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③] SUV 아토3, 중형세단 씰 타봤다..가성비ㆍ주행거리 현대기아보다 앞서

2024년말 기준 세계 자동차 업체 판매 순위는 1위 토요타-2위 폭스바겐그룹-3위 현대차그룹-4위 스텔란티스-5위 GM(추정 500만대)에 이어 중국 BYD가 450만대 판매로 포드를 제치고 6위에 오를 것이 확실해 보인다.

BYD는 내년 3월 한국 시장에 준중형 SUV 아토3와 중형 세단 씰(Seal)을 출시할 예정이다. 당장 한국에서 몇 대를 파는 것보다 긴 안목으로 느릿 느릿 ‘만만디(慢慢的)’ 전략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유럽 수출 시장에서 현대기아 전기차보다 안전성 및 가성비, 주행거리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게 무서운 부분이다.

11월 중순 중국 선전시 BYD 본사와 자동차 및 배터리 공장을 방문하면서 받은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 한국에 들어올 주요 친환경차(전기차+PHEV)를 시승까지 해보면서 가격대비 성능(소위 가성비)에서 현대기아차를 한참 앞서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다.

BYD의 가장 큰 강점은 3 가지다. 첫 번째 가성비, 두 번째 유러피안 디자인, 세 번째 재질감 좋은 인테리어와 풍부한 편의장비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동급 현대기아 전기차보다 20~30% 저렴하지만 주행거리는 오히려 더 길다.
디자인 역시 아우디 출신 볼프강 예거 디자인 총괄의 지휘아래 유럽차 스타일에 중국 특유의 대륙 기질을 조화롭게 녹여냈다. 당분간 전기차 분야는 BYD의 가격 경쟁력을 따라 올 글로벌 자동차업체가 보이지 않을 정도다.
BYD는 전 세계 완성차 회사 중 유일하게 전기차, 배터리, 차량용 반도체를 모두 자체 생산하는 친환경차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업체다. 그래서 전기차 업계에서 종종 벌어지는 공급망 위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BYD는 지속적으로 전기차 가격을 인하해 시장을 장악한다.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는 경쟁우위 요소를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BYD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2024년말 450만대 판매가 확실시되고 2025년에는 본격 수출에 나서면서 550만대 이상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현대차그룹 다음가는 세계 4위권으로 발돋움한다.하지만 BYD에게도 아킬레스건이 확실히 보인다. 바로 미래 먹거리인 자율주행과 자동차SW 분야의 뒤처짐이다. 그래서인지 지난해부터 이 분야 연구개발 인력을 집중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올해 연구원만 10만명이 넘어섰다.
19일 중국 선전시 바오안구 소재 푸용 페리 터미널. BYD코리아가 내년 판매할 주력 차량을 시승하기 위해서다. 준중형 전기 SUV 아토3와 중형 전기 세단 씰이 후보다. 두 차종은 이미 환경부에 인증을 신청한 상태로 이르면 연말게 인증이 예상된다. 기자는 올해 초 일본에서도 시 시승해 익숙한 차량이다. 중국은 한국 국제운전면허증 허용이 안 된다.
아침부터 비가 거세게 내려서인지 곳곳에 물이 고여 있다. 행사장에는 아토3와 씰 이외에도 BYD 최상위 브랜드인 양왕 SUV U8, 씰과 차체를 공유하는 중형 SUV 씨라이언, 소형 해치백 돌핀, 다임러와 합작했다가 지금은 100% BYD가 소유한 고급 브랜드 덴자 MPV D9, 개인화 맞춤형 고급 브랜드 팡청바오(方程豹) 중형 SUV 바오5가 전시돼 있다.

BYD 씰

첫 시승차는 한국에서 인기가 예상되는 중형 세단 씰이다. ‘물개’라는 의미로 중국에서 테슬라 모델3 경쟁차다. 씰은 BYD가 자랑하는 혁신적인 CTB(셀투바디) 기술이 적용된 세계 최초 양산형 모델이다. 이 덕분에 차체 높이를 15mm나 낮출 수 있어 양산차로는 역대급 공기저항 계수 0.219Cd를 기록했다.
최적화된 공기역학 디자인과 경량화로 효율성을 극대화해 최대 650km의 주행거리를 자랑한다(중국 CLTC 기준) . 아울러 제로백은 3.8초로 놀라운 가속력을 보여준다. 현대차 고성능 아이오닉 5 N 이 3.5초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다.
씰의 가장 큰 특징은 BYD 최초로 적용한 셀투바디 플랫폼이다. 얇은 직사각형 LFP 블레이드 배터리 20여장을 나란히 차체에 직접 넣었다. 별도 팩이 필요 없고 공간을 거의 채울 수 있어 배터리 용량도 키우면서 경량화도 가능해졌다.

