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 은퇴식, 양의지가 있어 특별했다[스한 스틸컷]

이정철 기자 2024. 9. 15.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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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스틴 니퍼트(42)가 두산 베어스를 떠난지 7년 만에 은퇴식을 치렀다.

KBO리그를 떠난지 6년, 두산 유니폼을 벗은지 7년 만인 2024시즌 니퍼트는 뒤늦은 은퇴식을 치르게 됐다.

만약 2018시즌을 마치고 니퍼트의 은퇴식이 열렸다면 니퍼트-양의지 조합은 나올 수 없었다.

마침 시간이 흘러 양의지가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었을 때 니퍼트의 은퇴식이 열리며 뜻깊은 명장면이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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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더스틴 니퍼트(42)가 두산 베어스를 떠난지 7년 만에 은퇴식을 치렀다. 외국인 선수의 은퇴식도 생소한데, 7년 만에 친정팀에 돌아와 펼쳐지는 은퇴식. 낯설고 의미가 퇴색될 수 있었지만 양의지가 니퍼트를 빛나게 했다.

두산은 14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wiz와의 홈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양의지(왼쪽)·더스틴 니퍼트. ⓒ두산 베어스

이로써 두산은 66승2무66패를 기록하며 5할 승률을 복귀했다. 특히 4위 kt wiz와의 거리를 0.5경기차로 좁히는 데 성공했다. 4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두산에게는 매우 중요한 승리였다.

두산은 경기 전,후로도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일단 시구자로 '외국인 투수 레전드' 니퍼트가 나섰다. 그리고 경기 후에는 니퍼트의 은퇴식이 열렸다.

니퍼트는 2011시즌부터 2017시즌까지 두산에서 뛰며 94승을 올렸다. 14승 이상 시즌만 네 차례, 2016시즌엔 22승을 기록하며 팀을 우승으로 견인했다. 2015, 2016시즌 두산 역사에 유일하게 존재했던 2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주역이었다.

다만 니퍼트는 2018시즌 kt wiz 유니폼을 입었다. 두산은 에이징커브를 맞이한 니퍼트와 인연을 이어가지 않았고 kt wiz는 니퍼트를 선택했다. 니퍼트는 2018시즌 8승8패 평균자책점 4.25를 끝으로 KBO리그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KBO리그 역대 외국인 투수 중 최다승인 102승을 작성한 니퍼트는 수많은 야구팬들 앞에서 성대한 은퇴식을 치를 자격을 갖춘 선수였다. 하지만 가장 오래 뛰었던 두산에서 은퇴하지 못했고 kt wiz에서도 1년밖에 활약하지 않았으며 코로나19까지 찾아온 탓에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더스틴 니퍼트. ⓒ두산 베어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KBO리그를 떠난지 6년, 두산 유니폼을 벗은지 7년 만인 2024시즌 니퍼트는 뒤늦은 은퇴식을 치르게 됐다.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를 통해 다시 야구팬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고 결국 은퇴식이라는 이름 하에 14일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은퇴식에 어울리는 성적과 족적을 남긴 니퍼트였기에 수많은 팬들이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더불어 뜨거운 지지와 환호성을 보냈다. 그러나 시간이 꽤 흐른 시점에서 진행된 은퇴식이였기에 낯설기도 했다. 현재 두산 선수들 중 니퍼트와 같이 뛰지 않은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의지의 존재감이 은퇴식을 찾은 팬들에게 낯설음 대신 뭉클함을 선물했다. 2010시즌부터 두산 주전 포수로 활약한 양의지는 2011시즌부터 2017시즌까지 니퍼트와 수많은 시간을 함께 했다. 이날 니퍼트가 시구를 던지고 양의지가 그 공을 받은 뒤 포옹을 나누는 장면은 많은 이들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만약 2018시즌을 마치고 니퍼트의 은퇴식이 열렸다면 니퍼트-양의지 조합은 나올 수 없었다. 2018시즌 후 양의지가 NC 다이노스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마침 시간이 흘러 양의지가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었을 때 니퍼트의 은퇴식이 열리며 뜻깊은 명장면이 완성됐다.

양의지(왼쪽)·더스틴 니퍼트. ⓒKBSN SPORTS

니퍼트는 은퇴사에서 "야구는 내 삶의 일부"라며 "작별 인사 대신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양의지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라며 양의지를 치켜세웠다. 양의지는 눈물로 화답했다.

두산의 심장이었던 외국인 에이스 니퍼트. 그의 공을 가장 많이 받았던 양의지. 오랜만에 만난 투,포수는 '미라클' 두산의 에이스와 안방마님답게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스한 스틸컷 : 스틸 컷(Still cut)은 영상을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매 경기 중요한 승부처의 한 장면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묘사합니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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