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 공간 구성 이룬 뷰 맛집 양평 ‘ㄱ’자 주택

HOUSE STORY

건축주는 은퇴 후에 지낼 보금자리를 미리 준비해 뒀다. 이전에 잠시나마 경험했던 기억을 되살려 불편했던 점과 보완해야 할 점들을 충분히 반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와 더불어 뷰를 적극 살리는 것도 이번 계획의 포인트였다.

글 사진 남두진 기자│자료 로드하우징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양평군
지역/지구 자연환경보전지역
용도 단독주택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460㎡(139.15평)
건축면적 110.09㎡(33.30평)
연면적 150.06㎡(45.39평)
1층 110.09㎡(33.30평)
2층 39.97㎡(12.09평)
건폐율 21.17%
용적률 32.62%
설계기간 2023년 2월 ~ 5월
시공기간 2023년 7월 ~ 10월

디자인 이대영
시공 로드하우징
1577-1614 www.roadhousing.co.kr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세라믹기와
외벽 - 세라믹사이딩, 현무암
내부마감
천장 - 실크벽지
내벽 - 실크벽지
바닥 - 타일, 강마루
단열재
지붕 - 프라임셀 단열재
외벽 - 프라임셀 단열재
내벽 - 글라스울 R19
창호 독일식 시스템창호
현관문 커널시스텍
위생기구 비반트, 하나바스

복잡한 빌딩숲을 겨우 벗어나 한강변을 따라 달리다 보니 머리가 개운해졌다. 갓길에서 차가 튀어나오거나 갑자기 끼어들지는 않을까 놓을 수 없던 긴장이 트인 하늘에 조금은 사라진 듯했다. 금세 여유를 찾은 마음에 이래서 전원생활을 꿈꾸는구나 하고 모든 건축주들을 문득 이해할 수 있었다.
한강변을 달린 지 얼마 되지 않아 한창 주택이 하나둘 들어서고 있던 단지로 진입했다. 단지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취재의 목적지에 다다르니 마침 담장을 정돈하던 건축주가 환하게 맞이했다. 현관을 지나 안내받은 주방의 아일랜드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거실 통창 너머로 트인 뷰가 눈에 들어왔다. 이내 고소하게 퍼지는 원두의 향 덕분에 머릿속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현관에 바로 진입하기보다 포치라는 공간 완충을 거치면 편안하게 실내로 들어설 수 있다.
중문을 마련해 다시 한 번 외부와 실내의 공간 완충을 이뤘다.
중문을 마련해 다시 한 번 외부와 실내의 공간 완충을 이뤘다.
주방은 아일랜드 싱크대를 마련해 조리 동선 효율을 높이면서 동시에 복도의 경계로 기능한다.
주방과 일체화한 거실은 트인 시야가 시원하다.
주방과 일체화한 거실은 트인 시야가 시원하다.
박공지붕을 살린 천장과 천창으로 들어오는 채광 덕분에 공간이 쾌적하다.

이전 경험 반영하고 뷰 적극 살려 지은 집
이번 주택은 건축주가 2~3년 후 은퇴하고 나서 지낼 공간이었다. 건축주는 어릴 때 서울의 강서 쪽에 살았는데 지금이야 다양한 인프라가 조성된 어엿한 도심지지만 당시만 해도 시골과 다름없었다고. 어린 시절 좋았던 기억을 이번 집짓기로 되살린 셈이다.
“사실 이 집을 짓기 전 춘천 쪽에서 3~4년 정도 별장 형태로 생활한 적이 있어요. 주택 생활의 장점을 느끼기엔 충분했지만 이미 지어진 집이다 보니 불편한 점도 있었고 제가 원하는 환경을 위해 보완해야 할 점도 알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건축주의 주택 생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기에 당시 생활하는 동안 느낀 점들을 충분히 반영하는 것이 이번 집짓기의 포인트였다. 또한 주택이 들어선 대지가 비교적 단지의 높은 곳에 위치했기에 뷰를 적극 살리는 것도 중요했다.
파란 하늘과 그러데이션을 그리는 산줄기는 보기만 해도 가슴이 시원해져 일품이다. 이를 오롯이 담고자 주택은 도로를 등진 ‘ㄱ’자 형태로 잡았고 자연스럽게 뷰와 주택 사이에 정원도 품게 됐다.

복도에는 긴 가로 창을 설치해 지나는 동안에도 트인 풍경이 바라보인다.
안방은 목재 마루와 간접조명 등으로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로 조성했다.
드레스룸과 욕실을 포함해 마스터룸으로 계획했다.
드레스룸과 욕실을 포함해 마스터룸으로 계획했다.
계단실에서는 2층 실내가 바로 보이지 않아 공간 변화에 기대가 생긴다.

