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완속충전 신기술시대]② '100% 충전 전용' 공간 등장...‘충전 타워’도 주목

서울 팩토리얼성수 지하2층에 마련된 전기차 충전 전용주차 공간. 이곳에는 완속충전기 38기와 테슬라 슈퍼차저 3기 등 총 41기의 전기차 충전기가 있다./사진=조재환 기자

국내 전기자동차 누적 등록대수가 올해 상반기 60만대를 넘어서면서 건물 내 100% 전기차 충전 공간 조성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올 이지스자산운용이 서울 성수동에 세운 업무용 건물 ‘팩토리얼 성수’ 지하2층 주차장이 모두 전기차 완속충전과 급속충전이 가능한 공간으로 꾸며진 데 이어, 국내 기업 이보그가 충전전용타워를 구축하기 위한 별도의 솔루션을 마련했다.

소프트베리의 전기차 충전정보 애플리케이션 ‘EV인프라’에 따르면 팩토리얼성수 지하2층 주차장에는 신세계아이앤씨가 운영하는 충전 브랜드 ‘스파로스EV’가 세운 완속충전기 38기와 테슬라 슈퍼차저 3기 등 총 41기의 전기차 충전기가 자리잡고 있다. 평균적으로 지하주차장 각 층마다 10~20개의 전기차 충전기가 마련된 다른 전기차충전소에 비해 차별화된 모습이다.

팩토리얼성수는 아예 건물 층수별 안내에 지하2층 주차공간을 ‘전기차충전용(EV Only)’으로 명시했다. 특히 엘리베이터 탑승 공간 자투리 자리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벤치뿐 아니라 전기 콘센트를 사용할 수 있는 책상도 마련됐다. 또 음료 자판기와 화장실도 있다. 지하2층에 세워둔 전기차충전기의 제조사는 국내 기업 에바(EVAR)다. 다른 충전기와 달리 케이블을 먼저 연결한 후 스마트폰 QR충전이나 카드 태그 등이 가능한 구조인 점이 특징이다.

팩토리얼성수는 지하4층 주차장에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5의 주차를 돕는 로봇도 배치했다. 조만간 이곳에는 로봇을 이용한 자동 급속충전 기술도 도입될 예정이다. 향후 로봇 기술이 고도화되면 자동 완속충전이 가능한 로봇이 이 장소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충전기 기업 이보그가 선보인 전기차 충전 목적의 '충전타워' 개념도. 기존 주차타워 구조에 레일형 전기차 충전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진 제공=이보그

국내 충전기 전문기업 이보그는 최근 주차타워를 100% 전기차 완속충전으로 전환할 수 있는 ‘충전타워’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보그는 이를 구현하기 위해 전기차 충전이 가능한 레일형 주차타워 시스템 특허를 내기도 했다. 기존 기계식 주차타워의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전기차 충전 수요를 충족하는 것이 이보그가 추구하는 목표다.

아직까지 이보그의 충전타워 솔루션을 실제 적용할 계획은 없지만, 이보그 측은 이 솔루션이 긍정적인 결과를 낼 것으로 자신했다. 이보그 관계자는 “충전타워 솔루션으로는 기존 대비 주차와 충전공간을 3배 이상 확보할 수 있다”며 “구축 아파트나 공공기관에 최적화된 구조이며 모든 전기차 충전 플랫폼 사업자에 공급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는 지하3층 라이브존의 대다수 공간과 지상주차장 일부에 전기차 완속충전 공간을 마련했다. 팩토리얼성수처럼 한 층 모두를 충전공간으로 만들 수는 없지만, 완속충전기가 30개를 넘는 만큼 강남권에서 대규모 충전 장소로 꼽힌다. 이곳에는 주차장 상단 카메라가 차량 번호를 인식하면 별도의 카드 태깅 없이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졌다.

지하주차장 내 신기술 기반의 전기차충전소가 활성화되려면 전기차 화재 우려가 완화돼야 한다. 정부는 현재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출입금지를 규정하는 안전대책을 내세우지 않았지만, 일부 아파트단지 입주자대표회의와 업무용 건물 등에서는 자체적으로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새로운 충전기 솔루션을 고민하는 일부 업체는 “전기차 화재 이후로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에 대한 대중의 오해가 확산되고 있어 걱정”이라는 공통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조재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