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D 11]손흥민 2골, 조규성 2골…5-0 대승에도 홍명보호가 웃지만은 못한 이유

[스탠딩아웃 뉴스]

손흥민이 다시 골을 넣었다. 한 골이 아니었다. 전반에만 두 번 골망을 흔들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전 미국 유타주 프로보의 BYU South Field에서 열린 트리니다드 토바고와 평가전에서 5-0으로 이겼다. FIFA 랭킹 25위 한국이 102위 트리니다드 토바고를 상대로 거둔 완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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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6월 4일(목)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엘살바도르와 한 차례 더 평가전을 치른 뒤, 월드컵 조별리그 1, 2차전이 열리는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이동한다.

득점자는 모두 공격 자원이었다. 손흥민이 전반 40분 선제골, 전반 43분 페널티킥 추가골을 넣었다. 후반에는 조규성이 머리와 오른발로 두 골을 보탰고, 황희찬도 페널티킥으로 득점했다.


숫자는 완승을 말했다. 한국은 점유율 72%를 기록했다. 슈팅은 19개, 유효슈팅은 11개였다. 상대 박스 안 터치는 34회였다.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슈팅 2개, 유효슈팅 1개, 박스 안 터치 3회에 그쳤다. 경기 주도권은 대부분 한국 쪽에 있었다.

이 경기를 단순 대승으로만 정리하기는 어렵다. 월드컵 전 평가전은 승패보다 확인할 것이 많은 경기다. 누가 살아났고, 어떤 전술이 작동했고, 어떤 불안이 남았는지를 봐야 한다.

가장 큰 수확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전반 40분 김문환의 낮은 크로스를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3분 뒤에는 배준호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마무리했다. 리그 득점 공백을 두고 걱정이 나오던 시점이었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가장 필요한 순간 골로 답했다.

두 골은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 손흥민은 A매치 통산 55호, 56호 골을 한꺼번에 기록했다. 차범근이 보유한 한국 남자 A매치 최다 득점 58골까지 이제 두 골 차다. 월드컵을 앞둔 주장에게 붙어 있던 불안도 줄었고, 한국 축구 역사 기록도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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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골은 경기 흐름도 바꿨다. 한국은 전반 30분대까지 공격을 풀어가는 데 시간이 걸렸다. 몇 차례 긴 패스는 원하는 지점보다 멀리 흘렀고, 마지막 선택도 딱 맞지 않았다. 답답한 흐름을 끊은 건 결국 손흥민이었다. 큰 경기 앞에서 에이스가 해야 할 일은 복잡하지 않다. 막힐 때 열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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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도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후반 21분 이동경의 왼발 아웃프런트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었다. 후반 32분에는 설영우가 중앙으로 내준 공을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헤더와 오른발. 두 방식으로 골을 넣었다.

월드컵에서 최전방 자리는 이름값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박스 안에 얼마나 자주 들어가고, 공이 왔을 때 얼마나 빨리 끝내느냐가 중요하다. 조규성은 짧은 시간 안에 그 장면을 두 번 만들었다. 원톱 경쟁은 다시 뜨거워졌다.

황희찬의 페널티킥 골도 가볍지 않다. 후반 30분 엄지성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강하게 차 넣었다. 승부가 기운 뒤 나온 골이지만, 월드컵 직전 공격진이 함께 득점한 장면은 반갑다. 손흥민, 조규성, 황희찬이 한 경기에서 모두 골 맛을 봤다. 상대 수준을 감안해도 공격진의 표정은 밝아질 수밖에 없다.

이기혁의 풀타임도 눈에 띄었다. 최종 명단 발표 때부터 주목받은 깜짝 카드였다. 이날은 스리백 왼쪽에 서서 90분을 뛰었다. 본선에서 당장 주전으로 나선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왼발 수비수, 스리백 자원, 멀티 포지션 카드라는 장점은 분명히 확인했다. 월드컵에서는 이런 선수가 벤치의 모양을 바꾼다.

홍명보 감독은 다시 3백을 꺼냈다. 한국은 3-4-2-1에 가까운 구조로 출발했다. 손흥민이 최전방에 섰고, 배준호와 이동경이 뒤를 받쳤다. 김진규와 백승호가 중원을 맡았다. 김문환과 옌스 카스트로프가 좌우 폭을 잡았고, 이기혁, 조유민, 이한범이 수비 라인을 구성했다.

트리니다드 토바고전만으로 3백의 완성도를 말할 수는 없다. 체코, 멕시코, 남아공은 압박의 강도부터 다르다. 그래도 홍 감독이 4백 하나만 들고 월드컵에 갈 생각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해졌다. 경기 흐름에 따라 수비 숫자를 늘리고, 윙백을 올리고, 후반 교체로 구조를 바꾸는 선택지를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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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도 의미가 있었다. 대표팀은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고지대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유타에 사전캠프를 차렸다. 프로보와 솔트레이크시티 일대는 해발 1,400m 안팎이다. 한국이 월드컵 조별리그 1, 2차전을 치를 과달라하라도 해발 1,500m대 도시다.

경기 초반, 공은 조금 다르게 움직였다. 이기혁, 이동경, 김문환이 길게 찔러 넣은 패스 몇 차례가 원하는 지점보다 더 멀리 흘렀다. 유타의 고도는 숫자로만 남지 않았다. 선수들의 호흡과 패스 거리 안으로 들어왔다.

한국이 이 경기에서 본 것은 상대만이 아니었다. 공기, 호흡, 패스 거리, 후반 체력까지 함께 봤다. FIFA 랭킹 102위 팀을 압도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본선 환경에 몸이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였다.

흥미로운 장면은 등번호에도 있었다. 손흥민은 상징 같은 7번 대신 13번을 달았다. 이기혁은 9번, 조유민은 10번을 달았다. 본선 등번호가 따로 발표될 예정인 상황에서 평가전 번호를 바꾼 건 작은 정보라도 숨기려는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월드컵은 이런 디테일도 경기 준비의 일부가 된다.

대승에도 마음 놓을 수 없는 장면은 있었다. 조유민과 배준호가 부상 우려 속에 교체됐다. 조유민은 오른다리 통증을 호소했고, 배준호는 상대의 거친 백태클 뒤 발목 쪽 통증을 보였다. 월드컵 직전 평가전에서 가장 피해야 할 건 실점보다 부상이다. 두 선수의 상태는 승리만큼 중요한 확인 사항으로 남았다.

트리니다드 토바고전은 답을 준 경기였다. 손흥민은 골을 되찾았다. 조규성은 원톱 경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황희찬은 득점 감각을 살렸다. 이기혁은 본선용 카드로 점검받았다. 홍명보 감독은 3백을 다시 실험했고, 대표팀은 고지대에서 90분을 뛰었다.

다만 최종 답안지는 아니다. 체코는 더 단단하다. 멕시코는 더 뜨겁다. 남아공은 더 예측하기 어렵다. 5-0은 좋은 출발이지만, 그대로 본선 경쟁력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홍명보호가 이날 얻은 건 결과보다 점검표였다. 손흥민의 두 골은 반가웠고, 조규성의 멀티골은 경쟁을 키웠다. 황희찬의 득점도 필요했다. 남은 건 이 자신감을 본선 속도로 바꾸는 일이다.

5-0 승리는 반갑다. 더 중요한 건 다친 선수가 없는지, 체력이 버텼는지, 수비가 흔들리지 않았는지다. 홍명보호는 엘살바도르전에서 한 번 더 답을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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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스탠딩아웃 뉴스(https://www.standingou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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