인서가 보여주는 공수 양면의 활약은 경험 부족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당당하다.
아쉬운 건 3일 경기의 결말이다. 허인서의 연타석 홈런 덕분에 6-4 리드를 잡았지만 7회부터 등판한 쿠싱이 9회말 디아즈에게 끝내기 스리런을 맞으며 6-7 역전패를 당했다. 허인서가 4홈런을 때려내도 팀이 지는 날, 한화의 현실이 고스란히 담긴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