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규모·젊은 농가’서 농업 희망 보인다
일반 농가보다 향상 추세 보여
농업 성장동력으로 육성 필요

농업소득 정체, 농지와 농가인구 감소, 고령화…. 농업의 미래를 비관하는 진단이 이어지고 있지만, 농업총수입이 꾸준히 늘고 있는 ‘전문농가’, 생산성이 크게 향상된 ‘규모화한 농가’, 노동 효율을 끌어올린 ‘50세 미만 젊은 경영주’ 등 긍정적 신호도 감지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에 주목해 농업의 미래를 이끌 경영 주체 육성이 시급하다고 제언한다.
한국농업경제학회는 3∼4일 충남 보령에서 ‘농산업 여건 변화와 농업경영체 역할’을 주제로 연례 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명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총량이나 평균 지표만 보면 농업의 미래가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농업경영체 유형별로 보면 규모화·전문화한 농가는 노동생산성과 시간당 농업소득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전문농가의 농업총수입 증가세가 눈에 띈다. 전문농가는 경지규모 3㏊ 이상 또는 농업총수입 2000만원 이상인 농가를 뜻한다. 2004년부터 2024년까지 일반·부업·자급 농가의 농업총수입은 줄곧 2000만원을 밑돌았지만, 같은 기간 전문농가는 5596만8000원에서 1억563만원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농업총수입은 농가가 당해 연도의 농업경영결과로 얻은 농축산물 판매 수입, 생산물 중 자가소비 평가액 등을 합산한 금액이다.
전문농가는 총수입 대비 농업소득 비중도 높다. 2024년 기준 전문농가의 농업소득은 총수입의 31.4%를 기록했는데, 이는 일반농가(15.8%)·부업농가(4.8%)·자급농가(-21.5%)보다 현저히 높은 수치다. 농업 자체가 실질적인 수익원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보조금 의존도도 낮다. 전문농가의 농업보조금 비율은 10.6%로, 일반농가(16.8%)·부업농가(25.0%)·자급농가(40.3%)보다 낮았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농가를 지원할 때 해당 농가가 실제 농업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간과하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농업의 또 다른 성장동력으로는 ‘농업법인’의 확대가 주목된다. 자본과 경영역량을 갖춘 법인형 경영체가 점차 농업생산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체 농업생산액에서 농업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2.3%에 불과했지만, 2023년에는 16.9%로 확대됐다.
젊은 경영주와 규모화한 농가에서도 농업생산성이 뚜렷하게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세 미만 젊은 농업경영주의 토지생산성은 2013년 178만6000원에서 2023년 299만1000원으로 6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경영주의 평균 증가율(25.0%)을 크게 상회한 수치다.
경지규모가 큰 농가일수록 생산성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경지면적 7㏊ 이상∼10㏊ 미만 농가는 시간당 농업소득이 2013년 8000원에서 2023년 2만6000원으로 225% 증가했고, 10㏊ 이상 농가는 9000원에서 2만2000원으로 144.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농가 평균은 1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농업이 규모화하고, 젊은 전문 경영체와 농업법인이 중심이 될 때 성장하는 구조로 전환될 수 있다”며 “이런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다만 제도적 기반 마련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박준기 농경연 선임연구위원은 “규모화·법인화·전문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기반이 실제로 마련돼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할당관세 등으로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상황이 반복되는 가운데 특별한 보상 없이 (이런 방향으로) 갈 수 있을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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