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감찰관' 여당 내홍..."당 대표 총괄" vs "국감 뒤 의총"
추경호 "특별감찰관 임명 원내 사안…의총 거쳐야"
"원내든, 원외든 총괄하는 임무는 당 대표가 수행"
[앵커]
김건희 여사 논란 해소를 위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추진하는 특별감찰관 추진 문제를 두고, 여권 내홍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가 원내 사안이라는 어제 추경호 원내대표 말에, 당을 총괄하는 건 당 대표라고 맞받았는데, 당내 계파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박정현 기자!
아침 회의에서부터 여당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고요?
[기자]
네, 한동훈 대표는 오늘 아침 지도부 회의에서 거듭 김건희 여사 논란 해소를 위한 특별감찰관의 실질적인 추천과 임명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못 박았습니다.
어제 추경호 원내대표가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는 원내 사안으로 의원총회를 거쳐야 한다며 다소 결이 다른 입장을 밝힌 거에도 공개 반박했습니다.
당을 총괄하는 임무는 당 대표가 수행하는 거라며, 추 원내대표를 정면으로 겨냥한 겁니다.
[한동훈 / 국민의힘 대표 : 당 대표는 법적 대외적으로 당을 대표하고 당무를 통할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원내든 원외든 당 업무 총괄하는 임무를 당 대표가 수행하는 거죠.]
친한계 장동혁 최고위원도 당정이 문제를 대하고 풀어가는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당원도 국민도 기다려주지 않을 거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오전 다른 일정으로 회의에는 불참했는데, 일정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추경호 / 국민의힘 원내대표 : (한동훈 대표 오늘 특별감찰관 임명해야 한다 말씀했는데) 이제는 더 이상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노코멘트.]
다만, 추 원내대표 측은 한 대표가 사전 논의도 없이 특별감찰관 문제를 공개적으로 꺼내는 바람에 상황이 꼬인 거 아니겠냐며, 선후 관계가 바뀐 거라고 꼬집었습니다.
한 대표를 향해 공개 작심 발언을 한 건 친윤계 김재원 최고위원이었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아침 회의에서 비판엔 적어도 일정한 금도가 있어야 한다며, 자해적 행위로 보수 진영의 공멸을 가져올지 모른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앵커]
당내 갈등이 공개적으로 표출된 건데, 최근 여권 내 분열 조짐이 심상치 않죠?
[기자]
네, 어젯밤 국민의힘 의원 108명 전원이 포함된 단체 채팅방에선 친한계 의원 10여 명이 잇따라 글을 올려, 추 원내대표에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추 원내대표가 특별감찰관 도입을 원천 반대하는 거냐며 설명을 요구했고, 제도 취지에 맞게 도입이 필요하다, 의원총회를 열어달라는 등 글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글을 올린 한 친한계 의원은 통화에서, 모든 결정은 최고위원회와 당 대표가 하는 거라며 추 원내대표가 선을 넘었다고 반발했습니다.
밤새 반발이 이어지자 추 원내대표는 국정감사 뒤 의원총회를 열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친한계가 세력을 결집하며 존재감을 키우는 양상인데, 이를 바라보는 친윤계는 불쾌한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권성동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가 특별감찰관 추진 관련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출하기 전에 원내와 소통했어야 한다며 독단의 정치라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한 대표가 용산과 대립이 있을 때마다 측근들을 모아서 밥을 먹는 건 당 전체를 품어야 할 당 대표의 옳은 모습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권성동 / 국민의힘 의원(CBS '김현정의 뉴스쇼') : 시기도 그렇고 발언 내용도 그렇고, 참석자들의 발언도 결국 이건 갈등과 분열의 모습을 외부에 광고하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다른 친윤계 의원도 통화에서 최근 친한계 행보는 계파 보스 정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결국 대표를 망치는 길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앵커]
민주당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민주당은 김 여사 특검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갈라진 여당의 틈을 파고드는 모습입니다.
아침 회의에서도 한동훈 대표가 김 여사 의혹 관련 국민적 요구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한 걸 거론하며, 국민의 일관된 요구는 특검을 받으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찬대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범죄 의혹이 태산처럼 쌓여 있으니 수사를 받고 진실을 밝히고 잘못이 있으면 합당한 처벌을 받으란 게 국민의 요구입니다.]
민주당은 다음 달 14일 본회의를 열고 김 여사 특검법을 처리하겠다고 벼르고 있는데요.
당 내부에선 여당 내분을 고리로 김 여사 특검법 처리에 내심 기대를 거는 분위기도 적잖습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대표가 사실상 용산에서 김 여사 관련 3대 요구를 거절당하며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위기이니만큼 무언가 결과를 내려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놨습니다.
민주당이 연일 여야 대표 회담을 띄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회담이 열린다면, 민주당은 김 여사 특검을 핵심 의제로 올릴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내부적으론 한 대표를 설득할 묘수를 고심하는 듯한 모습도 읽힙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특검법 범위를 놓곤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는데,
제3자 추천 방식 특검이나 여권 인사가 여럿 연루된 명태균 씨 의혹은 제외하는 등 방안이 거론됩니다.
다만, 국민의힘 친한계 내에서도 김 여사 특검에는 여전히 거리를 두는 기류가 강한 건 사실입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YTN 박정현입니다.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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