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앞으로 간 의대생 “공부하고 싶다…이주호 장관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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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떠난 건 공부할 동기를 잃어서 입니다. 의대생은 1천 장짜리 PPT를 보며 매주 시험에 허덕이는 순수한 대학생입니다. 저희도 공부하고 싶습니다."
14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 의대 본과 2학년에 재학 중인 대학생 김창민 씨가 기자들 앞에 섰습니다. 김 씨의 손에는 '의대생의 호소'라고 적힌 커다란 피켓이 들렸습니다. 김 씨는 "학교나 대한의사협회 대표로 온 게 아니다. 40개 의대 학생 중 한 명으로 섰다"며 "우선 의료공백으로 국민께 피로감과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는 말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김 씨는 이주호 교육부 장관을 향해 "(의대생들을 향한) 복귀하지 않으면 제적·유급이라는 협박을 멈추라"며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6일 교육부 장관 브리핑을 듣고 더 이상 함구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표면으로 나서야겠다고 결심했다"며 1인 시위에 나서게 된 계기를 설명했습니다.
23분 남짓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도 김 씨는 계속 그 자리에 남아 1인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의정갈등 10개월 차. 김 씨는 기자에게 자신을 '92년생 대학생 김창민'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정부의 속마음을 몰라서 메시지를 던지고 싶어서 나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제 메시지가 닿을지 모르겠습니다."
김 씨는 1인 시위를 위해 어제 고향인 포항에서 기차를 타고 서울로 왔습니다. 용산 대통령실 앞으로 장소를 택한 건 학생으로서의 목소리를 직접 전하고 싶어서라고 밝혔습니다.
김 씨는 한의대를 졸업해 공보의 과정을 마쳤지만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수술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4수 만인 지난 2022년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응급실 등 필수의료 전문의를 희망했던 김 씨는 올 2월, 임상 경험을 한번도 해보지 못한 채 학교를 떠나야 했습니다.
김 씨를 비롯한 동료 의대생들은 현재 공부할 동기를 잃은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부의 졸속 의대 증원 정책으로 인한 의대 교육의 질 저하 탓에 학교를 떠났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동기를 다시 불어 넣어줄 수 있는 첫걸음은 이주호 교육부 장관의 솔직한 사과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렇게 의정갈등이 장기화할지 상상하지 못했다며 "복학을 언제 할 수 있을지 생각하면 부정적인 생각만 이어진다. 공부를 쉬니 머리가 안 돌아가는 게 느껴져 억지로라도 학업에 신경쓰고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김 씨는 마지막으로 "의료공백으로 국민이 겪는 불편을 들을 때마다 내 가족이라 생각해 마음이 아프다"며 "하지만 의대생이 요구하는 건 특권이 아닌 꿈을 위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영상취재: 김근목
장하얀 기자 jwhite@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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