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100주년을 맞은 펜디의 기념비적인 컬렉션.
밀라노패션위크 2025 F/W – 펜디
펜디(Fendi)는 창립 100주년을 맞아 2025 F/W 컬렉션을 통해 브랜드의 유산을 기념하는 동시에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한 럭셔리한 룩을 선보였다. 이번 컬렉션은 방대한 아카이브에 기대기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Silvia Venturini Fendi)의 개인적인 기억에서 출발한 것이 특징이다. 그녀는 “펜디 100은 나의 개인적인 기억들, 실재하거나 상상 속에서 만들어진 기억들을 재해석한 것”이라 밝히며, 브랜드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미래를 향한 시각을 반영했다.
쇼는 브랜드의 DNA를 상징하는 밍크코트로 시작되었다. 밑단이 살짝 넓어지며 걸을 때마다 우아하게 흔들리는 실루엣이 돋보였으며, 이는 페이크 밍크 소재로 제작되어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다. 또한, 이번 컬렉션에서는 핏앤플레어 실루엣, 조각적인 소매와 페플럼 디테일이 강조되었으며, 남성복에도 레이스와 반짝이는 자수 장식이 더해져 우아한 감각을 배가시켰다. 오버사이즈 퍼 코트, 패치워크 레더 스커트, 기하학적 패턴이 가미된 퍼 아이템 등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다양한 룩이 선보여졌다.
이번 컬렉션에서 특히 주목받은 것은 액세서리 라인의 확장이다. 2005년 출시되어 메가 히트를 기록한 스파이 백(Spy Bag)이 재출시되었으며, 피카부(Peekaboo), 바게트(Baguette) 백과 함께 아이코닉한 가방 라인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또한, 펜디의 창립자인 아델레 펜디(Adele Fendi)에게 헌사하는 의미로 망사 베일이 달린 니트 비니가 등장했고, 델피나 델레트레즈 펜디(Delfina Delettrez Fendi)가 디자인한 스테이트먼트 주얼리가 컬렉션을 완성했다. 모델들은 때때로 거대한 니트 인형을 들거나 가방에 참 장식으로 달고 나왔는데, 이는 아틀리에에서 나온 자투리 소재를 업사이클링하여 제작된 것으로, 지속 가능성에 대한 브랜드의 관심을 보여주는 요소였다.
남성 컬렉션에서는 전통적인 이탈리아 수트에 독창적인 변주가 가미되었다. 비대칭적인 턱시도 라펠과 바닥까지 길게 늘어지는 퍼 스톨은 정통적인 스타일을 탈피한 혁신적인 디자인이었다. 최근 미니멀한 모노톤 수트가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펜디는 이를 뛰어넘어 카나리아 옐로, 오렌지, 레이스, 비즈 장식 등으로 과감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이러한 파격적인 디자인은 펜디 특유의 위트를 담아냈으며, 런웨이에서 모델들이 펜디 인형을 들고 등장하는 장면은 브랜드의 유희적 감성을 더욱 강조했다.
펜디 100주년 컬렉션은 단순한 과거의 회고에 머물지 않고, 브랜드의 미래를 향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장이 되었다. 가족 중심의 유산과 장인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번 쇼는, 불황 속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며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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