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바, 인도서 통했다… 출시 3개월 만에 100만개 팔려

6월 무더위가 시작되면 아이스크림 수요도 급격히 늘어난다. 인도 역시 이 시기를 맞아 판매 경쟁이 치열해진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아이스크림을 변형한 제품이 인도 시장에서 뜻밖의 반응을 얻고 있다.
‘돼지바’를 바탕으로 만든 이 제품은 출시 석 달 만에 100만 개 넘게 팔렸다.
인도판 돼지바 '크런치바'

롯데웰푸드는 한국 대표 아이스크림 중 하나인 돼지바를 인도 시장에 맞춰 개량했다. 신제품 이름은 ‘Krunch(크런치)바’다. 지난 3월 요거트 베리, 초코 베리, 초코 바닐라 세 가지 맛으로 출시됐다. 인도 푸네에 새로 세운 신공장에서 만든 제품이다. 해당 공장은 2월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Krunch바는 인도에서 처음 선보이는 4중 구조 아이스크림이다. 겉면은 쿠키 토핑과 초콜릿 코팅, 내부에는 아이스크림과 시럽이 들어있다. 구조 자체는 한국 돼지바와 유사하다. 요거트 베리 맛은 인도에서 첫 도전이다. 전체적인 콘셉트는 한국 K-아이스크림의 개성을 살린 형태다.
용량은 80ml, 가격은 60루피다. 한화로 약 1천 원 수준이다. 인도 현지 아이스바가 20~30루피에 판매되는 것과 비교하면 두세 배 비싸다. 그럼에도 소비자 반응은 빠르게 나타났다.
출시 3개월, 100만 개 판매
Krunch바는 출시 3개월 만에 6천만 루피(한화 약 1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판매량은 100만 개에 달한다. 롯데웰푸드 측은 과거 인도에 선보인 월드콘보다 6배가량 높은 실적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현지 마케팅 전략이 있다. 롯데웰푸드는 보도자료 배포와 함께 현지 도시 중심 마케팅을 진행했다. 구자라트주 주요 도시 4곳(아메다바드, 수라트, 라지코트, 바도다라)에 옥외광고를 설치했다. 더불어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집중 공세에 나섰다. ‘Taste The 4D’라는 디지털 캠페인을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서 동시에 전개했다.
캠페인 영상은 한국 문화 요소를 전면에 내세웠다. 모델들은 한국 아이돌 스타일의 군무를 선보였고, 손가락 하트 제스처도 활용했다. 한국어 표현인 ‘맛있어’, ‘안녕’도 삽입해 현지 Z세대와 MZ세대의 호기심을 끌었다.
K-컬처+프리미엄 콘셉트 전략 통해

Krunch바는 인도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존 제품 대비 가격은 높지만, ‘한국에서 온 아이스크림’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제품 차별화를 꾀했다. 4중 구조의 식감, 시각적으로 복합적인 외형, 그리고 생소한 요거트 베리 맛까지 현지 소비자에게 신선하게 다가간 셈이다.
여기에 한국 대중문화의 힘이 더해졌다. BTS와 K-드라마, K-뷰티에 익숙한 인도 청년층은 아이스크림에서도 ‘한국’을 발견하길 원했다. 롯데웰푸드는 이를 간파해 브랜드 서사를 K-컬처로 확장했다. 먹는 제품이 아니라, 한국 스타일을 체험하는 수단처럼 만든 전략이다.
또한 아이스크림 수요가 급증하는 3~6월 성수기를 노려 집중 공략한 것도 맞물렸다. 푸네 공장의 본격 가동 시점도 이 기간과 일치한다.
롯데웰푸드는 인도 시장에 2017년부터 본격 진출했다. 당시 인도 서부 지역 점유율 1위였던 하브모어(Havmor)를 인수하며 기반을 닦았다. 이후 ‘월드콘’을 포함한 K-빙과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2025년 1분기 기준, 인도 빙과법인은 46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4.4% 성장한 수치다. 성장세에 맞춰 설비도 확충하고 있다. 2월 가동을 시작한 푸네 신공장에는 약 50억 루피가 투입됐다. 이 공장은 현재 9개의 생산 라인을 운영 중이며, 2028년까지 16개 라인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한 롯데웰푸드는 최근 인도 내 법인을 통합해 ‘통합 롯데 인디아’를 출범했다. 기존의 롯데 인디아(건과 부문)와 롯데 하브모어(빙과 부문)를 하나로 묶은 조직이다. 제품 개발부터 생산, 마케팅, 판매까지 통합 역량을 높여 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
롯데웰푸드는 향후에도 대형 브랜드 중심으로 제품을 확대해 인도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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