단조롭지 않은 인상과 효율적인 실 구성
건축주가 대략적인 레이아웃을 잡았다면 이를 실현하는 것은 업체의 몫이었다. 건축주는 콘크리트 주택보다는 목조 주택을 구상하고 있었다. 어딘가 삭막한 잿빛보다는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을 바랐기 때문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참가한 건축박람회에서 로드하우징을 만나게 됐다. 상담을 진행하며 합리적인 견적과 시공 실적에 믿음이 가 집짓기의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
“건축주께서 ‘ㄱ’자로 전체 형태를 잡으셨는데 이때 섬세한 계획이 동반되지 않으면 불필요한 복도가 생길 수도 있고 그로 인해 공사비가 증액될 우려도 있어요. 건축주님이 잡으신 형태에 군더더기 없게 효율적인 공간을 구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역시 건축주와 전문가가 생각하는 범위에는 차이가 있었다. 또한 주택은 지붕 경사가 여러 방향을 바라보고 들어간 곳과 나온 곳이 조화를 이뤄 실제보다 더 크게 보인다.
“도로와 인접한 곳이 대지 조건상 배면이지만 동시에 주택의 얼굴이기도 했어요. 단조롭게 처리하기보다는 과하지 않는 선에서 입체적인 볼륨을 주고자 했어요. 처음 상담에서 건물이 크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건축주님의 요청과도 부합한 부분이었죠.”

‘ㄱ’자 형태로 배치한 바람에 비정형적인 면적을 가지게 된 2층 가족실은 오히려 독특한 공간감이 형성됐다. 소파 뒤에는 캠핑장 너머 뷰를 담을 창도 마련했다.
협소하지만 콤팩트하게 마련한 2층 침실
2층 포치는 트인 풍경과 더불어 저녁노을과 차량 헤드라이트 등 감성적인 뷰를 담는다. 기존 계획에서 지붕을 추가한 덕분에 비라도 오면 더욱 운치 있게 활용할 수 있다.

저녁에 특히 무드 짙어지는 감성적인 공간
공간은 1층에 공용공간과 메인 침실, 2층에 가족실과 게스트룸 그리고 발코니로 간결하게 구성된다. 먼저 공용공간인 주방과 거실은 벽 없이 트여 뻗은 시야가 시원한 개방감을 준다. 대신 거실 천장은 경사지붕을 살려 높게 설정하고 고창도 설치해 자연 채광과 함께 실제 면적보다도 확장감이 느껴진다.
중심의 현관을 기준으로 공용공간 반대에 위치한 메인 침실은 드레스룸과 욕실을 묶어 마스터룸으로 계획했다. 공용공간과는 다르게 바닥재로 우드 톤 마루를 적용하고 간접조명을 포함한 천장을 더해 보다 아늑한 프라이빗 공간으로 조성했다.
가족실은 구조상 계단참에서 바로 보이지 않고 짧은 복도를 끼고 펼쳐진다. 넓은 면적은 아니지만 비정형적인 형태가 독특한 공간감을 조성해 심심하지 않다. 2층의 포인트는 발코니라고 건축주가 소개를 덧붙였다.
“원래 발코니는 지붕이 없는 형태였는데 다시 말씀드려 지붕을 추가했어요. 저녁에 이곳에서 바라보는 차량 헤드라이트와 노을이 참 예뻐요. 비 오는 날엔 괜히 차 한 잔 들고 오고 싶은 감성적인 공간입니다.”

트인 풍광 및 정원과 함께 때로는 바비큐 파티도 즐길 수 있는 실내의 확장 공간인 테라스
트인 풍광 및 정원과 함께 때로는 바비큐 파티도 즐길 수 있는 실내의 확장 공간인 테라스
트인 풍광 및 정원과 함께 때로는 바비큐 파티도 즐길 수 있는 실내의 확장 공간인 테라스
도로와 인접한 배면은 경사지붕이나 적절한 창 배치로 입체적인 표정과 함께 건축주가 바란 실제보다 커 보이는 효과도 가져왔다.(완공 당시의 입면)

주택은 올해 3월 중순 경에 준공해 현재 건축주는 주말만 내려와서 지내는 중이다. 아직 이렇다 할 생활의 애로사항은 없지만 시공 중엔 나름 애를 먹었다고 한다.
“집 짓는데 10년 늙는다는 의미는 건축주마다 이유가 각양각색이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업체와의 고려사항 범위가 달라 미처 생각하지 못한 변수가 많아 힘들었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원래는 주택을 순환할 동선을 생각했는데 기타 부속물이나 설비 등을 설치하다 보니 후미진 한 곳에 둘 수밖에 없었거든요.”
그래도 결과에 대해서는 높은 만족감을 느낀다며 나중에 이곳에서 지낼 주택 생활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업체 담당자 또한 전원주택은 적지 않은 금액을 통해 사람에 맞춘 공간이기에 반드시 견적을 비교하고 다양한 사례를 검토하는 과정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