이 덕분에 실내 공간, 특히 2열이 무척 넓어졌다. 신장 190cm 이상 장신이 타도 헤드룸과 레그룸이 남을 정도다. 모델3뿐 아니라 현대차 아이오닉6보다 확실히 여유가 있다.

배터리 용량은 83kWh에 모터 출력은 308마력이 나온다. 주행거리는 중국 기준 650km다. 씰은 이미 올해 하반기 환경부 인증을 신청한 상태다. 국내 인증 주행거리가 500km가 넘을지가 관심사다.


외관은 ‘바다의 미학(Ocean Aesthetics)’ 디자인 컨셉 기반이다. 역동적이고 스타일리시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잘 빠진 유러피안 세단을 보는 것 같다. 길이 4.8m, 휠베이스는 2920mm로 중형 세단 가운데 가장 길다.

BYD 마이클 수 프로덕트 테스트 담당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3.8초에 불과하다”며 “핸들링 실력도 모델3에 뒤처지지 않아 중국에서 중형 세단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씰은 올해 1~10월 중국을 포함 글로벌 판매대수가 28만6832대에 달한다.
가속력을 경험하고 슬라럼 테스트장에 들어섰다. 슬라럼 콘을 찍고 돌아 나가는 감각이 상당히 빠릿하다. 날카롭게 진입해 부드럽게 탈출한다. 균형 잡힌 몸놀림이 전해진다. 휠베이스가 2.9m가 넘어서인지 노면 요철도 매끄럽게 처리한다. 서스펜션 세팅은 앞 더블 위시본, 뒤 멀티링크다.
실내는 무척 고급스럽다. 15.6인치 가로형 대화면은 아토3와 마찬가지로 세로방향으로 돌려서 쓸 수 있다. 편의장비로는 무선 충전 패드 2개, 큰 크기의 컵 홀더 등이 있었다. 덴마크 브랜드 다이나오디오 사운드 시스템도 기본이다.
소재감도 좋다. 가죽 질감은 부드럽고 폭신한 플라스틱 내장재는 고급스러운 촉감을 전달한다. 대형 디스플레이에 대부분 기능을 통합해 물리 버튼은 최소화했다. 공조 등 일부 기능만 버튼으로도 조작이 가능하다.
닝리방 BYD 제품 담당은 "씰은 중국뿐 아니라 유럽 안전 테스트에서 별5개를 받았다“며 ”안전성이나 편의장비 뿐 아니라 핸들링에서도 유럽 내연기관차에 뒤지지 않는 성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음은 준중형 SUV 아토3다. 가성비로 무장한 한국 공략의 첨병이다. 예상 가격대는 일본 판매 가격을 감안하면 4천만원대 초중반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면 3천만원대 중후반 구입이 가능하다.
BYD의 전기차 플랫폼 e-플랫폼 3.0을 기반으로 제작된 아토3는 전륜구동이다. 차체 하단 스케이트 보드 형태의 배터리 팩에 BYD 자체 생산 리튬인산철(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깔았다.
배터리 용량은 61kWh에 8-in-1 전기 파워트레인과 고효율 히트펌프 시스템이 기본 탑재했다. 모터 출력은 200마력이다. 차체가 가벼워서인지 무려 7.3초의 제로백 성능을 보여준다. 1회 충전 시 510km(중국 CTLC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악셀을 밟으면 순식간에 튀어 나간다. SUV치고는 날렵한 핸들링을 보여주면서 노면에서 올라오는 요철을 잔진동 없이 매끈하게 처리하는 게 인상적이다. 실내에는 대시보드 중앙에 위치한 15.6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달려 있다. 내비게이션 등을 사용하기 위해터치를 하면 가로형 화면이 세로로 90도 회전한다.


2열 공간은 넉넉하다. 블레이드 배터리가 만들어낸 공간의 미학이다. 경쟁 모델인 현대 코나나 기아 니로 보다 훨씬 넓다. 트렁크도 준중형급 공간을 보여준다. 아토3길이는 4.4m로 현대 코나보다 조금 더 크고 투싼보다 살짝 작다. 실내 크기만 놓고 보면 준중형 SUV로서 손색이 없다.

아토3 외관 디자인은 '드래곤 페이스'라는 이름의 패밀리룩이 적용됐다. 그릴 장식이 용의 수염을 연상시킨다고 하는 데 실제 그렇게 와 닿지는 않는다. 인테리어는 개성이 넘친다. 특히 송풍구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독특하게 작동하는 도어핸들도 새롭다. 소재감은 훌륭하다. 인조 가죽 질감이 부드럽고 매끈하다.


하체는 탄탄하다. 슬라럼을 끝내고 8자 선회를 진행하면 묵직한 차체 하단 배터리 무게로 롤을 최대한 억제해준다. 전체적으로 빠릿하기 보다는 여유롭고 편안한 주행 감각을 보여줬다.

