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전 영웅 황인범 “월드컵에서 골을 넣을 줄이야”[여기는 과달라하라]

‘꿈의 무대’라는 월드컵을 자신의 독무대로 바꾼 베테랑을 스스로 믿기지 않는 듯 했다. 첫 골, 첫 도움이 한꺼번에 터졌다.
황인범(30·페예노르트)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체코와 1차전에서 황인범(페예노르트)과 오현규(베식타시)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황인범은 2026 북중미 월드컵의 운명이 걸린 첫 경기였던 체코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제가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득점을 할 수 있다는 게 스스로 믿기지 않으면서도 스스로 자랑스럽다”고 웃었다.
이날 황인범은 수렁에 빠질 뻔한 한국 축구의 해결사였다. 중원 사령관인 그는 공격과 수비의 밸런스를 맞추는 역할에 주력하는 선수였다. 직전까지 73번의 A매치에서 기록한 골은 단 6골.
그러나 이날 만큼은 상대 수비를 농락하는 킬러 본능을 뽐냈다.
황인범은 후반 22분 후방에서 연결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롱패스를 잡아챈 뒤 골키퍼를 속이는 로빙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느릿한 포물선을 그린 공이 떨어지면서 승부는 원점이 됐다. 체코의 ‘캡틴’이자 선제골의 주인공인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울버햄프턴)가 마지막까지 걷어내려고 노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당시를 떠올린 황인범은 “제가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이하는 게 익숙하지 않은 선수다”면서 “공간이 있어 신기했는데 (이)강인이가 워낙 좋은 패스를 넣어줬지만 (슈팅을 시도할) 각도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한 번에 때리는 것보다 골키퍼를 상대로 공간을 만들려고 한 번 접었던 것”이라고 웃었다.
황인범은 후반 35분 추가골까지 도왔다. 황인범은 오른쪽 측면까지 달려든 뒤 골문을 향해 쇄도한 오현규에게 날카로운 크로스를 배달하면서 그야말로 승리의 주역이 됐따.
황인범은 “모든 선수들이 한 마음으로 축하해주더라. 고맙다는 말을 해주는 선수도 있다. 나 역시 동료들에게 고마운 경기였다. 선수들이 정말 경기장에서 모든 걸 쏟아냈다. 월드컵을 처음 출전하는 선수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4년 전) 카타르 월드컵에서 느꼈던 팀 정신을 볼 수 있어서 남은 경기들에 더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과달라하라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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