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 임박…베이비스텝 관측 우세
美연준 속도조절 기대에 달러 강세 주춤
물가 여전히 높지만…자금경색 우려는 지속
이번엔 '금융 안정'에 무게 실릴 듯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는 24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소비자물가 상승세 둔화와 맞물린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조절 전망, 불안한 국내 금융시장 등을 고려했을 때 금통위가 이번엔 0.25%포인트 소폭 인상(베이비스텝)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은은 작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여덟 차례 인상 조치를 통해 기준금리를 연 3.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달엔 통상적인 인상 수준의 2배인 0.5%포인트 빅스텝 조치를 올 7월에 이어 한 번 더 밟았다. 물가 안정은 물론, 당시 1400원선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 안정을 동시에 고려한 조치였다.
그런데 그 이후 대내외 상황이 여러모로 급변했다. 이달 초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 금리 상단이 4.0%로 우리보다 1%포인트나 높아졌지만 달러 강세는 오히려 전보다 약화됐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이 당장 12월부터 금리인상 속도를 줄여나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미국 노동부가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7.7%(전년 동월 대비)로, 여전히 높긴 하지만 9월 상승률(8.2%)은 물론 시장 예상치(7.9%)도 밑돌았다. 상승률이 7%대로 내려온 것도 올해 2월(7.9%)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다.
해당 발표 직후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60원 가까이 기록적으로 폭락했다. 긴축 공포 완화 조짐에 연준 고위인사들은 내년에도 상당폭의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며 한동안 고금리가 유지될 것이라는 취지의 매파적 발언들을 최근 이어가고 있지만, 달러 환율은 1300원대로 내려온 뒤 전보다 진정된 흐름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한은 금통위로선 원화 가치 방어 차원의 기준금리 인상 부담은 다소 덜게 된 셈이다.
국내적으론 지난달 레고랜드 사태를 촉매제 삼은 단기 자금시장 경색 현상이 본격화 됐다. 정부 주도로 대규모 유동성 공급 대책이 마련돼 위기 심리가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긴축이라는 큰 흐름 속 경제주체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상태에서 각종 돌출 변수로 금융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인 만큼 한은도 고민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한은과 한국경제학회(KEA)의 공동 주최로 열린 국제콘퍼런스 개회사에서 "그동안 기준금리 인상속도가 그 어느 때보다 빨랐기 때문에 경제의 다양한 부문에서 느끼는 압박의 강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금융 안정 유지, 특히 비은행부문에서의 금융 안정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긴축 통화기조 유지를 통한 물가 안정이 "우선 과제"라고 언급하면서도 '금융 안정'이라는 목표에도 무게를 동시에 실은 것이다. 같은날 박기영 금통위원 역시 "지금은 금융안정도 고려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때문에 시장에선 지난달 금리결정 회의 직후 변화된 상황 등을 근거로 한은 금통위가 이번엔 베이비스텝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다수 내놓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11월 금통위에서의 0.25%포인트 인상은 기정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로 한은의 빠른 금리인상 필요성이 감소했다"며 "일부 금통위원들은 지금은 금융안정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크레딧 시장의 유동성 경색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데, 이를 고려해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다만 "한국의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기준금리 결정 후) 한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매파적 스탠스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도 11월 베이비스텝을 전망하면서도 "최근 유동성 경색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국내 물가 또한 여전히 피크아웃과 하락 속도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한은은 추가 긴축 필요성을 주장할 것"이라고 봤다. 안 연구원은 또 "금리 인상 사이클 마무리 단계에 왔다는 (시장) 인식이 강화될 수 있지만 향후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이 5%를 상회하는 구간까지 이어질 경우 한은의 최종금리 수준 또한 불확실하다고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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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성완 기자 psww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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