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 3분기 'H&B 부진'...'1조클럽 가입' 다음 기약하나
HK이노엔의 올해 3분기 실적이 헬스앤뷰티(H&B) 사업 부진으로 둔화됐다. 이에 따라 올해 ‘1조클럽’ 가입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케이캡의 글로벌 시장 진출 가속화 등 성장요인이 많아 향후 연매출 1조원 돌파에 대해 낙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HK이노엔은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0.8% 감소한 222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30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295억원으로 6.4% 증가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 6614억원, 영업이익 638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9.3%, 47.1%씩 늘었다.
HK이노엔은 3분기 수익성 정체의 원인으로 H&B 부문의 부진을 꼽았다. 주력제품인 ‘컨디션’ 매출이 숙취해소제 시장 경쟁 심화 및 논드링크 비중 증가의 영향으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3분기 H&B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256억원) 대비 9.4% 감소한 232억원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49억원에서 24억원으로 51.6% 줄었다.
전체 매출 비중의 90% 가까이를 차지하는 전문의약품(ETC) 부문은 성장을 지속했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063억원, 19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6%, 1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표제품인 ‘케이캡’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5.8% 불어난 504억원을 기록했다. 수액 제품 역시 의료계 파업에도 불구하고 악재를 최소화하며 5.4% 늘어난 341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3분기 실적이 둔화하면서 기대가 높았던 매출 1조클럽 가입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4분기 3400억원가량의 매출이 나야 하지만 지난해 4분기 매출이 2241억원이었음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남은 기간 매출을 끌어올릴 요인이 많지 않다. 그마나 지난달 한국화이자제약과 코로나19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해 4분기 매출부터 반영되는 것이 호재다.
그럼에도 전망은 밝다. 당장 케이캡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어 이른 시일 내 연매출 1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HK이노엔에 따르면 현재 케이캡은 칠레, 도미니카공화국 등 46개국에 기술수출, 품목허가 등으로 진출했다. 이 중 중국, 필리핀, 멕시코 등 10개국에서는 판매를 시작한 상태다.
지난달에는 도미니카공화국, 니카라과,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콜롬비아 등 중남미 6개국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콜롬비아에서는 판매가 개시됐고 나머지 국가도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HK이노엔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도 공략하고 있다.
회사는 현지 파트너사인 세벨라파마슈티컬스를 통해 케이캡의 미국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증권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미국 임상 3상을 마치고 미국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오는 2027년경 출시가 기대된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숙취해소제 경쟁이 심화하며 H&B 부문의 실적이 감소했다”며 “케이캡이 글로벌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는 만큼 앞으로 전체 실적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상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