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한·미훈련 겨냥 “핵에는 핵, 적들에 두려움 줄 것”
“군사준동 확대될수록 돌이킬 수 없는 위협
엄중한 수준 이르게 되는 것 깨닫게 만들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커다란 만족’을 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부터 11일간 진행되는 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를 겨냥해 “미국과 남조선에 무모성을 인식시킬 것”이라며 비례적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통신은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 가장 불안정한 안전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엄중한 형세 하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는 16일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발사훈련을 단행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ICBM 발사가 한·미 군사훈련을 겨냥한 것임을 천명한 것이다.
이번 훈련에 대해 “핵전쟁억제력의 기동적이며 경상적인 가동성과 신뢰성을 확인하는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면서 “최대정점고도 6045㎞까지 상승하며 거리 1000.2㎞를 4151s(1시간 9분 11초)간 비행하여 조선동해 공해상 목표수역에 탄착됐다”밝혔다.
훈련 성과와 관련해서는 “대륙간탄도미싸일부대의 임전태세와 공화국 전략 무력의 비상한 전투성이 확인되고 신뢰성이 엄격히 검증됐다”고 주장했다. ‘화성-17형’이 더 이상 개발단계가 아닌 실전배치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는 이날 화성-17형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지구 사진을 공개했는데 이 역시 이번 발사의 성과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김 위원장은 발사훈련을 참관한 뒤 “누구도 되돌릴 수 없는 핵전쟁억제력강화로써 적들에게 두려움을 주고 실제 전쟁을 억제하며 우리 인민의 평화적인 삶과 사회주의건설투쟁을 믿음직하게 담보하여야 한다”고 했다.
또 “공화국을 노골적으로 적대시하며 조선반도지역에서 대규모군사연습을 빈번히 벌리고있는 미국과 남조선에 그 무모성을 계속 인식시킬것”이라며 “반공화국군사적준동이 지속되고 확대될수록 저들에게 다가오는 돌이킬수 없는 위협이 엄중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는것을 스스로 깨닫게 만들 것”이라고 대적대응방침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한·미연합연습에 맞춰 도발을 계속하겠다고 예고한 것으로 읽힌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 대답할 것이라는 당과 공화국 정부의 엄숙한 천명을 다시금 상기하고 그 어떤 무력충돌과 전쟁에도 림할 수 있도록 전략무력의 신속대응태세를 엄격히 유지해나갈데 대해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둘째 딸 김주애와 함께 참관했지만 기사에는 이를 직접 언급하지 않고 사진으로만 공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오전 7시10분쯤 평양 순안에서 동해상으로 고각 발사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ICBM 발사는 지난달 18일 ‘화성-15형’ 발사 후 약 한 달 만이다.
북한은 이날 노동신문에 실린 ‘폭발전야에 이른 조선반도정세의 근원을 논함’ 제하의 논평원의 글에서 “우리의 핵무력은 결코 광고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며 핵무력 선제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 ‘압도적 힘으로 제압’, ‘단호하고 결정적 조치’ 등 위협적 표현을 썼다.
특히 “한반도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미국의 안보위기도 걷잡을 수 없는 파국적 국면에 놓이게 될 것”이라며 “미국은 우리를 반대하는 무모한 군사적 도발과 전쟁연습을 당장 중지하여야 한다”고 했다.
군은 예정된 한·미 연합연습 등을 강도 높고 철저하게 시행해 대비태세를 확고히 유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 가운데 한국과 미국 해병대·해군은 오는 20일부터 내달 3일까지 경북 포항 일대에서 한미·연합상륙훈련인 ‘2023 쌍룡훈련’을 시행한다. 2018년 이후 5년 만에 대규모로 실시한다. 쌍룡훈련은 북한 후방 해안에 해병대가 상륙해 내륙으로 진격하는 공세적 성격이라 북한이 ‘북침연습’이라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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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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