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서울 진보교육감’… 투표율 23.5%, 직선제 무용론 나와
16일 실시된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정근식(67)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지난 10년간 서울 교육을 이끌어 온 ‘진보 정책’이 당분간 계속 이어지게 됐다. 이번 선거는 진보 조희연 전 교육감이 불법으로 직을 상실하며 치러진 선거지만, 보수 진영은 서울시 교육감 탈환에 또다시 실패했다.
정 당선인은 17일 당선증을 받는 대로 서울시교육감 업무를 시작한다. 임기는 조 전 교육감 잔여 임기인 1년 8개월이다. 정 당선인은 이날 당선이 확실시되자 “보궐선거 승리로 진보적 혁신 교육 계승의 사명을 이뤄냈다”며 “치열한 역사 의식과 문화 예술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서울 교육을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그는 전남대와 서울대에서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주로 한국 근현대사 연구에 매진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정 당선인 승리에는 ‘단일화 성공’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진보 진영은 한때 출마를 선언한 이가 10명에 달할 정도로 후보가 난립했지만 결국 1명으로 후보를 압축했다.
그의 당선으로 ‘혁신학교’ 등 진보 교육 정책의 명맥은 이어지게 됐다. 대표적으로 조 전 교육감이 249개까지 늘린 혁신학교를 더욱 확대·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선거 기간 내내 ‘역사 교육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강조한 그는 ‘역사 교육 자료 센터’를 설립하는 등 역사 교육에 투입되는 교육청 자원을 늘린다고 공약했다.
이번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는 최종 투표율이 23.5%에 그쳐 ‘깜깜이 선거’라 불리는 교육감 직선제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함께 치러진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전남 영광군수·곡성군수 등 4개 기초단체장 선거 투표율(53.9%)의 절반에도 못 미친 것이다.
서울시교육감은 유치원부터 초·중·고까지 학생 84만명을 관할하고, 공립학교 교사와 교육공무원 5만여 명의 인사권을 행사한다. 연간 서울시교육청 예산만 11조원이 넘는다. 이처럼 권한이 막강한데도 투표율이 낮은 것이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투표율이 20%대에 그치면 조직을 동원할 역량을 갖춘 쪽이 유리해지기 때문에 국민 대표성은 사라진다”고 했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을 받지 못하고 투표용지에도 정당 표시가 없다. 하지만 선거 때마다 후보들은 각 정당을 상징하는 빨간·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정치색을 드러냈다. ‘정치적 중립성’ 확보라는 도입 취지가 무색하다.
이렇게 문제점이 꾸준히 지적되는 선거지만, 선거 관리 비용으로 이번에만 세금 565억원이 투입됐다. 이 때문에 차라리 직선제를 폐지하고 교육감을 시·도지사 러닝메이트제나 시·도지사 임명제 등으로 바꾸자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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