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유치전]② 하나은행 가파른 우상향…3위서 단숨에 1위 '정조준'

/그래픽=박진화 기자

하나은행이 퇴직연금 시장 1위를 정조준 한다. '영업통' 이호성 행장의 전략이 통할 지 주목되는 가운데, 연금 중도해지율이 낮은 시니어 층이 타깃층으로 꼽힌다. 올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를 늘리고 운용수익률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의 최근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세는 수직 상승 중이다. 하나은행 측은 "운용수익률을 높이고 초고령화 시대에 대응한 연금 인출 시장에 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9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올 1분기 퇴직연금 적립금은 41조2443억원으로 전년 동기(33조6987억원) 대비 6조4577억원이 증가해 은행 업계에서 가장 높은 증가액을 나타냈다. 전분기(40조2734억원)와 견줘도 9709억원 늘어 가장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은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에서 신한은행(46조3974조원)과 KB국민은행(42조7627조원)에 이어 3위에 머물고 있지만 단숨에 1위까지 도약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하나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023년 말 기준 신한은행과 6조7029억원, 국민은행과는 3조1278억원 차이를 보였지만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신한은행과 5조1531억원, 국민은행은 1조5184억원 차이로 격차를 좁히고 있다.

특히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뿐만 아니라 이 행장 등 경영진이 직접 퇴직연금 사업을 챙기며 성장성이 높은 시장에서 차별화한 상품을 선보여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자산관리그룹 내 시니어 특화 브랜드 '하나더넥스트본부'를 신설하면서 연금사업 강화에 나섰다. 함 회장은 작년 11월 홍콩에서 열린 홍콩IR(기업설명회)에서 하나더넥스트를 소개하고 "단순한 수익 창출을 넘어 시니어 손님의 진정한 금융 파트너가 되는 것이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그룹 대응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이어 연금인출기 특화 브랜드 '하나더넥스트IRP(개인형 퇴직연금)'를 올 1월 선보였다. 시니어의 본격적 은퇴 및 연금수령을 준비하기 위해 연금 운용 전략부터 은퇴 이후 목표자금, 월평균 예상 수령액 설계 등의 은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시니어를 타깃으로 IRP 브랜드를 론칭한 이유는 낮은 중도해지율로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금 통계를 보면 30대는 생애주기상 주거 마련 등으로 목돈이 필요해 중도 해지율이 높지만 40대 이후 갈수록 중도해지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IRP에서 연금을 수령하기 위한 조건은 만 55세 이상이면서 가입 기간이 5년 이상이어야 한다. 중도인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55세 이후 일시금 또는 연금 형식으로 인출이 가능하다.

국내 중위연령이 50세를 돌파하는 2030년대가 되면 인구구조상 은퇴·이직 등으로 사용자(기업)가 운용하는 형식의 DB계좌에서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는 IRP계좌로 적립금이 이동할 수밖에 없다. 국내 중위연령은 2025년 46.7세로 2034년에는 52세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하나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에서 IRP가 차지하는 비중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IRP 적립금은 13조4367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말(9조5042억원)과 비교해 3조9325억원 증가했고 같은 기간 비중은 29.8%에서 35.2%로 5.4%p 높아졌다. 은행 업계 가운데 가장 많은 증가액이기도 하다.

이어 하나은행은 3월 은행 업계 가운데 가장 먼저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RA) 일임서비스를 출시했다. 투자자의 성향·투자계획 등을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가입자별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보다 쉽고 편하게 연금자산 관리를 돕겠다는 취지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퇴직연금 고객의 안정적인 노후 준비를 위해 '연금 더드림 라운지'를 지속 확대하고 있으며 세무 상담부터 은퇴 설계까지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차별화된 은퇴자산관리 솔루션을 지속 제공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