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 81% "자녀는 경제적 부담"…다른 나라 어땠나?

서진석 기자 2023. 5. 3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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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저출생 문제는 결국 청년 세대들이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 달라질 겁니다. 


최근 전 세계 대도시 15곳 시민들의 사회 인식을 통해 그 실마리를 찾아본 연구 결과가 발표됐는데요. 


먼저 영상 보고 오겠습니다.



[VCR]



2022년 한국 출산율, 0.78

서울, 0.59


인구 절벽 넘어 '인구 재앙'

한국만의 문제일까?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아시아·서구 15개 대도시 저출산·인식 분석'


"부동산 급등·과도한 교육은 공통적"…

연구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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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연구를 진행한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의 허정원 연구교수 연결해서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허정원 연구교수 /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네, 안녕하세요.


서현아 앵커 

서울과 뉴욕 그리고 베이징 같은 대도시 15곳의 시민을 1만 명 넘게 조사를 하셨습니다. 


가족과 출산 양육과 관련한 문제를 폭넓게 다루고 있는데 이 연구는 어떤 배경에서 진행하셨습니까?


허정원 연구교수 /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지금 영상에서 보셨던 것처럼 한국의 저출산은 하루 이틀 된 문제가 아닙니다. 


여기에 대해서 2003년 대통령실 직속 인구 고령화팀이 구성되었고 2005년에 이미 저출산고령화위원회가 출범을 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정책적 접근을 해왔고 저출산의 원인에 대해서도 다양한 이 진단이 있어 왔습니다.


허정원 연구교수 /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거기에 대해서 높은 부동산 가격이라든지 한국에 지나치게 과열된 교육열 또 여성에게만 부담이 되는 양육 이런 것들이 거론이 되었는데요. 


저희가 이런 많은 오랫동안 여러 가지 노력들이 있었음에도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부분을 원인 진단을 제대로 해보자 이런 마음에서 시작을 했습니다. 


이런 우리가 진단하는 이런 원인들이 어떤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좀 더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그런 시각으로 이것이 사실인지 알고 싶어서 시작을 했고요. 


한국 리서치와 함께 저희가 일 년 넘게 준비해서 수행된 연구고요. 


그래서 서울, 도쿄, 베이징, 타이베이, 하노이, 싱가포르 등 아시아의 12개 대도시 그리고 뉴욕, 런던, 파리, 서구 3개 대도시를 대상으로 1만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였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런데 우리나라의 저출생 문제,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고 서울은 특히 더 상황이 심각합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봤을 때 서울의 상황만 특수한 걸까요?


허정원 연구교수 /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사실 저출생 문제는 사회경제적 발전 수준이 높아질수록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서구 국가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런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각적으로 노력을 해왔고요. 


특히 대만, 홍콩, 일본의 저출산 특히 동아시아 저출산 문제는 아마 많은 분들이 뉴스에서도 접하셨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저희가 거대한 인구 대국이라고 알고 있는 중국도 이미 인구 감소가 시작되었고요.


베트남의 하노이 같은 대도시도 서서히 출산율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또 경쟁 사회라든지 능력주의 팽배 같은 문제가 또 서울만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저희 조사 결과 나타나고 있었고요. 


또 대도시의 대부분은 부모들의 학력이 굉장히 높고 또 자녀에게 그런 좋은 기회를 주기 위해서 교육률도 굉장히 높은 것이 보편적인 현상입니다. 


런던, 뉴욕, 예루살렘 같이 그런 대도시들의 어떤 집값의 문제는 아마 서울보다도 더 심할 수도 있구요. 


근데 문제는 이 정도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출산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기는 하지만 그 정도가 한국에서는 굉장히 극단적으로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까? 


집단적인 자살이라든지 출산 파업이라고까지 불려지고 있는 정도이기 때문에 이것은 정말 서울에서만 나타나는 특수한 현상으로 세계 역사적으로 이렇게 저출산율이 낮은 사례는 통일 직후의 동독 정도 그래서 대부분의 어떤 사회적인 시스템이 붕괴된 상황에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은 확실히 서울이 특수한 문제를 겪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결국 집값이나 교육비 부담이 다 비슷하다는 건데 출산과 관련한 서울의 인식이 유독 부정적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이유가 뭘까요?


허정원 연구교수 /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네, 그래서 저희도 그 이유를 탐색하기 위해서 일단 서울 시민들의 응답을 보면은 서울 시민들이 다른 14개 대도시 시민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자녀로부터 얻는 효용 즉 자녀가 어떤 인생의 기쁨이라든지 하는 효용에 대해서는 가장 낮게 평가하였고요. 


반면 경제적인 부담이라든지 아니면 자녀를 갖게 됨으로써 부모에게 어떤 직업적인 기회가 제한된다든지 이런 부담은 가장 높게 평가를 하였습니다. 


사실 이런 인식으로 볼 때 사실 서울 시민들이 출산을 꺼리는 것은 개인의 입장에서는 정말 이해가 갈 만한 그런 선택이라고 보여집니다. 


특히 또 놀라운 점은 조부모가 손주를 돌봐주는 그런 조부모의 도움을 기대하는 정도도 사실 15개 국가 중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그래서 자녀를 키우는 것에 의해서 부담은 가장 크게 느끼고 또 거기에서 얻을 수 있는 효용은 가장 낮고 또 하지만 가족 내에서 그 도움을 기대하는 정도는 가장 낮고 서울 시민들이 지금 봉착해 있는 여러 가지 상황들이 그대로 나타났다고 보여집니다.


서현아 앵커 

이런 이유에서일까요? 


서울의 합계 출산율은 0.59로 조사 대상 도시 가운데 가장 낮습니다. 


원인이 뭐라고 보십니까?


허정원 연구교수 /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저희 연구팀은 반드시 조사뿐만이 아니라 어떤 경제적이라든지 노동시장과 관련된 분석도 함께 하고 있는데요. 


사실 실제로 서울, 대만, 일본에 대한 출산율 비교 연구는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이 세 국가가 어떻게 보면 대표적으로 저출산을 심각하게 겪고 있는 세 국가인데요. 


이 국가들의 어떤 공통점이라고 본다면 가장 먼저 출산으로 인한 기회비용 특히 여성의 기회 비용이 굉장히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한국, 일본, 대만 모두 여성의 교육 수준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고 그에 따라서 사회적인 진출도 급속도로 증가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직업에 들어가게 되는데 사실 출산과 육아라는 것은 국가에서 어떤 지원을 하든지 단 시간 동안에는 부모의 시간과 노력이 압축적으로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에 직업적으로는 약간 시간 노력을 덜 투입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때 부모가 특히 여성이 치러야 되는 기회 비용이 너무 커지기 때문에 선뜻 선택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리고 또 여기에 한 가지 더 원인을 찾자면 이때 잠시 직업적인 활동을 접을 때 사회에서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사회 전반적인 사회보장 수준이 낮은 것이 이 세 국가의 어떻게 보면 특징입니다. 


이것은 아시아 국가뿐 아니라 서구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요약하자면 복지 수준이 낮고 노동시장 경직성이 높다고 하는 두 가지 특징을 다 가진 국가에서는 전반적으로 출산율이 낮습니다.


대표적으로 이탈리아와 스웨덴이 그렇고요. 


한국이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연구의 시사점을 잘 반영해서 의미 있는 개선 방안으로 이어지기를 바라겠습니다. 


저희가 듣고 싶은 얘기는 많지만 시간 관계상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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