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인조이’, 배그 이을까

크래프톤의 PC 게임 신작 '인조이' /사진=스팀

크래프톤의 PC 게임 신작 ‘인조이’가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고 있다. 인조이는 지난 8월 독일에서 열린 글로벌 게임쇼 ‘게임스컴 2024’ 출범작 중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 스팀의 팔로 수가 가장 빠르게 늘며 주목을 받았다. 11일 기준 스팀의 '인조이' 팔로 수는 11만179명으로 스팀 이용자들의 위시리스트에 오른 출시 예정 게임 중 15위다.

업계에서는 '인조이'가 게임스컴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조이'가 흥행에 성공하면 크래프톤은 ‘PUBG:배틀그라운드’ 단일 게임에 대한 의존율을 낮추는 한편 기업 가치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인조이'는 유저들이 캐릭터를 맞춤화하고 가치관 등 성향을 설정하는 게임으로 과거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심즈'와 유사한 장르다. 이용자가 신이 돼 소망하는 삶의 모습대로 모든 것을 창조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경험한다. 도시의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의지로 살아가는 ‘완전한 군중 시뮬레이션’을 통해 감기·유행·소문 등 다양한 사건들이 발생하며 현실에 가까운 삶을 경험할 수 있다.

증권가는 '인조이'의 흥행 가능성을 점치며 일제히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오동완 삼성증권 연구원은 “독일 게임스컴에서 차기작 '인조이'가 공개되며 유럽 게이머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며 “연내 스팀 얼리억세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어 하반기 신작 기대감이 점차 고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준규 부국증권 연구원은 '인조이'의 예상판매량을 약 250만장으로 추정했다. 당초 시장의 예상판매량은 100만장이었다. 그러나 매출 기여도는 높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작들의 장르 특성상 매출 기대치가 높지 않기 때문에 신작 출시에 따른 이익 증가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신작 출시로 크래프톤의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 연구원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4~15배 수준이다. 정 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 세컨파티 퍼블리싱을 통한 다작, 그리고 양질의 PC·콘솔 게임 출시로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리레이팅(재평가)돼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컨파티 퍼블리싱은 회사가 투자한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것이다. 크래프톤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게임사에 투자해 다양한 장르의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 IP가 출시되면 '배그' 단일 의존도에 대한 우려가 가라앉고 기업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소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은 리드 '배그' 이후 낮은 신작 주가방어율(hit ratio)로 원 IP 리스크가 꾸준히 제기돼왔다”며 “7년이 된 '펍지'의 매출 성장도 유의미하지만 PER 15~20배 구간에서 20배 이상을 넘어서려면 반드시 글로벌 IP가 추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작이 흥행하면 리레이팅이 가능하다”면서 “게임스컴 시연 행사, 스팀 체험판 공개로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올해 스팀 얼리억세스를 목표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얼리억세스 출시 전까지 이용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게임 개발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며, 서구권에서 장수 IP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크래프톤의 PC 게임 신작 '인조이' /사진=스팀

크래프톤의 재무여력이 충분한 만큼 공격적인 마케팅이 예상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3조3332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영업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6952억원이며, 연간으로 환산하면 1조4000억원으로 최대치다.

증권가는 올해 크래프톤이 최소 9000억원에서 최대 1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년 대비 최소 17.2%에서 69.3% 늘어난 규모로, 크래프톤의 재무여력은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금이 충분한 만큼 재무건전성도 자랑할 만하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2057억원이며 순차입금은 - 3조1316억원으로 무차입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17.2%, 차입금의존도는 2.8%에 불과하다.

핵심 IP인 '배그'가 장기간 흥행세를 유지한 영향이다. 크래프톤은 '배그' IP를 활용한 다양한 라이브 서비스로 매출과 트래픽 등 모든 부문에서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크래프톤의 올 상반기 매출은 1조372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8.3%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배그'의 매출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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