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공격하는 건 경력 아닌 ‘신입’···“활용 기업, 신입 채용 40% 감소”
AI 채택 기업, 신입 인원 급감·경력 되레 급증
국내도 ‘청년 고용·임금 축소’ 실증 연구결과
AI 확산 따른 청년 일자리 정책 재검토 필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미국 노동시장에서 청년 일자리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실증 연구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AI가 신입 직원들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셈이다. 국내에서도 AI가 청년 일자리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있었던 만큼 AI 확산에 따른 청년층 일자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박사과정생인 세예드 호세이니·가이 리히팅거는 지난달 31일 공개한 ‘근속연차 편향적 기술 변화로서의 생성형 AI’ 논문에서 “생성형 AI를 채택한 기업에서 신입 고용은 급격히 감소한 반면 경력 고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2015년부터 올해 3월까지 28만5000개 기업, 6200만명의 이력서·채용공고 데이터를 활용해 기업 내 경력별 고용 동향을 분석했다. 이들 표본기업 중 3.7%(1만599개)가 생성형 AI를 도입했다.
분석 결과, 2023년 1분기부터 AI 채택 기업의 신입 인원은 빠르게 줄었으며 6개 분기 후에는 미채택 기업과 비교해 약 7.7% 감소했다. 반대로 경력 고용은 2015년 이후 AI 채택 기업에서 더 빠르게 늘었으며 2022년 이후에도 이어졌다. 특히 도·소매업에서는 AI 채택 기업의 신입 채용이 2023년 1분기 이후 미채택 기업보다 약 40%(분기 평균) 적었다.
연구진은 “AI는 신입이 맡는 업무를 줄이고, 기업 내부 경력 사다리의 아래쪽 계단을 좁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에서도 유사한 분석이 나왔다. 에릭 브린욜프슨 스탠퍼드대 교수 등은 2021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미 최대 급여처리회사인 ADP의 데이터를 분석해 ‘탄광 속의 카나리아? AI가 고용에 미친 최근 효과에 관한 여섯 가지 사실’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를 보면, 소프트웨어 개발·고객 지원 등 AI 노출도가 높은 직종에서 22~25세 고용이 AI 노출도가 낮은 직종보다 약 13% 감소했다. 특히 2022년 10월을 정점으로 그 이후엔 20대 초반 신규 채용이 급감했다. 2022년 하반기는 챗GPT 출시 등 생성형 AI가 빠르게 확산된 시기였다. 이때 이후로 같은 직종 내에서 더 많은 경력이 있는 노동자나 AI 노출도가 낮은 직종 노동자 고용은 안정적이거나 계속 늘었다.
국내에서도 AI 기술 도입이 주로 청년 일자리를 줄인다는 연구가 있었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지난해 3월 한국은행·KDI가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서 “실증분석 결과 2017~2022년 사이에 발생한 AI 영향률의 확대가 유독 청년층 고용 혹은 임금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이어졌다”며 “AI 시대에 필요한 청년 일자리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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