시승장에 전시된 BYD 돌핀( DOLPHIN)은 컴팩트 해치백이다. ‘바다의 미학’ 컨셉을 적용한 오션 시리즈 첫 모델이다. 60kWh LFP 블레이드 배터리가 장착돼 있으며 운전자 지원시스템을 갖췄다. 아토3와 같은 e-플랫폼 3.0으로 개발했다.


최대 520km의 주행가능거리(CLTC 기준)를 확보했다. 한국에 출시된다면 BYD 모델 중 가장 저렴한 3천만원대 초중반이 예상된다. 보조금을 받으면 2천만원대 중후반에 구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BYD 판매를 책임지는 엔트리 모델로 중국 가격은 10만(1920만원)~13만(2500만원) 위안이다.

실내는 무척 넓다. 대신 내장재를 저렴한 편이다. 패널과 대시보드 등 실내를 덮고 있는 모든 마감이 딱딱한 플라스틱이다. 인조가죽으로 감싼 스티어링휠과 버튼의 재질감은 준수하다. 사실상 아토 3와 거의 실내 공간이 비슷하다. 휠하우스를 양쪽 끝으로 밀어내고 안쪽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도록 만든 덕분이다.


휠베이스는 아토3(2720mm)와 거의 비슷한 2700mm에 달한다. 좌석 공간은 성인 남성 기준 무릎 공간에 주먹 2개, 헤드룸에 주먹 1.5개가 충분히 들어갈 정도로 넉넉하다. 해치백이라 머리 공간이 여유롭다. 전체적인 크기는 소형차지만 실내 공간은 준중형급이다.


다음 시승은 대형 SUV 양왕 U8이다. 양왕(仰望)은 BYD 최상위 프리미엄 브랜드다. 지난해 처음 등장하면서 소위 제자리에서 빙빙 도는 탱크턴으로 유명해졌다. 중국에서 시판 가격은 1억5천만원 정도다.

외관은 ‘타임 게이트(Time Gate)’ 디자인 언어를 채택해 미래적인 요소와 하드코어적인 스타일링을 결합했다. U8에는 4개의 전기모터가 각 바퀴를 개별적으로 구동하는 e4 플랫폼을 적용해 제자리 회전하는 ‘탱크턴’이 가능하다. 아울러 비상시에는 보트처럼 수중에서 부유해 주행이 가능하다.

가속력과 출력은 놀랍다. 1200마력에 시속 0~100km까지 단 3.6초 만에 질주한다. 이날 시승장에서는 에어 서스펜션이 기본인 오프로드 특화 모델답게 험로 장애물을 손쉽게 돌파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특히 비스듬한 경사각에서 전복하지 않고 주파하는 능력은 압도적이었다.


이어 같은 오프로드 코스에서 중형 SUV B(바오)5를 시승했다. 개인화 맞춤형 고급 브랜드인 팡청바오 첫 SUV로 오프로드 특화 모델이다. 'DMO(Dual Mode Off-Road) 슈퍼 하이브리드'라고 부르는 PHEV 시스템을 장착했다. 소형 가솔린 엔진은 발전기를 돌려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주행거리를 늘려준다.

DMO는 BYD 특유의 하이브리드를 위해 설계된 '비하중 프레임(Non-Load-Bearing Frame)'이 특징이다. 오프로드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를 결합한 지능형 유압 차체 제어 시스템(DiSus-P)으로 오프로드 주파 성능이 탁월하다. 가솔린 엔진을 발전기로 사용해 최대 주행거리는 1200km(CLTC기준)에 달한다.


팡청바오 B5
팡청바오 B5
팡청바오 B5

이들 시승차에는 공통으로 적용된 재미난 기능이 달려 있다. BYD 중국 내수 모델에는 모두 노래방 기능이 장착됐다. 센터 콘솔을 열면 배터리 충전식 무선 마이크가 내장돼 있다. 중국 소비자들은 전기차 시동을 걸고 차안에서 연인과 노래 부르는 것을 즐긴다고. 한국 소비자에게 이 옵션을 넣으면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진다.


전체적으로 BYD 전기차는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 기본기에 충실했다. 아울러 대형 디스플레이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훌륭했다. 디스플레이 해상도나 반응 속도가 매우 빨라 만족스러웠다. UI/UX도 이해하기 쉽고 터치 작동도 부드럽다.

디자인도 유러피안 스타일이라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진동과 소음(NVH) 역시 수준급이라 일본 판매 가격에 한국에 출시된다면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된다. 단 중국차라는 브랜드가 관건이다.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가성비 좋은 제품을 소비자가 마다할 가능성은 전세계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내년 초, BYD의 한국 판매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선전(중국)=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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